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

베란다 밖으로 둘러싸인 안개를 보며

마음 느릿해졌지.

 

 브람스 씨디 뒤적이면서 찾은 교향곡 4번.

클라이버와 발터가 지휘한 음반.

점점 더 고즈넉해지는 가을에

브람스의 음악은 마음의 더 깊은 곳으로

몰고 갈 것임을 생각해냈지.

 

 춘천마라톤을 알리는 부산물들이 어제 왔다.

올해는 이에 대한 준비가 없는 관계로

그냥 넘기기로 그 전 부터 마음을 먹으니

한편 해마다의 연례행사에 올해만 빠진 것같아

내심 섭섭하다.

 

 이미 뛰기를 포기한 이상 

그것에 대한 집착은 다른 미련만 남길 뿐.

먼 산들이 알락달락하며 다가서는 이 때.

밀렸던 브람스 음악이나 들으면서

침잠하는 수 밖에.


                                                                                                   2007 가을 방태산에서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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