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깊어 가는 날.

원시의 암릉에서 우리는 현대화된 장비를 착용하고 길을 나선다.

길들은 잡목에 가려 보이지 않고 

보고 싶던 암릉은 보이지 않고

가는 길의 오른쪽에 혹은 왼편으로 낮게 따르고 있다.

물길을 넘지 못하는 산.

왼쪽으론 재량골 그리고 삼지바위리지의 연봉이

앞으로 바라보이는 길엔 가깝게 다가 서는 귀때기청

뒤로는 가리봉 저멀리로는 점봉산.

오른쪽으론 상투바위골.

 

 산은 겹겹이 날 에워싸고

고단한 삶 그만내려 놓으라고 하고 위로하고

산정 아래로 이미 내려 오기 시작한 알락달락한 가을의 소식들.

가을이 주는 산색에 취하여 발걸음마저 무뎌지고

골바람 소리 스산하게 안부를 타고 내린다.

 

 온 몸으로 올라가는 원시의 암릉.

볼트 하나 보이지 않고 믿을 것은 역시 원시의 몸.

4P 말등 자세를 취하면서 본 앞길들.

하여 가고자 했던 그 길들 앞에 섰었네.

더 가고자하는 마음은 앞섰지만

이젠 돌아가야할 시간.

 

 터덕이며 상투바위골로 내려 간다.

지난 수해의 흔적은 고스란히 골짜기에 남아 있고

골따라 길 없는 길 웅얼거리는 물소리 따라갔었네.

터덕이며 걷다가 돌아 보는 산.

이마에 푸른 하늘을 이고 있었지.

 

 재량골 오르다 보이는 삼지바위길

 

 

 뒤로 보이는 가리봉 산군.

 

 

 

      

         가깝게 보이는 4P부터 7P까지 그리고 뒷쪽의 귀때기청

 

  귀때기청 주변

 

 

 

 멀리 보이는 점봉산

 

        3P 하강

 

 

 4P 말등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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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를 걷다가 주변의 꽃을 본다.

켜켜이 쌓인 시간 더미 속에서 지난 시간을 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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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찾은 용화산.

하늘은 점점 높아만 가고 바람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에

신입 회원들은 그들의 몸으로

선배들은 그간의 경험으로 바위를 이야기하며 풀어 나간다.

 

 가을 더욱 가까워 오는 날

우리들이 줄을 묶으며 함께 했던 기억과 시간들은

켜켜이 쌓여져 오랫동안 기억될 것.

 

 

 

 

 

 

 

 타이탄 길을 오르며

올림푸스에서 쫓겨난 프로메테우스의 비애를 생각했었네.

역사 이전의 신들이란 보통의 남자들과 비슷하여

작은 일에도 키와 무게를 재고 나이를 따지고 아웅다웅하며

자신의 마쵸적인 속성을 과시하고 뽐내는 신화의 시대를 생각했었네.

그 신들이 살던 시대의 속성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이젠 자랑하는 것보다는 안으로 내실을 기하며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 뿐.

 

 

 계곡따라 눈길은 먼 산으로 이어지고

가을이라는 계절을 맞아 산은 철 들어가고

우리는 얼마큼 성장한 상태에서 하루를 딛고 서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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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기록>

   (09:00) 설악동 - (11:00) 양폭 대피소 - (11:49) 갈림길 - (14:00) 1275봉 - (15:30) 마등령 - (18:00) 설악동 총 9시간.

 

  아침 나절 가까스로 속초행 버스를 탄다.

다시금 보고 싶어지는 설악의 모습을 그리며 하늘 한 번 쳐다보고

MP3에서 나오는 음악 들으며 아침 잠을 청한다.

 

 동명항 주변.

빛을 받은 바다는 물결 출렁이고 어디론가를 향하는 어선은 아침나절 분주하다.

설악동행 버스를 기다리며 주섬거리고 짐을 다시 싼다.

