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

회장님과 후배는 이미 계획된 암장순례를 한다면 짐을 싸들고 알피버스를 기다린다.

한편 그랑드 조라스팀도 오늘 들어간다고 하지.

오늘은 서로간 헤어지는 날.

헤어짐에 익숙할 나이도 됐건만 타국 땅에서 헤어짐은 더 쓸쓸한 감정을 몰고 올 따름이다.

 

 

  가자, 몽탕베르행 열차를 타러

 

 

 

 

 

 

 빨간 열차 두 량 연결 운행.

한 량에 80명 정원.

산을 오르내리기 위해 가운데 톱니바퀴의 동력이 필요하다.

 

 

 

 

 

 자작나무 숲을 돌아 바위에 뚫은 굴을 지나

나 여기까지 왔네.

몽탕베르(1,913m)

 

 보이는가.

에스(S)자로 굽어진 메르 드 그라스(얼음의 바다)와 빙하를 눈으로 쭉 따라 오르면

그리고 그 산이 저기 멀리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가.

그랑드 조라스가.

 

 

 

 석별이 아쉬워 점심을 함께하기 위해 인접한 그랑호텔로 간다.

산중에 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꼬.

나중에 알고보니 코스모재즈 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왔던 사람들이다.

 

 

 점심은 실내에서 먹는 뷔페로

창문으로 내리쏟아지는 여름날의 햇볕.

밀려오는 나른함.

 

 

 

 빙하 너머에 있는 그랑드 조라스 잡아 당기기.

 

 

 역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드뤼봉.

 

 

 

 

 

 

 

 

 

 

 

 그랑드 조라스팀과의 석별.

아래까지 내려 가서 빙하 위를 걷고 싶었지만

부실한 허리를 핑계 삼아 여기서 작별한다.

 

 그래.

미지의 세계를 향한 우리들의 도전이 아름답고

그 발걸음이 우리 모임의 초석이 되는 것.

 

 저기 빙원 위를 걷는 우리 일행을 보며 소리를 친다.

잘 하고 몸성히 돌아오라고.

 

 마음은 착하니 가라앉고

눈은 빙원 위를 움직이는 행렬에서 떠나지 않는다.

 

 

 

 

 여기까지 왔으니 얼음동굴에 들어가야겠지.

한 쪽은 익스피디션 모드,

그리고 남은 우리는 튜어리스트 모드로 변신.

 

 이 좋은 세상 구경 봐도봐도 끝이 없구나.

다만 시간과 함께 노쇠해져 가는 마음과 몸이 문제이지.

그렇다고 마음이 몸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는 법.

깨어 있는 마음으로 둔한 몸을 속일 것.

 

 

 

 얼음 동굴가는 굽이굽이 길.

 

 

 

 

 

 

 

 

  수정 전시실.

 

 

 

 

 발 밑으로는 메르 드 글라스

저 멀리 위치한 그랑드 조라스, 우측으로 발레 블랑슈 계곡 시작점과 그랑 샤르모즈.

가판대 엽서 한 컷.

 

 

 

 이런 날씨 좋은 날엔 나도 마실 삼아 나와서

그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라도 한 잔 마시고 싶어.

 

 

 

 

저 멀리 브레방쪽 바라보기.

 

 

 

 

 

 석별 아쉬워 미적거리며 걷다가 재즈페스티벌 장소로 발길을 옮긴다.

그리고 나도 그들과 함께 아픈 허리 움직이기.

따라하기 혹은 함께하기.

 

 오늘은 SONGHOY BLUES 그룹.

흑형들의 느린 연주와 함께하는 산상 연주.

마음 저 편에서는 흥겨움이 밀려 오고.

 

 

 

 

 

 

  나의 모습을 기억해 줘.

드뤼.

 

 

 

 

 

 

 샤모니 몽탕베르행 열차 타는 곳 근처에 위치한 산악인의 묘지.

이렇게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기누나.

추모.

 

 

 

 

 샤모니 아저씨.

오스트리아 빈에 갔을 때엔 여러 사람들이 이런 퍼포먼스를 했는 데

여기서는 한 사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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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하이킹을 마치고 아르잔티에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배낭끈을 붙잡다가 허리가 뜨끔한다.

허리에 느껴지는 통증.

구부정한 상태에서 엉거주춤하며 다녔던 과거의 일들을 생각하니

다시 이야기가 된 몽블랑 재등정은 물건너 간 것임을 알고 손쉽게 체념을 한다.

