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얼음 공지를 보던 날.

저 가슴 한 켠에서 첫얼음 시작하던 때를 기억한다.

화천 딴산이었지.

남의 바일을 빌려 힘겹게 올랐던 기억.

산 너머로 보이던 푸른 하늘 저편으로 얼음 속으로 단단하게 갇혀 버린 과거의 기억들.

 

 용대리 황태 덕장을 지나며

얼었다 풀어졌다하며 누런 제 빛깔을 내는 황태처럼

시간 지난 우리들의 삶도 단단하게 엉키고 일어서기를 소망한다.

 

 차창 밖으로 본 매바위.

아무 사람도 없어서 큰 횡재나 만난 것처럼 미소를 짓다가

강변을  타고 도는 거센 바람에 몸을 떤다.

갖고 온 타프를 치면서 인호의 고마운 마음을 생각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330도인 때에 해당하는 절기인 우수(雨水).

절기상 봄으로 가야하는 이른 시간이지만

부는 바람에 눈물 쏙 빠지고 손과 발이 서서히 감각이 없어진다.

우수(右手)를 들어 오를 곳을 정하고

차디찬 바람 속에서 버터야 하는 등반자의 우수(憂愁).

 

 첫 얼음에 대한 명멸하는 기억 속에서 다시 찾은 매바위.

상승 기류를 타고 오르는 한 마리의 매.

그리고 푸른 하늘을 향한 바람 속에서 흔들리는 명태의 추억 속 쫑얼음.

  

매바위 바람의 추억-타프 밀려감.  




골바람 불어 추운 날


주변 정리


기록 - 팬탁스 옵티오 RS1500 똑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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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날이었지.
오름 후 땀은 이어지고 이러다가 봄날은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가 생각을 하다가
저녁을 먹으며 달력을 보니 입춘이었네.
계절은 절기를 넘어서지 못하고
그리하여 써 보는 글자.

  立春大吉   建陽多慶

  겨울의 어둔 터널을 지나 봄으로 이어지는 시간
우리 서로에게 좋은 일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날.

 딴산 한편에서는 동네 사람들 모여 척사대회를 하고
어울림 중 외치는 소리 "낙"
떨어져 내리는 얼음을 알리는 소리 "낙"이
서로 어울워 오는 봄날의 따스함을 느끼게 했었네.

 기록 캐논 똑딱이 G10















따스했던 입춘 날의 기억을 기록으로 담으며.

함께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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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
 2. 1  춘천시외버스터미널(버스 이용) - 속초 - 설악동 - 비선산장 - 희운각 대피소
 2. 2  희운각 대피소 - 중청 - 끝청 - 갈림길 - 한계령 (한파 경보)


 지리산에 가지 못한 꿈은 설악으로 이어지고
2박 3일치의 짐은 아침 시간이 바쁜 탓에 정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짊어 진다.
미시령 굽이 돌아 차창  밖 울산바위를 보면서 
겨울 설악의 모습은 어떨까를 생각해 본다.

 한 무리의 중국인 관광객들만 주변을 서성이고 있는 설악동을 지나
비선 산장으로 이어지는 숲길에서 들리는
딱다구리 나무쪼는 소리가 반갑다.
키 만큼이나 내려 앉은 눈 사이로 지나
바람 불어 잔설들 날려 눈이 부시다.

 무너미 고개 넘어가는 된비알.
내려 오는 사람들이 썰매를 타서인지
오르는 것이 쉽지 않아 몇 발자국 못 내디디고 숨을 고른다.
뒤돌아 서서 지난 흔적을 찾으려 하지만 
골짜기의 찬 바람에  이내 발자국이 눈에 덮힌다.

 희운각 대피소.
백담사쪽에서 소청을 거쳐 오른 부부와 나 세 사람이 대피소 인원의 전부이다.
열흘 넘게 계속 이어져 온 술 마심을 생각하고
밤중 밖에 나가 온도계를 보니  영하 17도.
별은 빛나고 반달이 눈위에 비친다.

