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기록>
120630 (15:20) 설악동 - (18:20) 천불동 계곡을 거쳐 공룡능선 신선대에서 비박.
120701 (08:00) 신선대 - (13:30) 마등령을 거쳐 설악동 하산
공룡능선에서 본 운해에 대한 기억이 앞서는 비오는 날
다음 날의 일기 예보를 확인하고 집을 나선다.
오전까지 내린 비로 설악동 입구에서 본 산들은 운무가 가득하고
요란한 물소리 귓가를 어지럽힌다.
비선대 오르는 일부 등산로에는 물이 차오르고 거침없이 흘러가는 물에 잠시 발을 담근다.
모인 물들은 아래를 향해 스스로의 길을 내고 있고
과거의 흔적을 넘어 서서 지우고 있다.
비에 젖은 녹색의 잎들은 윤기를 내며 더욱 짙어지고
운무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을 보면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산의 모습을 그리며 오른다.
신선대를 오르다가 내려오는 한 분을 만난다.
그 분은 내가 비박할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내일의 촬영에 대한 기대로 다시금 신선대로 발길을 돌린다.
비박터에 앉아서 공룡능선을 응시한다.
능선상 운무는 보이지 않고 저무는 해는 구름에 가려
가는 빛만이 산으로 내려오고 있다.
울산바위쪽으로 눈을 돌리니 운해는 중턱까지 오르다가
밤이 되면서 점점 아래로 내려간다.
밤이 되면 운해는 잠시 사람 사는 곳으로 내려갔다가
이른 아침나절부터 그리움으로 지난 밤의 안부를 묻는다.
그리고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하늘을 보았으나 온통 안개가 짙어 앞을 볼 수 없어서 다시 잠을 청한다.
부지런한 사진사들은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나름의 포인트를 잡으려하고 있고
그러다가 하늘이 조금씩 열리면서 능선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프리드리히의 그림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가 생각이나고
폴리니가 연주한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을 듣고 싶은 날.
아침.
간 밤 밀려 내려갔던 운해는 다시 산으로 오른다.
아래에서 운무가 깔리기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운해는 아래로 깔리지 않고 산봉우리 위에
떠억하니 자리하고 시간이 지나가도 내려갈 생각을 않는다.
그래도 어떡하랴.
카메라에 몇 컷을 담고
능선의 아침 풍경을 응시하면서
지난 날의 멋진 풍경을 가슴 속에서 꺼내어 놓으며
산을 향해 가볍게 웃음을 짓는다.
하산.
밀려오는 더위.
비선대 길 내려가면서 올해 처음 듣는 매미 울음소리.
선성만수(蟬聲滿樹) - 매미 울음 소리에 옛 사람을 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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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7 공룡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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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