 

 아침부터 비 추적거리며 내리고 향후의 일정을 논의하다가

며칠 뒤 귀국하는 우리로선 북동릉루트로 재등정하기엔  시간이 부족함을 인식한다.

 

 오늘은 정비하고 산악보험 들고 날씨 좋은 내일에

그랑드 조라스를 향한 일정을 시작하자는 논의를 한다.

 

 - 허리가 부실한 관계로 DSLR로 찍은 게 없다.

 

 

 흐음, 행동식으로 살 것은 무엇이고

또 필요한 장비는 다 갖춰졌는지를 확인하는 그랑드 조라스팀.

 

 

 

 

  장비 무게 확인.

 

 

 

   산악보험 가입을 위해 찾은  프랑스산악회 샤모니지부(샤모니 맥도날드 햄버거 앞 위치)

 

 

 

 

 

 업무 시간 및 산장 안내(화 - 토, 16시부터 18시 45분까지. 일,월요일 휴무)

 

 

 

 

 

 

 

 

 

 

 비는 추적이며 다시 오고

내일부터 암장 순례를 하는 회장님이 점심을 내겠다고 하여 피자집으로 간다.

얄팍한 피자가 그런대로 맛있다.

 

 

 

 

 

 

 

  각종 치즈들

 

 

 

 

 

 비 오는 날 부침개나 해 먹자는 의견에

해물칵테일과 감자를 이용해서 부침개를 붙인다.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먹는 사람들은 야영장에 우리밖에 없구나.

단지 우리와 달리 고기를 굽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땅바닥의 기운을 고스란히 받으며

부침개를 먹으며 고향 땅의 그리운 사람들을 생각한다.

비는 계속해서 내리는데.

 

 

 

 

 

  비 오는 날 오후 야영장의 기억

     - 감자장떡 그리고 해물 부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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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딱이

 

 

 

 락 데 쉐즈리.

어설픈 지식으로 락(라크)는 호수를 의미하니 쉐즈리호수가 되겠네.

산중 호수에서 뒤르봉 감상.

 

 

 

 

 락 블랑 표지판.

내려가고자하는 아르장티에까지는 두시간 반이나 남았네.

 

 

 

 

 

 

   저멀리 드뤼, 몽탕베르와 그랑드 조라스가 배경이 된 쉐즈리호수.

 

 

 

 

 

 

 

 

  샤모아(산양)

 

 

 

 

 

 

 

 

산중 조망.

 

 

 

 

 

 

 

 

 

   배낭 속에 숨겨 놓은 무거운 DSLR

 

 

   운무 속 에귀 뒤 미디 출현

 

 

 

 

 

 

 

 

 

 

 코스모재즈 페스티벌 인 브레방

 

 

 

 

 

 

 

 

 

 따라하기.

원본이 주는 아우라는 무한복제가 되어 재생산된다.

 

 

 

 

 

 

 

 

 

 

 

 쉐즈리 산상 호수

 

 

 

 

 

 

 

 

 

 

 

 

  이제 그리운 것들은 눈과 마음 속에다 담아두고

찬찬히 발걸음을 옮길 일.

 

 

 

 

 

 

 

 

 

 

  그리하여 목표가 있는 삶은 아름답다.

 

 

 

 

 

 

 

 몽블랑산군을 배경으로 다시 오를 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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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원에서의 하룻밤을 자면서 고소적응을 했던 우리들의 오늘의 일정을 보자.

아직 산악보험에 가입도 하지 않았고 해서 콜 데 몽테에서 락 블랑을 거쳐 브레방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샤모니로 하산하는 원래의 일정이었으나 

브레방에서의 케블카 하산시간이 명확하지 않았고

하이킹에 시간과 거리가 많이 소요되는 관계로 거꾸로 케이블카를 타고

브레방부터 올라 가기로 한다.

 

 브레방은 정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몽블랑 주변의 산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우선 주력기기인 똑딱이 컷.

 

 

 이른 아침 야영장 입구 돌다리를 통해본 에귀 뒤 미디

 

 

 

 

 돌아오지 않는 연인을 기다리며

그대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이른 시간 정성 담아 엽서를 쓸까.

 

- 이른 아침 보송역에서 잡생각.

 

 

 

 

 

 

 

  에귀 뒤 미디 주변 산군 파노라마

 

 

 

 

 날이 밝았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던 그 대상은 실체를 드러내고

감정의 언어가 아닌 이성의 언어로 다가온다.

