산토리니에서 저녁 먹고 찍은 야경 몇 장.
보름이후 기울어가는 달빛 넘어로 본 소양강 다리 주변.
문득 다시 가을 빛이 그리워졌었지.
운악산 가는 길.
브르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네.
그 음악은 다시 흐르고
문득하니 뒤돌아 본 지난 시간.
아침나절 안개가 길을 덮었지요.
구름과 바위가 모여 하나의 산을 만들고
산길 바닥에 떨어져 있는 떡갈나무잎
그 해 여름 성장의 짙은 색는 묽어지고
부서진 채로 길바닥에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보고 싶던 가을 빛
이젠 추레하니 빛을 잃었네.
어이하나, 그렇게 시간은 가버렸음에 대해 생각하고
밋밋한 산정.
하늘 날아오르는 가장 높은 새
까마귀의 울음을 뒤로하고
바라 본 흐린 시야의 주변 산.
내려 가는 길.
아직 단풍나무의 알락달락한 색들이 보이고
계곡을 타고 오르는 등산객들 이어졌네.
현등사.
가을의 빛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서성임.
오는 길.
남이섬을 향하는 가을 행락객들의 긴 차량들.
말러 교향곡 2번.
Resurrection(부활)을 다시 들었네.
바닥에 떨어져 뒹굴던 나뭇잎들의 잔해를 생각하며
가슴 한 켠 아릿하게 슬퍼오지만
깊어가는 가을 날.
마음 속으론 다시금 부활의 긴 꿈을 꾸었지.
산 아래 골프장 주변
현등사
하나는 한계령에서 밀려 내려오고
다른 하나는 나중에 한계리에서 밀어 올라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안개는 사라지고
가리봉, 주걱봉으로 아침햇살이 길게 늘어진다.
나뭇잎은 마지막의 감추어 두었던 색들을 펼쳐내며
골바람 사이로 서걱이며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가리봉 주걱봉
주걱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