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우재터널을 넘어서 길 양옆으로 늘어선

벚꽃의 터널을 지나며 마음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오랜만에 가는 설악산에 대한 궁금함이

봄이라는 계절과 더해져 마음을 들뜨게 한다.

 

 

 2.

 

 비룡교를 건너며 본 봄의 풍경.

시냇가 주변의 나무들은 연한 녹색으로 치장을 하고

서로가 시샘을 하며 계절의 바뀜을 알린다.

겨우내 이어왔던 우중충한 산색은 조금씩 바뀌고

역광을 받은 나뭇잎들의 연한 녹색은 부드럽고

야트막한 곳에서는 현호색, 개별꽃이 다투어 피어

산행을 하는 이의 눈을 즐겁게하고

토왕골로 오르는 발걸음은 계곡의 물소리만큼 가볍다.

 

 

 

 3.

 

 육담폭포를 거쳐 비룡폭포에 오르는 길.

비룡폭포주변 테크시설로 폭포 아래의 호수면은 좁아보인다.

이어지는 400여 계단의 된오름길.

다시 토왕폭포와 주변의 산군을 만난다.

별을 따는 소년들, 솜다리의 추억에 관한 등반의 기억이 밀려오고

그 때의 등반선을 따르다가 시선은 다시 토왕폭으로 이어진다. 

저멀리 보이는 달마봉을 보며

아름다운 계절이 한창일 때를 꿈꾸며 발길을 돌린다.

 

 

 전망대에서 본 토왕폭 - 상단과 하단에 얼음이 보인다.

 

 

 

 

 

 

 

 

그리고 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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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눈깨비마저 내려 스산한 봄날.

겨우내 묵은 몸은 추위에 어쩔줄 모르고

차가운 바위의 촉감은 쉬 손의 감각을 무디게 한다.

 

 올해 첫 바위하는 날.

흐린 호수변 너머로 살랑이는 바람은 한기가 가득하고

봄차림으로 가볍게 입은 우리는 몸과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언제나 기억 속으론 첫 바위하는 날은 늘상 추웠고

그것으로 인해 처음에 대한 기억은 경직된다.

 

 딱딱하게 굳어 감각이 없는 손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발밑으로 펼쳐진 이른 봄날의 시린 풍경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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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닷가 마을을 따라 길 나서기.

속초 봉포에서 거진까지 바닷가 주변 이미지.

 

 마을은 작은 어항으로 비슷한 이미지를 가졌지만

아야진항구가 가장 크게  느껴졌다.

 

 

 

 봉포

 

 

 

 

 

 

 

 

 

 

 

 

 

 

 

 

 

 

 

공현진 옵바위

 

영화 <동주>의 촬영지인 왕곡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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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의 칼바람을 그리워하며 산에 오르기를 소망하다가

 

어찌어찌하여 천동리코스를 택한다.

 

 

 눈꽃들은 겨울의 잔영을 알리고

 

주목들 지난 세월의 무게를 가득 안으며 무리를 이루고

 

순수의 바람을 향해 산정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능선길 돌아보기

 

 

 

 

도담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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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여일 지난 오늘 다시 능선에 서다.

온통 눈빛 가득 바람과 함께 날리고

겨울날 무지와 만용으로 올랐던 지난 날

공룡능선 산행의 기억은 또렷하지만

보고자 했던 겨울산의 모습은

바람을 타고 오르는 눈보라 속에 숨어 있다.

 

 뽀도독 소리를 내며 밟히는 눈의 감촉은

다리에서 온 몸으로 전해지고

천불동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물소리

크게 들릴 때 좋아하는 계절 겨울이

슬금거리며 물러서는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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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은 산길마저 없애고

눈을 몰면서 길 가는 이의 몸을 흔든다.

길 사라진 곳에 서서

지난 기억을 일으키며 길을 찾는다.

 

 바람이 차지 않다고 느껴지는 건

전날 지리산에서의 이른 새벽 거센 바람을 견뎌서일까.

 

 나흘간의 쉬는 날

모두 산에서 보내고

이젠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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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산이 그리워 지는 날.

아래 지방의 눈소식에 귀를 기울이다가

어디론가 움직일까를 생각해보지만

거센 추위에 마음은 움츠러든다.

