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산이 그리워 지는 날.
아래 지방의 눈소식에 귀를 기울이다가
어디론가 움직일까를 생각해보지만
거센 추위에 마음은 움츠러든다.
그리하여 지난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다 잡노니
짧은 겨울은 성큼거리며 지나가고 있다.
2.
다시 찾은 지리산.
산 너머로 보이는 완만한 산세.
킁킁거리며 묵은 지난 날 찾으려 하지만
억센 바람만이 친구하자며 따라오르고
휘감아도는 겨울날.
3.
일출 전 바람은 무섭게 산자락을 휘감는다.
제석봉을 오르며 머리 속으로는 잡다한 생각이 들고
한 걸음씩 내딛는 것이 어려울 때 내려가고자 하는 마음이 인다.
마음은 몸을 다독이며 다시 오르기로 한다.
어둠 속 랜턴 불빛에 반사되는 흰색 눈과 웅웅거리며 따라다니는 바람을 벗하여 오르는 천왕봉길.
세석대피소에서 1박 후 새벽녘 장터목으로 출발하다가 만난 눈사람
제석봉의 아침
흔들리는 기억 - 160203 지리산 천왕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