 

 

 

 

   후배 주방장이 만든 오늘의 중식인 주먹밥.

그리고 바나나는 간식.

 

 

 

 

 

  길 나설 채비를 합시다.

 

 

 

 

 버스 정거장에 도착했을 때

다음 버스까지의 시간은 많이 남아있고 해서

십 리(4Km) 정도 떨어진 샤모니까지 걷기로 한다.

 

 

 

  호수가도 지나고

 

 

 

 

  그 앞에 위치한 가이앙 암장도 지나가며 보고

 

 

 

 

 

 브레방행 케이블카를 타려고 하니 하늘에서 수많은 꽃들이 어지럽게 떨어진다.

뒤로 보이는 설산이 남아있는 아쉬움으로다가오고.

그 산은 움직이지 않고 있거늘

시간없는 목표지향적인 우리들만 마음 속으로 애를 태울 뿐이다.

 

 

 

 

 음,

날씨가 이래도 되는거여.

발라블랑쉬 설원에서의 지축을 흔들던 하이톤의 바람소리는 귓가에 아직 얼얼한데

산중에서의 날씨는 그야말로 미친년 널뛰듯하니 그저 날씨때문에 배가 아플 뿐이다. 

 

 

 

 

 마침 이 기간 (7.25 - 8.2)동안 샤모니에서 COSMOJAZZ FESTIVAL이 열렸다.

브레방행 케이블카에 어째 수많은 사람이 타더니

그 사람들은 나름의 목적을 갖고 움직였던 것.

안내 팜플렛을 보니 11시부터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산중 퍼포먼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시간을 내서 들어 보고 싶지만

진행을 해야하는 일정도 있고 해서

내키지 않은 발걸음을 옮긴다.

 

  가평 자라섬에서 함께했던 콘서트를  머리 속에

단편적으로 그리고 아쉬움에 다시 뒤돌아 본다.

 

 

 

 

 

 

 

 

 

 암벽등반하는 이들.

반가워 이야기라도 하고 싶다.

 

 

 

 

 예가 어디냐.

숨은 바위냐.

숨은 바위면 배 다칠라. (- 민요 인용)

 

 

 가스 속 희미하게 보이는 몽블랑 주변 산군

 

 

 

 

 

 

 

 

 개고생길에 나선 견공.

개들은 혓바닥을 내밀며 헐떡이고

주인장은 싱글벙글.

의무감이 아닌 즐거움으로 대상에 접근해야 할 일.

 

 

 

 

 

 

 

 

 

 

 

 

 

 몽탕베르 메르 드 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그랑드 조라스.

우리들의 시선은 막힘없이 나가고 싶다.

 

 

 

 

 몽탕베르 드뤼봉.

 

 

 

 

 

 보인다.

보여.

타귈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몽블랑 정상이 보이는 구나.

그리하여 나는 몽블랑 정상을 보기만 했다.(증명 사진)

 

 

 

 

 

 

 

 그대에게로 더욱 다가서고 싶다.

 

 

 

 

 

 

 

 

 

 

 

  메르 드 글라스와 그랑드 조라스 당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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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막을 곳 없는 설원에 밤새 비와 바람이 휘몰아쳤지요.

전생에 죄 많이 지은 자

텐트를 갈기갈기 찢어 놓을 것같은 바람 소리에 몇 번 씩이나 잠을 뒤척입니다.

다른 텐트에 있던 우리의 회장님은

약간의 고소증세 등으로 인해 검은 밤을 하얗게 새우며

1년 중에 가장 긴 시간을 보냈다고 하네요.

 

 바람이 조금 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나중에 옆에 친 다른 팀 텐트는 찢어지고 주저앉은 모습을 통해

지난 밤 히드클리프보다 더 무서운 바람의 흔적을 읽습니다.

 

 

 

DSLR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는 타 등반대

 

 

 에귀 뒤 미디와 코스믹 산장을 배경으로

 

 

 

 몽블랑 뒤 타귈(4,248M)

원래의 계획은 야트막한 봉우리라도 올라가 보려했으나

바람이 잦아들지 않아 주변 지대를 걷기로 한다.

 

 

 

 

 

 

 

 

 

 

 

 

 

 

 

 

 

 

 

 

 

 

 멀리 보이는 다른 등반대

 

 

 

 

 장비 착용하고 안자일렌하고 주변 돌아보기

 

 

 

 

 

 

 

 

 

 

 

 몽블랑 뒤 타귈.

