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나절 강변 풍경.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바람부는 날 연을 날리고
영악한 아들은 차 안에서 나오지 않고 바람의 움직임을 살핀다.
이어지는 봄바람에 황사까지 있던 오후 천변 풍경.
아침나절 강변 풍경.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바람부는 날 연을 날리고
영악한 아들은 차 안에서 나오지 않고 바람의 움직임을 살핀다.
이어지는 봄바람에 황사까지 있던 오후 천변 풍경.
겨울 비 추적거리며 내리는 날.
직원연찬회를 구실로 건봉사를 향한다.
600여 칸이 넘었던 큰 사찰은 전쟁의 아픈 기억을 안고
내리는 비에 묵은 눈 녹듯
지난 영화의 덧없음은 수수하게 가슴 한 켠으로 다가온다.
오랜만에 들른 설악산.
울산바위 새로운 등산로 확인차 바쁘게 오른다.
흐릿한 날.
여름 날 이 바위를 넘어다니던 기억은 추위에 갇혀
대청봉 쪽을 쳐다 보다가
바쁜 시간에 쫓겨 허둥거리며 내려온다.
150217 미시령을 넘으며 본 풍경
흐린 날
오랜만에 산에 오르는 자의 시선은 늘상처럼 흐릿했었네.
손가락 몇 번씩이나 헤아리며 산에 간 날을 셈하다가
일상의 게으름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된 산.
길은 느릿하게 이어지고
눈길 다사롭게 다가오며 지난 겨울의 시간에게 말을 걸었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다고
주변의 경치를 보느라 발걸음은 더디게만 이어지고
토왕폭 빙벽 등반에 관한 이야기에
그 지긋한 정치를 산에서 지도를 갖고 했었네.
나의 위치는 그저 작은 점에 불과하고
지나온 길 되돌아보며 온 만큼의 행복을 느꼈네.
따스한 인정이 몰려드는 오후의 산길
아름드리의 나무를 지나며 그 따스한 나무의 온기를 받고 싶어졌네.
계관산 넘어 석파령으로 가는 길
지난 날 지리하게만 느껴졌던 마음은 다시금 일고
정직하게 내딛는 발걸음에 위안된 우리의 삶을 생각하다가 날은 이미 어두워졌었네.
산행지: 홍적고개 - 몽덕산 - 가덕산 - 북배산 - 계관산 - 석파령 - 덕두원
산행지도 출처: 진혁진의 백두대간과 산행
코오롱, 정승권, 두리 등산학교 동계반이 활동하던 날.
이곳 저곳의 자리를 찾다가 오른쪽 맨 구석에 위치한 곳으로 이동을 하여 등반 시작한다.
멀리서 보기와는 다르게 올려본 코스는 약간의 오버행이 이어지는 곳.
선등자 중간에 잠시 쉬면서 호흡을 고르고
얼음 기둥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앞으로 다가서며
오르는 자의 정열은 겨울 강바람 사이를 넘어선다.
아침나절 오랜만에 뒷동산을 오른다.
늘상처럼
어둠은 가시지 않은 시간
늘어나는 뱃살을 보면서
새해 하루 하루를 산다는 것이
강박관념이 되어서는 아니되기에
의무감으로 일어서는 아침나절
만월을 지난 둥근 달은
바쁘게 아침이란 놈에게 자리를 내주고
검붉은 바다엔 배 몇 척
질긴 삶을 시작한다.
하루 한 끼 먹기 위해
냉장고 뒤적거리니
신년때 먹다 남은 생선 몇마리
흐릿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나는
찌개를 끓여 생선을 입에 넣는다.
따슨 밥은 목을 타고 넘어가고
입안에서 질기게 터지는 생선알은
시간이 그렇게 흘러 들어 갔음을 알린다.
한파경보가 내려진 날.
늦게 일어난 아침의 시간은 언제나 분주하다.
추운 밖의 날씨를 생각해서 내복에다가 여벌의 옷들을 주섬주섬 넣는다.
올해 첫 빙벽을 하러가는 날.
작년 빙벽에 대한 생각은 가물거리고
늘어나는 몸무게에 둔해진 몸을 보면서
한편으론 걱정이 앞서지만 마음은 저멀리 판대 인공빙벽장으로 앞서 간다.
하얀 빙벽 앞에 서서 주변 산을 둘러 보고 장비를 착용한다.
빙벽을 올랐던 경험들은 반복되지 않아 발은 엉키고
숨은 가쁘게만 내쉬며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팔로만 잡아 당기니 금방 근육이 뭉친다.
위만 바라보며 올랐던 빙벽길.
옆에도 좋은 타격지점과 발을 지지할 곳들이 있었음을 가뿐 숨 내쉬며 나는 알았다.
일상에서의 삶이 이렇게 한 방향으로만 간다면
단색의 삶으로 이어지리라는 생각에
이리저리로 눈길을 돌려 보지만 눈은 자꾸 위로만 향한다.
풍랑경보가 내려진 오후.
숨은 바람은 일시에 나와서 자신의 흔적을 알리며
나무 숲을 지나며 우우우 환호를 지른다.
바람에 맞서 몸을 뒤뚱이며 걷는 아침 산길.
영하의 날씨에 바람 불어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떨어지고
둔한 감각이 나른하게 퍼져가는 손끝.
바람을 피해 몸을 웅크린 항구 저 편의 배들.
가는 모래는 바람을 타고 오르는 아침 시간에
몸은 지난 겨울의 추억을 떠올리며 배시시 웃음을 짓는다.
봄내체육관의 클라이밍에 대한 열기는 오름벽을 달아 오르게하고
완등한 자에 대한 칭찬의 박수와 추락한 자에 대한 짧은 탄성과 격려는 체육관을 감싸고 돈다.
오랜만에 본 사람들.
반가움 속에 더러는 가는 솜털을 날리던 꼬마였던 아이가
훌쩍 커버린 지금 시간의 흐름을 읽는다.
대회 주관하고 주최한 임원진, 운영팀, 참여 선수 고생하셨고
그리고 색색의 응원도구를 준비하고 나온 귀요미 후배들의 움직임을 보며
사람의 마음이 따뜻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실감한다.
늦가을의 쓸쓸함은 오후의 긴 햇살로 이어지고
산행에 참가하지 못한 사람들의 소식을 물어 보지만
부는 바람 속 나뭇잎 끌리는 소리만 적막을 깬다.
차디찬 바위의 감촉은 계절의 순환을 알리고
겨울나기를 준비하지 못한 자
지난 시간이 아름다웠을까를 생각하다가
그렇게 흘러 들어간 시간 속에서
부는 바람에 몸을 웅크리며
앙상한 나무가지 위로 걸려 있는 가을 하늘을 쳐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