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의 밤은 깊어가고
마음은 바다로 가는 날.
고베항 야경(폰카)
시간기록: 대룡산(05:15 - 07:25), 금병산(08:10 - 09:20), 드름산(10:26 - 12:32)
주변 산을 주욱하니 이어서 가보려고 했지만 이동 시의 문제로 원점산행 형식으로 몸을 움직인다.
연휴가 끝나가면서 날씨는 점점 더 미세먼지가 심해진 탓에 산중에 사람이 없다.
무지한 자만 나 좋아라하며 다니고 있으니.
대룡산 900 고지의 산정엔 만개한 철쭉이 주변의 경관과 어울워 아침빛을 길게 받으며 주변 산을 아우르며 우뚝 서있다.
신년산행을 했던 지난 시간은 어느새 훌쩍 다섯 달 뒤로 넘어섰고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에서 전망대 앞으로 도열한 자작나무 가지의 녹색 이파리를 바라본다.
길따라 김유정의 소설작품의 이름이 붙여져 산길은 친숙하게 다가온다.
소나무 풍상에 이리저리 비틀어지고 한편 재선충을 방지한다고 나무마다 해당 표식을 붙여 놓고 간벌된 소나무는 길가에 덩그러니 놓여져있다. 정상 전망대에 올라 말안장처럼 생긴 안마산과 흐릿하게 뒤로 보이는 봉의산을 바라본다.
다시 드름산에 서다.
아침이면 찾았던 그 산.
낯 익은 길은 녹색의 숲에 가려 산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길 걷는 자 느릿하니 움직임을 통해 시간이 지나갔음을 안다.
의암봉 전망대에 서서 가시지 않는 매캐한 탄 냄새를 맡으며 산불로 훼손된 숲이 복원되기를 염원하며 지친 몸을 움직인다.
대룡산정
금병산정 조망
드름산 의암봉에서 덕두원 바라보기
의암매표소에서 강촌방향으로의 삼악종주.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고 더위는 밀려온다.
산성터를 지나 흥국사 평평한 길을 휘돌아가며 발걸음은 평안해진다.
주변 새 울음소리 가볍게 들리고
짙은 녹색으로 살이 오른 산을 오르며
호수 저 편의 내가 사는 곳을 바라본다.
어버이날이 가까워진 오늘은 노인들 식사대접을 무료로 한다고 확성기로 알리고
더워진 날씨 탓에 자잘한 날벌레들이 눈앞을 가로막고
한적한 산길을 걷다가 발걸음에 놀란 뱀이 수풀로 도망간다.
능선 위로 내리비추는 한낮의 햇볕 사이로
북한강변의 풍경은 옛기억을 담고 다가서고
이른 더위를 즐기는 날벌레들 눈앞에서 떠날줄 모른다.
떡갈나무 가지 잘라 휘휘 얼굴을 저으며 발걸음을 움직이는 오후
더위로 인해 산행이 점점 더 힘들게만 느껴졌고 시간도 많이 흘렀다.
춘천 - 돌아보다
북한강 - 내려보다
바람부는 봄날.
용화산 새남바위를 보며 지난 날을 기억하는 것은 너무 시간이 흘렀음이랴.
옛날 강대 산악팀들 만났을 때 여학생에게 왜 산악회에 들었냐고 물은 말과 그 대답.
다이어트.
세상은 나만큼 바삐 움직이고
옛 기억을 더듬으며 바람 속으로 함께 오르는 산.
봄날맞이 용화산 등반.
이미 앞 선 팀이 있어 어디를 할까 하다가 춘클2010으로 결정을 한다.
오랜만에 하는 등반인 관계로 긴장하여 물을 몇 모금 마신다.
1피치는 그럭저럭 넘어왔지만 2피치 넘어서는 이른바 볼트따기.
볼트를 밟고 일어서야하는 동작이 반복되는 2피치에서는
몸이 의도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아 동작은 힘들고 숨만 가빠진다.
엉거주춤의 어설픈 동작으로 일어나 손을 뻗쳐 퀵드로 잡고하는 행위가 지속된다.
가뿐 숨 몰아쉬며 봄이 오는 용화산 주변을 둘러본다.
가까이로는 타이탄길을 오르는 등반자와 멀리 새남바위 위로 등산객 한 무리가 보이고
봄을 즐기려는 자 버벅거리며 바위에 오르다 결국 자일에 쓸려 손가락 마디에 피를 본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아물어가는 상처를 보며 봄날 용화산 등반을 기억할거나.
기록 역시 폰카
춘천클라이머스가 개척한 춘클2010.
난이도 안내석
타이탄길을 오르는 다른 팀
용화산 새남바위
새남바위 가깝게 다가서고
우리가 올랐던 산길 눈대중하며
바람 속 흔들리는 참꽃을 바라보며
지난 시간 바라보며 함께한 시간 생각했었지.
