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수행 밤차 안

열차 선반에 켜켜이 올려진 배낭

밤의 적막 속 지난 날

지리산엘 갔던 날들을 머리속으로 셈한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이 내 갈길

지리산행을 밤열차 안에서 꿈꾸다

 

 

2.

 

 밤의 열차.

역시나 시끄럽다.

각자의 삶을 향하여

가는 길을 생각하다 다시

여인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술을) . . .

 

 

 

3.

 

 돌산대교 아래 흐르는 바닷물을 보며

내 삶도 그렇게 흘러갔을까 

 

 그대와 함께하는 겨울날

매운 해풍은 몸을 날리고.

겨울바람 속에 실눈을 떴지.

 

 그리하여

매운 바람은

손을 아리게 하고

다시 보는 바다 풍경.

그대 향한 나의

마음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그리움 역시 붉게 채색되는 날.

 

이런 날에는 나에게 물었네.

함께한 시간들이 아름다웠다고.

 

 

 

4.

 

 늘상 궁금해서

길 위에 서서 그대

잘 있었나를 물었네.

 

흔들리는 밤바다 위

멀리 보이는 별 바라보며

그대에게 다시금 물었었네.

 

그대 지금도 안녕하신지?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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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마존에서 메트리스랑 미니펌프가 왔다.

물신숭배의 시대에 강인한 인내력 정신력은 사라지고

다만 장비만 탓하는 도구의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한다.

 

 설악의 산정 윗부분에 남아있는 흰눈을 보며

설산에서의 막영을 꿈꾸는 행복한 시간.

결국 행복은 물질의 충족과 함수관계에 있는지도 모른다.

불가에서의 미덕이 무소유이거늘

그렇다고 겨울산행 채비가 소홀해서는 안 될것 같고

암튼 메트리스를 받고 흐린 눈 잠시 맑아졌다.

 

 이젠 몸 가볍게 해서 떠나는 일만 남았군.

 

  -  151229

 

 

 

 

2.

 

 며칠 전 춘천 집에선 파워앰프 전원이 안 들어 오더니

오늘 아침 속초 관사에선 어제까지 잘 나오던 튜너가 먹통이구나.

꽁으로 놀며 날로 듣던(씨디 넣고 빼고 하는 수고에 비해) FM 소리가 그리워지는 아침.

씨디피에 음반을 얹으며 지난 시간을 떠올린다.

 

 그리그.

피아노를 열심히 치고 있다.

 

  -  151229. 

 

 

 나한상 - 국립춘천박물관

 

3. 

 

 올 한 해 본 영화가 여러 .

  

 그런데 본 영화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

양의 문제가 아닌 깊이로 봐야할 텐데.

 

내년에도 올해만큼 볼 수 있을까?

 

 - 151230 씨네마, 퍼에버를 외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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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정기산행(굴봉산 - 육개봉 - 검봉산 - 강선봉)

 

 한 해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12월.

전날의 술기운을 훌훌 털고 정기산행을 위해 우리는 전철에 오른다.

 

  늘상 보는 사람들이지만 함께함으로써 즐거운 시간.

 폐교가 된 초등학교 앞 시냇물을 건너며 오늘의 산행일정을 머릿속으로 그린다.

 

 산행 후 열차를 기다리며 맥주를 한 잔 마신다.

가슴 속으로 타고 내려가는 찬 기운에 산행의 시간은 어리고

두 개의 산과 봉우리를 넘어 7시간의 산행을 함께함으로 해서

더욱 가까워지는 우리들의 삶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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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랏재 터널을 너머 산행 들머리의 자작나무

흰빛이 햇살을 받아 더욱 빛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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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날

감정이 무뎌졌을까.

올린 글을 보니 대부분 링크한 것뿐.

마음 속 갖고 있는 생각도 음성 혹은 문자를 통해 객관화되는 것.

글이 쓰여지지 않음에 대한 외적인 이유보다는

열정이 식어가고 있음에 대해 더 두려워 몸을 떠는 아침.

 

 설악산 쪽을 바라보지만 흐린 하늘이 시선을 막고

보이지 않는 눈 덮인 산을 마음 속으로 그린다.

