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가을 아쉬워 늦게사 남이섬을 찾았네.
많은 사람들로 인해 도로 주변 공터는 유료주차장으로 변해 버리고
오후 시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계절의 아쉬움을 담고 남이섬을 찾았지.

 주욱하니 늘어 선 사람들사이로
보이는 붉은 단풍잎에 눈을 돌리며 걸었지.
이미 은행잎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며
진행되어 버린 가을의 흔적을 알리고
주변 서성이다가
그 남은 가을 흔적 앞에서
그 날의 붉고 노란색을 기억하기 위해
연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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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에 대한 기대감이 크면
그에 따른 실망도 큰 법.
전 날 운악산에서 보았던
화려한 가을의 빛깔들 가슴 속 잔상으로 남아 있었지.

 천불동 계곡을 오르며 보이기 시작하는
설악 주변의 단풍들.
그 단풍들 귀면암 지나면서 
다 떨어져 자취를 감추고
나뭇가지들만 앙상하니 이어져 있었네.

 머리 속으로 그렸던 설악 단풍의 이미지는
이미 찾아 볼 수 없고 
오늘 산행의 목적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었네.
어제 본 운악산의 단풍으로 스스로에게 위안을 삼고
계곡 길 오르며 내리 세 시간을 걸었지.

 오늘은 마라톤 뛰는 날.
일찌기 포기해버린 것에 대한 미련.
목적의 상실.
오르는 산에서 느끼는 황량함.
주변의 붉은 빛은 사라진지 오래인데다가
하늘마저 흐릿했고
오가는 등산객마저도 많지 않았지.
영악한 사람들은 이미 단풍철이 지났음을 알았는 데
늦게라도 남아 있을 산 위의 가을 풍경을 나만 꿈꾸었을까.
비선산장에서 헤어진 우리 팀들은 장군봉 기존길 등반에 나서고
나는 아예 장비를 가져 오지 않았으니 등반 생각은 이미 물 건너 갔고
공룡능선이 시작되는 희운각대피소 쪽의 들머리에서
빵 조각을 씹으며 잡다한 생각을 했었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어섰었네.
신선대에서 보이는 공룡의 모습은 운무에 싸여 흐릿하고
저 멀리로 1275봉 , 범봉 등이 가야할 길을 알리고 있었지.
붉은 색이라고 찾아 볼 수 없는 
이 능선에서 겨울맞이가 끝이 났었지.
눈 앞으로 전개되는 황량한 풍경을 보면서
고독한 삶을 살았던 고흐의
행복했던 시절을 생각했었지.
지중해 근접한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의.
노란색과 하늘색이 주가 되어 나타난 그림들.
예술가 공동체를 꿈꾸고 실행하고자 했던
아를의 노란집에서의  창작활동이 행복했을까를 다시금 생각하고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을 떠올리며
저 멀리 가야할 길을 보았지.

산행 중 몇 사람 만나지 못하고
그저 내가 좋아서 가는 산이라 위로하면서
아픈 다리를 속였네.

 유선대를 지나면서
산은 다시 그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지.
금강굴 전망대에서 
저 아래편 비선산장 아래로 붉게 물든 주변 경치 둘러 보고
장군봉 기존길을 마치고 하강하는 후배들을 기다리고 있었네.

<시간 기록 >
(09:30) 비선산장 - (10:42) 양폭산장 - (11:28) 공룡능선 들머리 - (12:02) 신선대 - (13:23) 1275봉
- (14:44) 마등령 - (16:20) 금강굴 전망대, 하강팀 기다림 - (17:40) 금강굴 전망대 출발 - (18:00) 비선산장 - (19:00) 설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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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다시 찾은 현등사.
한켠에서 사찰 공사 관계로
돌가루 먼지 폴폴 날렸지요.

 극락전 안에서 들리는 불경소리
처마 끝 선을 따르다가
주변에 내려 앉은 가을 빛을 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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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개 속 방향을 잃은 차는
운악산 입구를 지나쳐 버리고
다시금 찬찬히 갈 곳을 살폈지.

 이른 아침.
등산객 하나 보이지 않는 시간.
가느단 물소리.
떨어진 잎들이 주변 어지럽게 깔려 있고
적막을 깨는 산새의 울음.

 단풍에 물든 산을 보고 싶었지.
그 그리움으로 몸을 일으켜 세웠네.
산을 오르며 뒤돌아 본 
수묵화로 다가 서는 산. 