바람에 날리는 눈보라.

 

 

 

 

 

 

  에귀 뒤 미디 돌아보기.

 

 

 장비 정리 후 철수 준비

 

 

 

 

 

 전망대에서 올라온 길을 배경으로 한 컷.

배낭이 무거운 데다가 바람마저 강하게 불면 무게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린다.

문제는 아래쪽의 구간이 덜덜덜 구간.

오름의 방향으로 볼 때 오른쪽은 끝이 안 보이고

왼쪽은 바닥 저쪽으로 크레바스가 입을 벌리고 있는

한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

 

 앞선 우리팀 한 조는 순간 바람이 불어 가다가 주저앉기도 했다.

바람이 불지 않기를 바라며 딴 생각 없이 통과한다.

지금도 생각하면 살떨리고 마음은 진정되지 않는다.

 

 

 에귀 뒤 미디를 오르며

야트막하게 보여도 발걸음은 쉽지가 않고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결국은 3시간 가까이 걸려 오를 수 있었다.

 

 

 

 

 

 우리의 똑딱이

 

  에귀 뒤 미디를 오르며

 

 

 완료 후 정리 중

 

 

 

 바람 등의 이유로 마지막 운행되는 케이블카를 기다리며

원래 정상에서 마지막 케이블카는 18시.

이 날은 관광객도 없고 기상사정 등으로 인해

오후 2시 넘어서 마지막 운행을 한다.

 

 

  다시 야영장에서 장비 정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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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나절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잠에서 깨어나 습관처럼 산쪽을 올려다 본다. 

어제 구름에 가려진 에귀 뒤 미디 전망대가 하늘 맑은 오늘 아침에는 가깜게 다가선다.

아침 운동 삼아 보송마을 주변으로 나선다.

 

 오늘의 일정은 고소적응을 겸한 발레블랑쉬 설원에서의 한뎃잠.

일기 상태를 확인하고 배낭에 장비를 넣으며 확인을 한다.

 

 에귀 뒤 미디.

중간에서 한 번의 환승 후 2,700 여 미터를 케이블카는 가볍게 오르고

3,800 미터의 높이에서 약간의 어지러움증을 느낀다.

고도탓으로 생각을 하고 전망대에서 주변의 산군을 조망한다.

3주 동안 기거하는 팀들이 가야할 드랑드 조라스를 가리키며

가까이 보이는 산군에 가슴 설렘을 느낀다.

설원으로 내려가는 길과 능선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오버랩되고

왼쪽으론 끝이 보이지 않는 그리고 오른편으론 커다란 크랙이 존재하는

햇살 등진 오후 가파른 능선 길을 앞만 응시하며 몸의 균형을 잡으며

한 발 한 발에 힘을 주며 긴장하며 내려간다.

 

 코스믹 산장 아래의 발레블랑쉬 설원에 야영을 준비하기 위해

부산하게 몸을 움직이는 사이 산중에서의 날씨는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아침 야영장에서 바라본 에귀 뒤 미디

 

 

 전망대에서 조망

 

 

 

 

 장비 점검 및 출발 준비

 

 

 

 

 발레블랑쉬 설원을 향하여

 

 

 

 

 

 

 야영지 터닦기

 

 

DSLR 사진

 

  성 미셀 교회

 

 

 

에귀 뒤 미디행 케이블카를 기다리며

 

 

 

 전망대 조망

 

 

 가깝게만 보이는 그랑드 조라스

 

 

 

  발레블랑쉬 설원에서 야영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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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늦은 밤에 도착한 야영장.

비는 추적이며 내리고 관리인도 없어 처마 밑에서 비를 긋고 있는 데

야영객 한 분이 건너 편의 집을 가리키며 그 곳에서 묵으라 하여 객지에서의 노숙을 시작한다.

 

 전날 내린 비는 그쳤지만 아직 날은 흐리고

아침나절 야영장 주변인 보송지역으로 산책을 나간다.

흐린 시야 관계로 보송빙하지대는 보이지 않고

이른 아침부터 빵굽는 냄새가 퍼지며 후각을 자극한다.

한적한 시간에 이따금 몇 대의 차량만 지나가고 마을은 아침의 정적 속에 잠겨있고

내린 비로 아브르강 물살이 불어나 세차게 흐른다.

 

 야영장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원정기간 동안 기거할 베이스 텐트를 치고

야영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샤모니를 가기위해 버스정류장으로 나선다.