오늘은 광각렌즈 하나만 가져와서 이미 머릿 속으론 설악의 풍경을 이리 저리 자르면서 즐거움에 젖는다.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

설악동 너른 마당이 중국인 거리가 되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다가 

전 번 산행했던 토왕골쪽을 바라다본다.

바람 소리와 어울워 물소리 귀에 익고

산의 공기에 심호흡 크게 하는 날.

산이 함께 있어 더더욱 즐거운 날이라는 생각에 발길은 총총 가볍다.

 

 그리하여 게곡따라 오르는 길.

물소리 시린 날 다가오는 계절과 변해가는 산의 모습을 주의깊게 살핀다.

이 곳에 올 때마다 사진을 찍는 계곡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서서

달라진 것들은 없는가를 살피고

가을로 향하는 시간에 여름의 흔적을 털고 자신은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묻는다.

계곡 아래로 바쁘게 움직이는 물.

이젠 바쁠 것 없는 느릿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귀면암 오르기 전에 본 뱀.

길 중간을 슬금거리며 기어간다.

설악에서 뱀을 본 것이 정말 오랜만이고 이런 땐 복권이라도 사야하지 않을까라는 속물의 생각을 갖는다.

 

 무너미 고개 된비알을 넘어서

다시 공룡으로 향하는 길 위에 선다.

길은 과거로 이어졌다가 다시 지금으로 교차하면서

길 가는 자의 생각을 어지럽히고

그 기억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

스스로 머리를 흔들며 부정해 보지만

언제나 떠오르는 것은 지난 기억들.

과거의 기억은 스멀거리며 올라오고 그리하여 다시 선 신선대.

정직한 몸은 지난 일들을 떠올리고 그 기억 속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하고 웃음을 짓는다.

운무가 덮여서 전체를 못 본다고 해도 상관 없는 것.

바람 속에서 몸을 휘감으면서 심호흡 크게하며 바라보는 산.

이렇게 아름다운 날들이 지속되기를 빌어 본다.

 

 가을 붉은 빛이 군데군데 보이고

변해 버릴 이 산을 나름 머릿 속으로 그리면서 내려 오는 길.

아쉬움 속에 다시 돌아 보는 산.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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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오르는 금학산.

여름의 더위는 물러가고 이제는 서늘한 한기마저 느끼며 오르는 산.

늦둥이 매미 울음 소리 들으며 지난 여름의 흔적을 생각하다가 바라 본 내가 사는 곳.

누런 가을 빛 들판에 펼쳐지고

바람따라 나도 가을빛 소망을 꿈꾼다.

 

 

 

 

 

 

 

 120919 아침

 

 

 

 

  주변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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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미륵장군봉 산행에 참가하기 위해 토요일부터 마음은 바빴다.

철원에서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개별 출발할까를 생각하다가 동료들이 기다려주는 바람에 함께 갈 수 있었다.

덕분에 짐도 대충 싸고 먹을 것도 부실한 상태로 출발한다.

 

 오랜만의 정기 산행.

몇 번이나 그 전에 가 본 산행지이지만 마음은 벌써 설악의 산자락을 떠돌고

차창을 통해 들어 오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가진다.

밤에 도착한 아갈바위.

늦게온 자 몇 잔의 술로 숨을 돌리고 신입회원에게 인사를 건넨다.

여러 순배의 술로 몸은 늘어지고

설악의 옛 기억들은 흐릿해질 무렵 한뎃잠을 청한다.

 

 운동도 게을리하여 이젠 오름도 자신이 없어지고해서 쉬운 길을 청한다.

미륵장군봉 체게바라길.

전 날에 내린 비로 계곡의 물소리는 이어지고

저멀리 보이는 가리봉 주걱봉은 구름에 상단 부분이 가려있다.

 

 바람 소리 계곡을 가르며 흐르고

이젠 산빛은 진한 녹색의 단색.

뒤돌아 본 신선벽.