 2.
 바람이 불었네.
누런 떡갈나무 커단한 잎들 부딪히며
나무와의 작별을 알리고 있었고
떨어진 잎들 서걱이며
바람의 흐름을 알렸지.
아침 김밥을 먹는 중 
높이 나는 새 까마귀
나즈막히 주변을 날고 있었지.

 호젓하니 오르는 산.
붉게 타들어 가는 단풍의 형형색색을 바라보며
주변 산을 둘러 보았지.
만경대에 올라 저 멀리 명지산군을 보았지만
흐릿한 날씨로 인해 시야는 가려지고
마른 채로 가지에 붙어있는 떡갈나무 잎을 보면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두 곡을 떠올리고
가을 날 애수에 대하여 생각했었네.

 3. 시간기록 
 (06:20) 운악산 주차장 - (08:30) 병풍바위 - (08:43) 미륵바위 - (09:42) 만경대 - (09:46) 산정 - (09:58) 남근바위 - (10:56) 현등사 - (11:45) 운악산 주차장

 








   



     미륵바위 주변









      남근바위


     코끼리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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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의 졸업작품 전시회가 있어서
안국동에 있는 공평아트센타엘 갔다.
전시되어 있는 여러 작품들 보면서
학생들이 쏟았을 시간과 정성을 생각한다.

 가까운 인사동 쌈지길 주변 배회하다가
오랜만에 연극을 보려고 대학로로 향한다.
보려고 한 "염쟁이 유씨"는 11월부터 재공연이 잡혀져 있고
다른 것을 보려고 했으나
공연 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고르는 것이 쉽지 않아
무작정 발길을 인접한 아코르 소극장으로 옮겨
공연 오 분전에 가까스로 입장하였다.

 "뱃사람" (The Seafarer)
1막의 내용 전개가 다소 지리하다.
공간적 배경 변화도 없고
등장 인물들도 몇 명 한정된데다가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점심 때 먹은 동동주 몇 잔이
이내 머리를 흔들고 말아
비몽사몽 중 연극을 보았다.
단편의 기억들과 이어지지 않은 내용.
어둠 속에서 느끼는 혼미함.

 연극 후 건물 출입구 주변에서 키타 치시는 명물아저씨
노래 감상 좀 하다가
공갈빵 먹으면서 흘끔 쳐다보며 지나가는 사람들 속
나도 그렇게 지나가는 사람이 되어 
대학로 주변을 배회하였다.



      홍익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졸업작품 전시회 중

















      아래 4개의 그래픽은 하나의 작품 속에 분절되어 표현된 이미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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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정사 산사음악회를 갔었네.
가는 도중 간간이 뿌리는 비에
우산 안 가져 온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시간에 대기 위해서 바삐 몸을 움직였지만
결국은 십 여분 늦게 도착하였지.

 밀려 오는 어둠 속
다리를 건너며
계곡 물에 띄워 놓은 연등을 보았지.

 적광전 앞 팔각 9층석탑 앞에 설치된 무대에는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서
이미 시작된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지.

 비온 뒤 가을 밤 바람의 스산함이
중생들을 감싸고 있었고,
조명을 받은 탑과 주변의 사찰들이
어둠 속에서 빛을 발했네.

 밤중에 허위허위 찾은 월정사
고즈넉한 사찰의 가을 빛을 감상도 못하고
음악회 끝난 뒤 그나마 사찰 주변을 걸어도
음악회 뒤의 어수선함에 밀려서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는 것.

 김영동의 "선"의 선율을 마음 속으로 그리면서
증개축된 선원 등으로 좁아져 가는 사찰 경내 주변을 보며
옛날 월정사의 호젓한 모습을 떠올렸었지.

 그렇게 가버린 시간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테잎으로 들은
현을 위한 아다지오.
그리고 아다지오.
가을의 스산함과 적적함이 차창 밖으로 밀려오고.

 새로 준공한 만월교 위로 흐르는 바람과 펄럭이는 깃발.
어둠 속에 보이는 전나무 숲길.
그해 가을날 밤 오대산에서 보낸 기억들이 그렇게 되살아나겠지.





     킹스턴 루디스카(자메이카풍 연주 )


        두드락(퓨전 퍼커션)



       이선희(녹슬지 않은 가창력)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그리고 연등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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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나절

베란다 밖으로 둘러싸인 안개를 보며

마음 느릿해졌지.

 

 브람스 씨디 뒤적이면서 찾은 교향곡 4번.

클라이버와 발터가 지휘한 음반.

점점 더 고즈넉해지는 가을에

브람스의 음악은 마음의 더 깊은 곳으로

몰고 갈 것임을 생각해냈지.

 

 춘천마라톤을 알리는 부산물들이 어제 왔다.