어제 밤과 아침에 못 보았던 주변의 경치는 점차 날이 개이면서 모습을 드러낸다.

보송의 빙하지대가 보이고 저멀리 시선을 옮겨 보지만 설산에 가려 산군의 형세는 보이지 않는다.

옛날 안나프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갔을 때 설산을 처음 보고 가슴 설레인 기억이 되살아 나고

그때의 감흥만큼 지금도 가슴은 떨리고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다시 산을 천천히 올려다 본다.

 

 에귀 뒤 미디행 케이블카 타는 곳.

샤모니 역 앞 벤취에 앉아 따가운 햇살을 바로 맞으며 앉아있기.

몽탕베르행 빨간 산악 열차를 둘러 보고 시내 중심가로 향한다.

몽블랑을 최초로 등정한 파카르, 발마 상 앞에 서서 증명사진을 찍고

노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치즈를 녹인 퐁뒤에 바케트빵을 찍어 먹는데 조금 짠맛이 든다.

시내 중심가에 등산복 차림의 배낭을 맨 사람, 여행객, 가벼운 여름 복장을 한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다니고 오후 시간을 맞이하는 거리가 술렁거린다.

 

 산악보험가입이 일, 월 휴무이고 오후 16시경에 프랑스산악회 샤모니지부에서 처리가 된다고 하여

바로 산을 오르려고 했던 일정이 뒤로 미뤄지고

저녁을 먹는 도중 전날 찾지 못했던 카고백 두 개가 전달이 되어

쌀밥에 된장국을 먹으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DSLR 기록.

 

 비 개인 아침 야영장에 누워서 하늘을 보다.

 

 

 시내 구경 - 몽탕베르행 산악열차 타는 곳

 

 샤모니 몽블랑역에서 올려다 보기

 

 

  샤모니에서 증명사진 찍는 곳 하나 -미셸 가브리엘 파카르상

 

 

 샤모니에서 증명사진 찍는 곳 둘 -  소쉬르와 자크 발머상

 

 

 성 미쉘 교회

 

 

 중심가의 건물 벽화 - 프랑스의 유명한 등산가들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

 

 똑딱이

 

  우리의 거주지 보송 다람쥐야영장 안내판

 

 

 

 입구인 돌다리 아래에서 야영장 보기

 

 

 아침 주변 산책 중 올려다 본 보송빙하

 

 

 보송 둘러보기

 

 

 

 

 

  샤모니 시내 구경(야영장과는 약 4키로 정도 떨어져 있다)

 

 

 

 몽탕베르행 산악열차 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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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요 >

 

 1. 명칭 : 2015 춘천클라이머스 알프스 원정대

 2. 대원 : 총 8 명.

 3. 조별 원정 기간 및 대상지

   1) 1조 (7.24 - 8.2 10일) : 몽블랑(4,810m)  - 내가 속한 조

   2) 2조 (7.24 - 8.8 16일) : 몽블랑 - 세우스 외 암장 순례

   3) 3조 (7.24 - 8.13 21일) : 몽블랑 - 그랑드 조라스 - 당 뒤 제앙 - 에귀 뒤 미디

 

 

 

 출발하기 전날 후텁지근하고 눅눅한 아침에 야트막한 산길을 걷다가 또 복날이라는 것을 알았다.
초야섭생의 입 안엔 자꾸 침이 괴고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를 생각하다가 삼계탕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며칠 후에 있을 산행에 대한 걱정으로 이것저것 배에 넣어 장수를 꿈꾸지만
어린아이 헛배 부른 것처럼 배는 부르지만 미천한 몸은 반응을 하지 않는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내일이면 이국땅으로 떠날 시간은 가까워지고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보다는 이제는 근심과 걱정이 함께하는
소소한 생활인이 되어 애써 근엄한 척을 할 따름이다.

 

  한 주간의 몽블랑 날씨를 들여다 본다.
눈 오는 날도 사흘이나 있고 해서 날씨가 등반의 일차적인 관건임을 알아 차린다.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눈동냥해 보지만 머리 속으로 들어 오는 것은 없고
정해진 시간만은 빠르게 다가오고 좋은 날이 오리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눈 먼 자의 눈
너른 세상보면 심봉사 딸 보고픈
욕망처럼 번쩍하며 눈이 떠질까.

 때로는 방관의 눈이 아닌
가슴 속 저 깊숙한 삶의 주체가 되어
이리저리 살펴볼 일.