 

  그리하여 지난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다 잡노니

짧은 겨울은 성큼거리며 지나가고 있다.

 

 

 

 

2.

 

 다시 찾은 지리산.

 

 산 너머로 보이는 완만한 산세.

킁킁거리며 묵은 지난 날 찾으려 하지만

억센 바람만이 친구하자며 따라오르고

휘감아도는 겨울날.

 

 

 

 

 

 

 

 

 

 

 

 

 

 

 

 

 

 

3.

 

 일출 전 바람은 무섭게 산자락을 휘감는다.

제석봉을 오르며 머리 속으로는 잡다한 생각이 들고

한 걸음씩 내딛는 것이 어려울 때 내려가고자 하는 마음이 인다.

마음은 몸을 다독이며 다시 오르기로 한다.

어둠 속 랜턴 불빛에 반사되는 흰색 눈과 웅웅거리며 따라다니는 바람을 벗하여 오르는 천왕봉길.

 

 

 

 세석대피소에서 1박 후 새벽녘 장터목으로 출발하다가 만난 눈사람

 

 

제석봉의 아침

 

 

 

  

  

 

 흔들리는 기억 - 160203  지리산 천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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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가까운 곳에서 사는 나.

가는 겨울 아쉬워 찾아나선 바다.

 

 동트기 전 바다를 향해 나서는 배들은

이어지고 그 바다를 바라보며 다시 시작되는

일상의 삶을 아침나절에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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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섬주섬 빙벽장비를 챙기고 날씨를 확인한다.

한파경보는 내려지고 발길마저 끊어진 아침

빙벽을 하기 위해 화천 딴산으로 향한다.

 

 축제 관계로 이른 아침부터 화천행 차들은 이어지고

가면서 차 밖의 온도를 계속해서 확인한다.

빙벽의 흰 색이 반사되어 시린 눈으로 다가오는 아침 풍경.

한 명이 빠져 둘이 온 우리는 서둘러 오를 곳을 찾는다.

 

 드디어 오름.

손은 얼어 감각은 둔해지고

타격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바일이 박히지 않기를 여러 번

오르다가 잠시 쉬다가 아래를 내려다 보며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잠시 인다.

영하 20도가 넘어선 날.

빙벽을 하러 바람 피할 곳 없는 천변에 나온 것도

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라고 마음을 잡으며 다시 몸을 움직인다.

얼어붙은 손을 핫팩으로 녹여보지만 쉬 풀어지지는 않고

손의 감각은 굳은 돌처럼 둔해지고 지난 산행의 기억이 떠오른다.

 

 일출을 보기엔 날이 너무 흐려 대청봉에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고

대피소 밖에서 버너에 불을 피우며 라면을 끓였다.

지독하게 눈물을 나게하는 바람의 움직임 속 내 몸도 오르던 날

그래도 산엘 왔으니 소주 한 잔 해야겠다며

시에라 컵에 소주를 따르자 컵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이 회돌아가고

무시하고 마시다가 입술에 컵이 달라붙었던 지난 날 설악산 신년 산행의 기억이 다시 오늘 손끝으로 전해진다.

 

 45미터의 짧은 자일 두 동을 이어서 오르고 확보를 보다보니

확보지점이 짧아 떨어지는 얼음덩이가 그대로 내려온다.

"낙빙" 소리에 아예 얼굴을 들지 않고 몸을 움추리고

큰 얼음덩이가 떨어지지 않기를 기원하다가

둘이서 두 번의 오름을 하고 안전상의 이유로 장비를 추스린다.

 

 수많은 줄들이 오선지 악보처럼 정상을 향해 겹쳐 늘어지고

저마다의 길을 오르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부산한 날

차에 앉아 조금 지나니 얼어붙은 시계가 다시 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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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떡이며 오른 폭포 길.

아래를 내려다 보니 잠깐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내려와 다시 한 번 더 오른다.

장갑과 바지는 젖었지만 첫 빙벽이 주는 즐거움은 가슴 가득하고

4년 전에 올랐던 일들을 떠올리며 지금의 나를 확인한다.

 

  가벼운 눈발 첫 등반 축하하듯 펄럭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안주삼아

매운 짬뽕에 술을 한 잔씩 나누며

계절이 주는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시간이 짙게 채색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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