올해는 이에 대한 준비가 없는 관계로

그냥 넘기기로 그 전 부터 마음을 먹으니

한편 해마다의 연례행사에 올해만 빠진 것같아

내심 섭섭하다.

 

 이미 뛰기를 포기한 이상 

그것에 대한 집착은 다른 미련만 남길 뿐.

먼 산들이 알락달락하며 다가서는 이 때.

밀렸던 브람스 음악이나 들으면서

침잠하는 수 밖에.


                                                                                                   2007 가을 방태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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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 시즌의 설악동 주차장.

어림잡아 백 여대가 넘는 버스들이 주차장에 모여 있다.

바야흐로 설악의 가을은 수많은 행락객들이 모여 드는 때.

설악동 입구에서 주변의 산들을 건성으로 쳐다보며 발걸음을 옮긴다.

 

 이른 아침 토왕골을 들어서면서

골짜기의 시린 바람이 밀려오고

군데군데 붉게 물든 나뭇잎들이 눈에 띈다.

 

 “별을 따는 소년들”

오늘 우리가 가야하는 리지 길.

들머리를 찾아서 계곡을 오르며 보이는 토왕폭포의 상단.

가느단 물줄기 계속해서 내려오고

마음은 오랜만의 리지를 한다는 생각에 즐거웠고

게다가 토왕폭포 주변의 가을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안복(眼福).

 

 등반대상지에 도착을 했을 때에는 이미 앞선 팀들이 있었다.

마지막 등반자 힘들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올챙이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린다.

그리고 우리 팀 뒤로 다른 팀들이 꼬리를 물고

급기야는 경원대리지팀들은 앞선 많은 등반자 관계로

대상지를 다른 곳으로 변경한다는 무전이 날라온다.

 

 왼편으로는 솜다리리지 길이 보이고

오르면서 오른편으로 보이는 토왕폭의 숨겨진 속살들.

등반을 하면서

왼편 오른편 그리고 뒤에서 들리는

등반자들의 외침과 바람 소리 어울우고

솜다리리지를 오르는 등반자를 보면서

세 번이나 솜다리리지를 하려 했었지만

끝내 오르지 못했던 과거 못 다 이룬 꿈을 생각한다.

등반자의 모습은 실루엣으로 다가오고

못 다한 꿈은 채색되어 가을빛을 띄고 있다.

 

 토왕좌골 리지를 하고 있는 우리 팀들을 보며

서로 간 손을 흔들며 그리움을 전하고

웅장한 폭포의 정경과 등반자들 어울려

가을날의 한 폭 풍경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문득 채색되어 버린 꿈을 일으키고 싶어졌지.

떨어지는 폭포 물소리 사이로 흐르는 시간.

멀리서 보면 인간도 자연 속에서 한 점으로 보이는 것.

가을 토왕골에서 나는 알았네.





     인접한 솜다리 리지길을 등반 중인 다른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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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왕골 "별따는 소년들" 등반하면서 찍은 주변의 사진.

가을의 이미지가 느껴지시는지요.

오후 날씨가 흐려져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가는 날마다 최상의 조건을 바란다는 것은 무리겠고,

그 산과 주변의 모습들 그리고 함께 했던

사람들이 다시금 그리워집니다.  

 

 





         솜다리리지길을 배경으로


        토왕폭포를 배경으로


         멀리 보이는 달마봉 




        권금성 주변 


        솜다리리지 하강 




         아, 으...  울산바위 


         "별따는 소년들"을 마치고 내려 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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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나절 자잘한 안개의 물방울들이

서로 엉겨 가볍게 날고 있었다.

며칠간의 인위적인 휴식 후

몸의 상태를 알기 위해 아침 뒷동산을 오른다.

 

 동틀 무렵 안개는 소나무 숲을 감싸고

일찍 일어난 사람들 분주하니 몸을 움직이고 있다.

 

 어제 저녁에 접한 메르세데스 소사의 죽음.

필립스음반 <MISA CRIOLLA>을 통해서 그녀와의 첫 만남.

 

 

 영혼의 저 바닥아래까지 깨우는

굵은 저음의 목소리.

카톨릭의 미사곡이  안데스 지방의 토속적인 멜로디에다

민속음악과 어울려 나타난 미사곡.

빠른 아프리카 리듬의 <미사 루바> 를 연상하면 쉬울 듯.

그녀의 힘있는 목소리가

다시금 나를 되돌아 보게 하고

아침나절 잠시 그녀에 대한 상념에 빠진다.

                                        아침   "Kyrie"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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