                              ㅡ 길 떠나며.

 

 

 이상고온으로 인한 잦은 낙석 때문에 우리가 오르려고 했던 몽블랑 구테루트가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래서 차선으로 택한 것이 에귀 뒤 미디 - 몽블랑 뒤 타귈 - 몽모디 - 브렌바콜 - 몽블랑을 정점으로 해서

다시 에귀 뒤 미디 원점으로 회귀하는 북동릉 루트. 

 북동릉루트도 발레 블랑쉬 설원에서 출발해도 등정 후 원점까지의 소요 시간이 18시간 이상임을 안다.

그리고 그 전의 한국팀이 몽블랑 등정 후 몽모디 경사면에서 추락하여 주고 다치고한 이야기를 들으며 

몸은 바짝 긴장을 한다.

 

 태풍이 밀려 오는 날.

빗물은 차창을 타고 내리고 이륙을 하기 위해 활주로를 나서는 도중 들리는 좌석의 마찰음은 귀에 거슬린다.

오디오를 오페라에 맞추고 아리아 몇 곡을 듣는다.

인간의 목소리를 통하여 내밀한 정서는 상대에게 전달된다.

몇 곡 듣다가 클레이 애니메이션 <숀더쉽>을 혼자서 킬킬거리며 본다.

 

 짧은 환승시간 때문에 착륙 전 앞 1등석 좌석으로 옮긴다.

길게 누워서 이게 좋은 좌석이구나를 생각하다가 착륙 후 모스크바공항에서

반대편 저 끝에 위치한 GATE 56 으로 정신없이 몸을 움직여 가까스로 시간에 대었지만

출발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샤모니 공항에서 일행 한 명과 나의 짐이 나오지 않은 불상사가 발생한다.

 

모스크바에서 환승시간이 짧은 관계로 짐이 안 실릴 수도 있다고 하여 우리의 짐을 가장 나중에 싣고

내릴 때 제일 먼저 내리게 하여 환승 시간에 맞추게 한다는 항공사 직원의 말을 들었지만

텅 빈 상태로 반복해서 돌아가고 있는 컨베이어 벨트를 보며 항공사 직원의 말이 맞았음을 직감한다.

 

 "오 마이 갓! 뽀끄, 에로플롯(러시아항공)" 을 외치며 물품 미인수 신고를 하고

샤모니 근처에 위치한 보송지역의 다람지 야영장으로 픽업을 해줄 알피버스에 오른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일정으로 인한 시간적인 압박감이 많았는데

한 주 동안 생활할 짐이 들어 있는 카고백까지 오지 않았으니 마음은 심란하고

국경을 넘어 프랑스 야영지로 가는 늦은 밤 창밖으로 비가 다시 내린다.

 

 

 

 

  제네바공항

 

 

 공항에서 우리를 야영지인 프랑스 샤모니의 보송지역 다람쥐야영장까지 픽업해 줄 ALPI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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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 물소리 기억을 타고 오르고 지난 시간 반추하며 오르는 여름날.
낯 익은 풍경들은 지난 시간 속에 겹쳐지고 행복해던 기린 시절을 떠올린다.

                                                                   - 방태산행 중 구룡덕봉에서

 

 

 

 

 

 

 

                                                           시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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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712 

 

 이른 아침 댓바람부터 비는 내리고

모임이 있는 숙소 주변 개울가에 나와 바라 본 울산바위.

일교차로 안개는 산자락 아래에 깔렸다가 올라간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몇 장 찍다가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찾으려 발을 돌렸을 땐

구름이 울산바위 전체를 감싸고 그 후 울산바위는 보이지 않았다.

 

 

 

 

 

 

 

 

 

  150713  

 

  그리고 아침

 밤새 비바람 불어 죄 많은 자 긴잠을 이루지 못하고 몇  번 잠에서 깬다.

평상 시보다 늦게 일어나 본 하늘.

맑은 푸른 색에 어울워진 구름 무리.

 

 작은 물방울들이 간간이 내리는 시간 속

출근 길에 바라 본 울산바위쪽의 무지개.

무지개를 보며 내 마음이 뛰어야하거만

일상의 삶이 반복되면서 감흥이 사라진 서러움을 느끼다가

바람을 타고 낮게 무리지어 나는 고추잠자리떼의 비행을 본다.

 

 

 

 

 

 

 

 

 

 퇴근길 발걸음을 멈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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