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참가한 정기산행.
대상지는 작성산 곰바위길.
우선 똑딱이
곰바위
다음은 폰카
아침 숲길을 오랜만에 걷다.
시간이 이만큼 흘러 갔구나.
안개 속의 풍경.
폰카 기록.
춘천 내려다보기
1.
비선대를 거쳐 장군봉옆 등산로를 오른다.
아침부터 더위는 내려 누르고
가파른 돌길을 오르는 발걸음은 무겁다.
산행 중 바람이 불지 않으면 어떨까하고 걱정했는데...
생각은 사실이 되어 한 발 한 발 올리는 것조차 버겁다.
매미 제 짝을 찾아 열심히 울어대고
왼편으론 유선대를 등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장군봉 남서벽으로 울린다.
두어 시간 지나니 조금 몸이 진정이 되지만
여름이라는 더위에 눌린 마음은 앞으로 나서질 못한다.
오가는 이 드문 한 여름의 능선길은 적막하다.
더위에 지친 마음은 배낭 속에 넣어둔 DSLR 카메라도 꺼내지 않고
이미 귀차니즘모드가 되어 건성건성으로 대상을 볼뿐이다.
바람 불지 않은 날의 능선 산행의 어려움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우둔한 몸은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어렵게 산행을 마친다.
2.
마등령을 오르며 나는 후회를 한다.
바람마저도 불지 않는 날 이어지는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는 행위를.
발걸음은 지상의 중력으로 쉽게 떼지 못하고
그보다 더한 것은 내려누르는 더위.
유목적성의 행위가 더위라는 적을 만나
목적을 상실하고 급기야는 한 발 한 발 간신히 발걸음을 뗀다.
저 먼 능선길을 어찌갈꼬를 생각하다가
다시 이는 산행 포기에 대한 생각.
그래도 왔으니 천천히라도 움직여 보자는 생각에
느릿하니 몸을 움직인다.
장군봉 남서벽을 지나면서 나는 듣는다.
이런 날씨에 유선대를 등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그것에 비하면 나는 괜찮은 편이라고 위무를 하지만
역시나 발걸음은 쉽게 나가지 않는다.
더운 여름 날
산에서 만나는 사람 없어 적막하다.
지나간 길 뒤돌아 보지만 남은 길은 보이지 않고
녹음에 둘러싸인 산봉우리만이 나를 어서오라고 손짓을 한다.
가뿐 숨 고르며 떨어지는 땀 연실해서 안경을 적시고
봄, 가을, 겨울의 산행을 생각하다가
이 더운 여름날 장거리 산행은 무리라는 생각을 가진다.
여름날 10시간 30 여분의 산행.
더위가 몸 속으로 파고들어 힘이 들었던 기억.
기록 - 폰카
마등령에서 공룡능선 바라보기
세존봉
멀리 보이는 중청과 대청봉
범봉 그리고 뒤에 위치한 울산바위
신선대 조망
산행 중 사흘간 이틀은 시계가 나빴고 마지막 날이 좋아
산을 떠나는 이의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역시나 폰카.
산행코스 : 백무동 - 천왕봉 - 세석 - 벽소령대피소(1박) -
연하천 - 노고단대피소(2박) - 구례구역
일출을 보기 위해 대피소에서 빠져나와
노고단고개로 향한다.
야트막한 언덕엔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이른 시간부터 몸을 움직인다.
지난 날 산행의 기억이 언덕 위로 실루엣으로
나타나고 여명의 시간에 일출을 소망하는 여러
사람들의 무리에 합류한다.
이틀 전까지 운무로 가득찼던 날씨와는 반대로
연화봉에서 멀리 천왕봉까지
시선은 막힘없이 나가고 산행이 끝난 아침시간에
다시 연화봉까지만이라도 가볼까 고민을 하지만
같이 간 사람도 있고해서 이는 마음을 억누른다.
오늘도 다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망을 안고
먼 산자락의 봉우리군을 이어 보면서
여름날 우리가 걸었던 길을 생각한다.
똑딱이카메라를 가지고 갔지만 작동하지 않아 폰카로 대체.
노고단 일출
춘클리지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오후 3시 넘어 긴 햇살은 길 가는 자
어깨를 내리 누르고 바람 한 점 없는 날
들머리엔 다른 등반팀 소리 왁자하고
여름날 보신거리를 찾아나선 모기만이 우리를 반긴다.
앞 등반팀 20명
그리고 그 앞의 팀 인원을 셈하다가
4피치부터 오르자고 같이간 후배를 부추킨다.
다행이 이어서 등반을 하고
중간쯤에서 내려다 본 의암호 물빛은 녹색으로 다가오고
수상보트를 즐기는 사람을 보면서
한 줌 바람이 불기를 소망한다.
옷은 젖어 칙칙하게 감기고
진행을 하다보니 마지막 피치에 이른다.
다시 돌아보는 여름날의 오후.
온통 찜통 속에서 보낸 시간을 기억하며
공사 관계로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잡초들 가득한 등산로를 따라 내려온다.
똑딱이
폰카
밤사이 내린 비로
숲은 안개와 습기가 가득하다.
들머리 부근 물소리 힘차고
사람의 기척에 놀란 뻐꾸기 새끼
풀쩍이며 다른 곳으로 움직인다.
한 철 지나감을 아쉬워하며
이른 시간부터 매미는 운다.
안개로 산의 윤곽은 보이지 않고
후두둑이며 떨어지는 물방울은
바람의 움직임을 알린다.
대룡산행에 대한 지난 기억을 세우고
헐떡이며 오르는 산.
안개는 숲을 둘러싸고 있었다.
싸리버섯
원추리
160723 월악산 산행코스 : 수산리 - 보덕암 - 하봉 - 중봉 - 영봉 - 덕주사 - 덕주탐방지원센터
수산리 보덕암 들머리를 못 찾아 잠시 우왕좌왕했던 일.
여름날 길가에 쌓여진 양파더미들.
세 개의 봉우리를 넘어서는 가파른 산행과 이어지는 계단길.
월악산에 대한 짧은 기억.
폰카
똑딱이
마의태자 전설이 서린 덕주사 마애불(보물 4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