비룡 그리고 토왕폭포의 물줄기는

연일 이어지는 강우로 때 아닌 때를 만나 물줄기를 힘차게 흘릴 것이고

깊은 적막에 잠긴 산은 하늘이 주는 선물을 묵묵히 감내하며 받겠지.

 

 사무실에 앉아 마음 속으로 그리는 늦가을 설산의 풍경.

그 풍경들이 오롯하게 살아서 재현되기를 기대하는 시간.

 

 

 

  151107 청대산의 아침

 

 

 151126 근무지 주변 풍경

 

 

 

 

 

 

 

151128 울산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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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시작부터 비는 부슬거리며 내리고

멀고 긴 산길을 어찌갈까를 생각하다가 발걸음을 옮긴다.

 

-  춘천분지 종주 산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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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기억을 안고 찾아가는 늦가을의 시간.

물안개 피어 오르며 지난 기억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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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아침시간.

바쁜 어부들의 일손을 바라보며 동명항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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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새벽부터 된바람이 분다.

전 번 주 공룡능선 산행 때 능선을 타고 넘어와 온몸을 

뒤흔들던 설악의 바람이 떠오르고

결국은 얆은 오리털파카로 중무장을 하고 삼형제를 맞으러 나간다.

비선산장을 향하는 다리를 넘는 형형색색의 무리들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가을빛과 어울워 어지럽게 움직이고 고개를 들어 오늘의 등반대상지를 살핀다.

 

 적벽, 무명봉,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총 12마디의 길.

등반대장-영연-나-영욱의 등반순서와 더블로프 시스템 운용.

오늘은 삼형제를 고이 다 만나리라고 다짐을 하지만

등반지에 도착했을 때에는 앞선 팀이 등반을 한다.

옆의 채송화향기길에도 대기자만 여러 명이고,

자유2836길은 새벽에 붙었다고 하고 암튼 난장을 방불케하는 분위기다.

 

 조금 기다리다가 앞선 등반팀의 양해를 얻어 등반을 시작한다.

바람은 여전히 불고 있고 상황이 나빠지면 일단은 적벽에서 하강을 하기로 한다.

아침 햇살을 먼저 받는 봉우리 상단.

아랫쪽의 그늘과 붉게 빛나는 암벽 봉우리가 가을날 아침 묘한 대조를 이룬다.

 

 오랜만에 하는 오름짓.

암벽화대신 리지화를 신고 등반을 해보지만

개꼬리같은 실력이 어찌 복실복실한 곰꼬리가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아래 펼쳐지는 천불동계곡을 내려다 본다.

비선대를 넘어서는 철다리 위로 가을을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그들의 발걸음은 마찰음이 되어 적벽으로 타고 오르고

내리 부는 바람 속에서 올라온만큼의 거리를 눈대중으로 읽는다.

 

 그리하여 오른 적벽 정상.

아래에서 봤을 때 약간 기울어진 손모양의 맨 위에서

먼저 앞선 팀은 적벽정상 아래에서 더 이상의 진행을 하지 않고

우리들의 나가고자 하는 꿈은 찬 바람도 무시하고 무명봉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무명봉에서 나는 보았네.

푸른 산빛을 배경으로 한 점이 되어 정상을 향한 오르는 이들의 움직임을.

지난 시절 이곳을 올랐을 때 내가 가졌던 시선보다

부는 바람 속에서 지금의 시선이 더 넓고 다양해지기를 소망했었네.

 

 지리한 길들은 이어지고 마주한 장군봉.

위엄에 눌려 나머지 두 마디를 어찌할까를 생각하다가

산 아래 우리팀들이 기다린다는 연락 받고 하산을 결정한다.

그리고 다시 장군봉을 올려보다.

 

 

 

 해가 드는 적벽 상단부.

노출의 차이가 심해 카메라가 피사체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

 

 

 

 

 

 

 

 

 

 

 

 

 

 

 

 

 천불동 계곡을 내려다보며 깊어가는 가을산을 바라보기.

 

 

 

 

 

 

 깊어가는 가을날.

각자의 소망을 안고

오르는 자들은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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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설악.

가을날 설악의 이미지를 눈으로 담다.

 

 

 

 

 

 

 

 

 

 

 

 

 

 

 

 

 

 세존봉

 

 

 세존봉과 울산바위

 

 

 능선길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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