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 길을 나섰지.
흐릿하게 보이는 주변의 사물을 따라
오늘 일출에 대한 기대를 가졌었지.

 구름 한 점 없는 날
해는 어느샌가 중턱에 떠오르고
그 해를 마주한 채로
순간들을 몇 장의 사진에 담아 두었지.

 아침 나절
부지런한 새는
느긋하니 몸을 움직이며
햇살 가득하니
몸을 담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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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계 캠프 중 미륵장군봉엘 갔었네.
새벽까지 마신 술이 머리를 뒤흔들고
작은 시내가 되어 흐르는 계곡을 따라서
신선벽 앞에 도착했었지.

 오늘의 등반대상지는 미륵장군봉 타이탄길.
코락길과 함께 어울워져 오르다가
2P 지나면서 서로 나뉘게 되었지.
뒷편으로는 신선벽이 보이고
몽유도원도 리지 길 오르는 사람들
움직이는 모습을 멀리서 보았네.
자잘한 산의 봉우리들이
역광을 받아서 연한 녹색의
투명한 빛으로 다가왔지.

 길을 잘못 들었다네.
오르려했던 타이탄길은 좀 더
오른 쪽에서  출발이 되는 것임을
늦게서야 알았네.
하여 우리가 오른 것은
체 게바라 길.
왜 이 길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지만 알 수 없었네.

 손끝의 감각은 얼얼하고
휘청거리는 육신 무시하고
마음만 앞서서
몇 번의 하강 끝에
다시 길을 내려 왔었네.



    주변 정경(가리산 부근)





     몽유도원도




   
     코락길 등반팀






      체 게바라길




     그렇게 지나가 버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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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나절의 예보는
비가 온다는 것.
그래서 똑딱이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가까운 강문으로 향했지요.

 태풍에 대한 예보 탓인지
고기잡이 배는 다들 어디론가 대피를 하고
한 척만 묶어 있었지요.
멀리 보이는 배 몇 척 외에는
사람 찾아 볼 수 없고
해서 느릿하니 경포쪽의
해변 산책로를 따라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지런한 아주머니들 일찍부터 나와
해수욕장 부근을 청소하고 있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몇 사람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지요.
입으론 송창식의 "철 지난 바닷가" 노래를 부르며
이 여름도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가 부른
"아듀오스"의 애절한 심정을 느꼈지요.
아쉬움에 바닷가쪽으로 다가가
발을 담가 보았지요.
전해져 오는 바다의 찬기운을 느끼며
멀리 해안선을 바라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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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관령국제음악제 구경하려고 용평엘 갔었지.
선자령쪽으로해서 비잉 돌려고
카메라를 주섬거리고 챙겨 왔지만
역시나 날이 흐리고 가벼운 빗방울이
차창으로 날리고 가스가 가득 끼어서
사진찍는 것은 생각을 접어야 했었지.
태풍은 올라 온다고 하고
서둘러 바다를 떠나는 피서객 무리들이
고속도로에 행렬을 이루었지.

 오랜만에 찾은 연주회
용평리조트 타워콘도 1층 눈마을홀에 들러
티켓을 구입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용평으로 다시 나섰네.
날씨가 좋아질 기미가 있는가를 알기 위해
차창 밖 저멀리 있는 산을 보지만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네.

 음악제 올해의 주제는
WHAT,S IN A NAME ?
오늘 연주는 카겔의 세 연주자를 위한 대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번, 
차이코프스키 피렌체의 추억.

 카겔의 작품 연주는 현대곡이라서인지 
생소하고 낯설었다.
연주자가 "올레, 노"하고 탄성을 내지않나
게다가 연주자의 퍼포먼스까지 가미가 된
난해한 곡이었다.
타악기 연주자는 각종 타악기를 두드리고
지시하고 지휘하고 이에 따른 첼로 주자들이 응답을 하고
어떤 때는 소음 쪽에 가까웠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을 
듣노라면 나른한 봄날의 오후가 연상이 된다.
10번은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백호머리를 한 바이올린 연주자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서로에게
말을 걸며 대답하며 속삭인다.

 피렌체의 추억.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두오모성당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연주단체명도 미켈란젤로 현악4중주단이라서
피렌체라는 지명과 어울리는 것 같다.
현악6중주.
함께 어울려 울림을 만들어 주고
주선율을 위해 뒷받침해주는 각 악기들의 호응.
1악장의 끝부분을 무섭게 몰아 부쳐서
한순간 긴장감마저 일고
머리 속으로는 잊혀졌던
옛 추억들을 더듬는다.

 연주 후 연주자들이 객석에 나와 앉아서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경청하고 있다. 
강효 예술감독을 비롯한 연주자들을 
직접 가까이에서 보는 안복을 누렸다.