용화산 봄날 바람부는 날의 기억 하나.
오랜만에 다리가 벅찬 산행을 위해 아침부터 분주하니 움직인다.
산행대상지는 몽덕-가덕-북배-계관산으로 이어져 덕두원으로 하산하는 이른바 몽가북계 산행.
푸른 하늘의 흰 구름을 배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왼편으로 이어지는 춘천외곽의 정경을 바라본다.
계관산 너머 부실한 안내판 탓으로 하행 시 편안하게 임도를 택했으나
내려가다 보니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길임을 확인하고 다시 원점으로 오르다가
잠시 숲길을 헤치고 내려가다가 두릅나무를 보고 발걸음을 잠시 멈춘다.
오랜만의 긴 산행으로 발걸음은 둔해지지만 산행 후 알싸한 봄의 이미지를 느낀다.
9시간 산행.
홀아비꽃대
내가 사는 곳 돌아보기 - 춘천
봄꽃을 찾아 나섰지만
팔현계곡의 봄은 완연하지 않다.
계곡을 따라 오르며 봄을 알린 꽃을 보다.
예년 같으면 12월 중순부터 빙벽 시즌이 시작되었을 터인데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하여 첫얼음이 1월 중순에 시작되었다.
총 다섯 번의 빙벽 등반.
짧은 겨울을 한탄할 수도 없지만 시즌이 끝나면 늘상의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에는 더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을 가져 보지만
재미 들어 관심을 가지려고 하면 겨울이 성큼 저편으로 물러선다.
폰카로 찍은 기록들.
1. 170115 화천 딴산
첫 얼음의 가슴 설레임.
2. 170122 원주판대아이스파크
여기저기 걸려있는 줄.
맨 오른쪽을 택해서 등반하다.
그런데 어렵다.
3. 170205 강촌 구곡폭포
원래 설악산 잦은바위골로 가려고 했으나 대설특보로 취소되어
아침 일찍 구곡폭포로 갔다.
중턱을 넘어서는 부분에 물이 흐른다.
4. 170212 화천 용화산
용화산 자연휴양림에서 만든 인공빙벽.
코오롱등산학교 원종민 선생을 모시고 엑스바디 등반 연습을 한다.
일정한 자세없이 막바디 자세로 오르는 나를 보고 원 선생님이 한 마디 하신다.
그래서 심기일전하여 오름짓에 바른 자세를 갖고 등반한다.
원종민 선생님의 N 바디 자세 시범
5. 170225 원주 판대아이스파크
100M 폭을 오르며 마지막 피치에서 시간적인 여유가 생겨
후등자 등반 모습과 주변의 조망을 폰카로 찍는다.
사진을 보면 2016년 겨울 얼음하던 기억이 날까.
시즌이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강변엔 버들강아지 토실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헌법재판소 앞을 지나는 차량을 막는 태극기를 두른
중년의 사내를 보며 마음은 착잡하다.
북촌.
산마루에 앉은 동네.
관광객들만 분주하고
기억은 예전의 시간으로 가고있다.
주변 서성이다가 폰카로 담다.
170126 장터목-제석봉 일출-장터목-백무동
일몰을 본 어제에 이어 일출을 보고자
천왕봉이 아닌 제석봉으로 향한다.
일출 시간에 대다보니 붉은 아침 기운은 이미 가셔지고
점점 주변만 밝아져 마음만 급하게 주변을 서성인다.
지리산 제석봉
붉은 빛을 도는 아침이 찾아 오고
길 가던 자 뒤돌아 보며
아침을 맞이하는 그녀의 일상을 보다.
다시 보는 일출.
삶은 늘상 반복되건만 일상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우리들.
훌쩍 떠난 그리움의 산행은 이제 내려가야한다는 생각에
주변의 산군을 보며 내가 걸어왔던 길을 주욱하니 눈으로 그려보며
흰 눈이 내리는 날 다시 오리라 마음을 다잡고 아쉬움의 발길을 옮긴다.
170125 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제석봉일몰-장터목
1.
길 위에서 길에 대한 생각.
걷는 행위의 반복과 지속성.
2.
발 밑으로 전해지는 눈의 감촉.
나무가지 서로 부딪쳐 내는 바람의 소리.
그리고 산행마저 포기하게끔 만드는 거센 바람 속 추위.
산행 기억.
3.
눈길 밟으며 더 밝은 눈이 떠 지기를 소망했지만
바라보는 시선은 더 나아가지를 못하고
그해 겨울 산행의 모든 것들은 기억되기를 소망하며.
우선 폰카
인생은 걸어 다니는 그림자. 쏠로 산행.
지리산 가장 아름다운 길 - 겨울 기억
DSLR
촛대봉을 오르며 뒤로 보이는 세석대피소
제석봉의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