 아침 나절 영하 23도.
전국적으로 한파경보가 내려진 상태.
한편으론 서북능선상의 매운 바람이 걱정되서
다시 설악동 쪽으로 내려갈까 생각을 하다가
계획했던 대로 실행하자고 마음을 잡는다.

 중청으로 가는 길에 모여 있는 구상나무 군락지를 지나 서서히 보이는 대청봉.
눈으로 인사를 하며 한계령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저멀리 오른쪽으로 보이는 귀때기청을 길라잡이 동무로 삼아 내려가는 서북능선 길.
흰 눈에 눈이 부시고 바람의 흔적이 눈 위 곳곳에 남아 있다.
추위를 피해 내려가는 길.
한계령 1km를 알리는 팻말을 지나며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주변의 산들을 둘러 본다.
 

 

120201 신흥사 건너는 다리 아래



삼형제봉


등반가의 꿈 - 겨울 적벽 등반


천불동 계곡 - 백색의 풍경


100521  봄날 풍경


111002  가을날 풍경 





화재로 흉물이 되어버린 양폭대피소


화채봉


120202 희운각 일박 후 소청을 오르며 본 공룡능선




범봉과 울산바위


소청에서 용아장성 조망



중청 구상나무 군락지


중청대피소 그리고 대청봉


겨울 - 바람의 흔적










끝청에서 본 대청봉 - 긴 머리채 날리는 누이 모습


서북능선의 길라잡이 귀때기청봉


봉정암 일대


아, 그리운 점봉산


가리봉(1,518) 그리고 뾰족한 주걱봉(1,401) 귀때기청(1,577)



갈림길에서 본 설악 풍경


혼자서 찍는 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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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대빙장이 얼음을 얼리지 않은 관계로
수많은 클라이머들이 칠봉빙장에 몰렸다.

 좌우벽에 연줄 걸리듯이 걸린 수많은 자일들.
다행이 치악산악회와 연줄이 있는 후배의 도움으로
이미 설치해 놓은 남의 자일을 이용해서 오른다.
오르다가 코끝에 낙빙을 맞고
내가 실수하여 얼음덩이를 떨어뜨려
뒤에 오르는 등반자가 맞았다.
오르려고 하는 의지는 자책감과 미안한 마음에 꺽이고 결국은 하강을 한다.

 곳곳에서 들리는 낙빙을 외치는 소리와 떨어지는 얼음 소리.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한 번의 오름 뒤 의기소침해서 주변을 배회하다가
결국에는 다른 사람들 오르는 것을 구경만 한다. 



오른쪽 벽


왼쪽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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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탄폭엘 갔었네.
개울물 얼고 그 위에 흰눈이 덮여 긴 띠를 이루고 있었지.
바일을 들고 얼어붙은 강바닥을 쪼아보기도 하다가
산 중턱에 위치한 오탄폭을 올랐지.

 중턱에서 본 길은 구불하니 이어지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산행을 접은 후배를 생각하며
몇 년 전 이곳에서 함께 빙벽을 했던 추억은 떠오르고
푸른 빛의 얼음 위를 오르며 아득하니 먼 산을 쳐다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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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폭 가는 길.

장수대 옆을 지나쳤었지.

명절을 맞이한 장수대 숙소에는 빈 집 지키는 개들만

제 목소리 스스로 울리며 텅빈 공간을 지키고 있었고

지나는 자의 늦은 감회는 바람 속을 떠돌았었네.

 

 어디 잃어 버린 것이 하나 둘 일까만을  생각하다가

얼음처럼 딱딱하게만 굳어버린 지난 날 일으켜 세우지 못해

그냥 지나쳐버린 옛 길 주섬거리며 살펴 보았지.

장수대 야영장으로 이어지는 그 길을.

추억들은 언제나 아름답게 채색되고

이 바람부는 개울가에 서면 그날의 기억들이 오롯하니 살아날까를 생각했었네.

보이지 않는 시간들 그렇게 흘러가고

겨울 날 다시금 찾아 오는 시간.

한편으로 이어지지 않은 길들

머리 속 저 만큼의 길에는 추억들 그렇게 길 위에 누워 있을까.