 태풍 몰고 올 비가 내리고 있었지.
선자령에서의 야경과
대관령 옛길로 가려던 계획을 접고
고속도로로 방향을 바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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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나절 잠이 깼었지.
전날 마신 술의 양과 잠잔 시간을 계산하고
몸을 움직였었지.

 고속도로를 타고 가며
보이지 않는 바다
머릿 속으로 그리면서
브람스교향곡 1번을 들으며
추암을 향했었지.

 이미 부지런한 몇몇의 사람들은
삼각대를 펼쳐 놓고
해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봄날 오징어를 질겅거리며
바라 본 바다.
여름날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백사장변을 어지럽히고
멀리 해가 뜨는 쪽을 응시하며
서성이며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지.

 잠깐 사이 해는 모습을 보이고
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발 빠른 자 카메라 주섬거리며
그 바닷가 떠나버리고
우둔한 자는 그저
다시금 구름 밖으로 해가 나오기를
지리하게 기다렸었네.

 잠시 빛이 보였고,
다시 들어가고
어찌할거나를 생각하다가
바다위에 우뚝하니 솟은
추암 한 번 더 바라보면서
길을 나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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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숲에 위치한
허난설헌 유적지에 발길을 옮겼지.
햇살 사이로 나무 그림자
길게 늘어지고
고단한 그녀의 삶을 생각하며
긴 그림자만 멍하니 바라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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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나절 강문엘 나갔지.
방파제쪽으로 사람은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인해
마음은 쓸쓸해졌지.

 두리번거리며 사람들을 찾으며
해 뜨기를 기다렸었지.
수면에서 잠깐 비추고는 감추었다가
저 높이 떠버렸었네.

 남은 일이라곤 어스렁거리며
아침 바다의 내음을 맡는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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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오후.
느릿한 몸 일으켜 세웠지요.
오후 3시경 춘클리지에 시작점에 도착하니
그전까지 햇빛 내리쬐던 하늘이
흐려지면서 비 내릴 기세였지요.
그냥 무시하고 오릅니다.

 피서철 다들 집 떠났는지요.
앞선 등반팀이  없어
주변의 경치를 살피면서
리지 길을 올랐지요.
내린 비로 강물은
다시 탁해지고 저 멀리로 보이는 산자락
그리고 강변의 서경.
변해가는 도시의 모습을 보면서
짙어가는 더운 여름 한나절을 느꼈지요.

 내려 오면서
점점 더 올라가는 돌탑과
많은 사람들의 왕래로 넓어져가는 길
계곡의 찬물에 손을 씻으며
내게도 남아 있을 여름의 흔적을 
머릿 속으로 찾기 시작했지요.

 
 2인 1조 등반. 소요시간: 3시간 (15:20-18:20) 5P 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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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오후나절 강문
낚시하는 사람의 모습이 한가하다.






 그리고 아침나절
소나무 숲에서 몇 장을 찍었지만
아침의 색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눈으로 보이는 색채가
재현되지 않음에 대해
기기가 다운그레이드 되었다고
변명을 해야할까 아니면
무엇을 탓해야 하나.

 보이는 빛의 다양함과 오묘함을
담을 수 없어 안타까운 아침.
포인트 선정해 놓고
다시 오는 수 밖에.

 일출시 그 붉은 빛은
사진 속에서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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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두시 넘어서 추적이는
빗소리에 잠이 깨었지요.
일출 전 안목에서의 출항 모습을
찍으려던 생각은 순간 머리 속으로 사라지고
그래도 지친 몸 일으켜 세웠지요.

 카메라를 준비하고 나섰지만
비는 연해 내리고
차창 밖으로 이어지는 풍경은
사람없는 쓸쓸함이었지요.

 몇 개 가져오지 않은 씨디 중에서
뮌쉬가 지휘하는 브람스 교향곡 1번을
또 들으며 입으론 웅얼거립니다.
어디로 갈까하다가
해안도로를 따라 쭈욱하니 가다가
사천항에 오게 되었지요.

 밤새 비를 맞은 배들이
정박하고 주욱 늘어진
작은 항구의 풍경과
한쪽에서 비를 긋고 있는 갈매기 무리와
아침 생업을 위해 
방파제 등대 사이로 떠나는 배들을 보았지요. 

 그리고 문득 추적이는 빗소리에
배다리마을의 옛 숙소가
보고 싶어져서 방향을 바꾸었지요.
이른 아침부터 관리하시는 분이
굳게 지키고 있고
나아가지 못하는 나의 계획들.

 그저 동구 밖에서 마을 주변을 서성이면서
깨꼼발로 서서 활래정을 보았을 때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으로
넘어 가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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