그 풍경이 몽유도원도라는 리지 길 이름을 붙일만도 하다.

오름 중 가쁘게 숨을 몰아쉬면서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그리고 먼 산 멍하니 보기를 반복하다가 오른 미륵장군봉 체게바라길.

 

 계곡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니 과거의 기억들이 함께 따르며 오르고

이젠 새로운 기억으로 다시 덧보태지는 기억들.

 

 

 신선벽 환영길

 

 

 

  멀리 보이는 주걱봉, 가리봉

 

 

  2P 등반 들머리 출발 코스

 

 신선벽 몽유도원도 리지길

 

 

  미륵장군봉(왼쪽부터 체게바라 - 타이탄 - 카르마길)

 

 

 

 

 

 

 

 

 

 코락길 하강 중인 다른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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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오르는 산.

지난 여름의 기억들은 여기저기 흩어지고

철 지남을 한탄하며 늦둥이 매미 울고 있었지.

우둔한 몸을 탓하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이젠 근시안에서 벗어나 넓게 보기를 소망하면서 저 멀리 있는산을 바라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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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대상지: 토왕골 별따는 소년들 리지.

                    우천 관계로 8P 지나 탈출.

 

" 선녀봉 섧은 전설 속삭이듯 토왕성아

밤이슬 함뿍 젖어 손짓하던 울산암아

나 항상 너를 반겨 여기 살고 싶은데

아~아~아~아~아~ 나는 또 다시 네게 오마

                                                                  - <설악아 잘있거라> 가사 중

 

 한 편의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 주지는 않지만

바위길 올라 가며 때때로 돌아 서서 나는 보았네.

왼쪽으론 토왕폭, 오른쪽으론 선녀봉

그리곤 커단하게 마주하는 노적봉.

천상(天上)에서의 느릿한 걸음.

 

 몰려 오는 비 구름 마음 재촉하고

안전을 위해서 중간 탈출.

 

 내리는 빗 속 보고 싶던  토왕폭의 물줄기.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며 어지럽게 들리는 물소리

동무 삼아 내려 왔었네.

 

 

 

 

 

오르면서 보이는 토왕폭

 

 

               길 왼편에 위치한 솜다리팀

 

  토왕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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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류산(화천 명월리 소재993M)

 

 더운 여름날  시원한 계곡을 찾아서 길을 나섰네.

이미 길가 곳곳에는 차들이 세워져 아래 물가엔

수많은 사람들 오후의 한나절을 보내고 있었지.

 

 내리쬐는 태양이 두려워지는 나이가 되어

두류산 들머리 오르다가 계곡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네.

짙은 녹색의 단색으로 치장한 여름산.

이상의 말대로 단일색이 주는 권태로움일까.

전 날의 음주를 생각하고 또 바람 불지 않은 날씨를 생각하고

계곡쪽으로 발길을 다시 돌렸지.

 

 도화(桃花) 동동 떠내려오지는 않았지만

계곡의 시린 물소리 들으며 걸었네.

몸에 물을 끼얹으며

"그려, 여름엔 계곡이여."를 실감했었네.

울창한 숲이 끝나는 지점에 저멀리 푸른 하늘이 보이고

전주막걸리 따르면서 본 주변의 경치.

그리고 물가에서의 혼곤한 잠.

물소리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백마계곡 물가에서 오후나절 시간 보내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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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번 날 휴관인 관계로 다시 찾은 국립박물관.

들머리의 타이 역사관을 지나 이후 관람의 방향선을 잡기가 힘들다.

유물의 보존 상태가 허술하고 유물에 대한 영문 해설이 빈약하다.

박물관 군데군데 냉방시설이 되어 있는 관계로 느긋하게 볼 수 없었으며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더구나 박물관 내부가 "ㅁ자" 형의 겹구조를 갖고 있어서 관람 동선이 엉크러져

수박 겉 핥기식의 관람도 다하지 못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Ganesha - East Jaba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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