예전과는 완전하게 변해 버린 다른 풍경을 보면서

지난 기억들은 이 차가운 겨울 얼음 속에 갇혀 있었네.

그 기억들 일어 설 수 있다면.

 

 지나간 일들에 대한 생각은 꼬리를 물고

바람 소리 그리고

떨어지는 대승폭의 얼음 소리.

지금의 기억마저 떨어질까 두려워

겨울 실폭에서 스스로 몸을 움추렸었네.

 












맞은 편에 위치한 대승폭포(서북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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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부는 날 오르는 산.

파일자켓 사이로 바람은 숭숭 소리를 내어 날리고

오랜만에 들어 보는 상원사의 불경 소리.

오후의 적막함.

기울어가는 오후의 나른한 빛들 스러지고

오늘이 음력 한 해의 마지막 날임을 생각한다.

 

 높은 곳에 사는 까마귀

기름진 검은색 날개 퍼덕이며 하늘을 날고

불어 오는 바람에 등을 돌리고 쳐다 본 곳.

강물 사이에 존재하는 도시.

춘천.












  기록 - 팬탁스 옵티오 RS1500 똑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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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게으름에 취한 자 뒤적이며 몸을 움직인다.

마음은 침대에 가 있건만 이어지는 몸의 반란.

 

 비 간간이 나리고

바람마저 부는 날.

흐릿한 불빛에 의지해 오르는 근교의 산.

야트막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고

마른 떡갈나무 잎 바람 속에서 서걱이고

부지런한 딱따구리 나무 등걸을 쪼고 있다.

 

 해 뜨기 전의 겨울 아침은

단순한 색으로 이어지고

머릿 속으론 떡갈나무의 누런 색 잎을 떠올리며

느릿하게 걷는 아침 산길.













 금일 기록용 카메라 팬탁스 옵티오 RS1500 똑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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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맑은 날.

희망을 향한 일탈을 꿈꾸었지요.

이미 도착하기 전부터 몸은 달아 오르고

오르지 못한 푸른 꿈들

알락달락하니 꾸었지요.

 

 눈 덮인 산뒤로 보이는

코발트 빛의 하늘을 연신 보며

설악에 대한 긴 꿈을 꾸었어요.

언제나 그 꿈은 이루어지지 못해 아쉬움만 남기고

하늘 맑은 날

푸른 빛이 그리워 연해 올려다 보았지요.

 

 닭 백숙을 먹으며

날지 못하는 닭의 비애를 생각하며

언제쯤 하늘을 떠도는 푸른 매가 될까를 생각했지요.

하늘을 떠도는 푸른 꿈이었을까요.

이루어지지 못한 꿈들은 이어지고.

 

 움추러든 기억들 .

켜켜이 벗고 일어서는 날.

한 켠 채곡하니 다시 쌓고

그렇게 이곳에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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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일찍 눈을 뜬 하루.

밤의 길이가 짧아진 아침 시간을 보면서

동지로 부터 지난 날들을 헤아린다.

 

 눈 내리지 않은 올해.

다들 가뭄이라 말하고 터벅이면서 오르는 길.

바람마저 없는 날.

터덕이면서 도착한 구곡폭포.

일찍 올라온 보람을 느끼기.

 

 선등 순봉 차분하게 오르고

마음도 폭포를  넘어 저멀리 하늘로 오르는 날.

매 번 느끼는 것이지만 언제나

오름의 동작들은 엉키고 꼬여서

지난(至亂)한 삶과 같은 것.

두 팔과 다리로 전해지는 힘을 느끼면서 오르는 등반의 순수함.

길들은 내려깔린 줄로 이어지고

잠시 내려다 본 좁은 세상.

 

 시간 지나 무리의 사람들 오르고

그런 것에 익숙하지 못한 자

한 번 올랐다는 마음에 스스로를 위무하고

몸에 묶은 줄을 푼다.

 

 곳곳에서 들리는 "낙(落- 낙빙(落氷))" 하는 소리.

자연에 취한 자에게 들리는 것은

樂, 樂, 樂 .............

그 해 겨울이 따스했을까를 생각하며

슬그머니 웃음을 지어 본다.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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