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맑은 날
대룡산을 오른다.

 발 끝으로 전해지는 푹신한 땅의 감촉과
연한 녹색으로 이어지는 봄날의 빛깔들.
역광에 투명하게 반사되는
녹색의 봄빛이 그리워
아를로 떠난 고흐가 된다.

 활공장에서 바람을 타고 날으는 사람을 보면서
나도 훌쩍 몇 발자국의 잰걸음으로 지상을 떠날 수만 있다면 
시린 눈으로 그들의 궤적을 쫓는다.

 곳곳에 숨어 있는 여러 색의 꽃들.
눈에 띄지 않은 작은 것에서 느끼는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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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악산엘 갔었네.
대둔산 용문골에서 본 봄의 알락달락한 빛과 정취가 생각이 나서
그 빛 다시금 보려고 운악산엘 갔었지.

 그리웁던 그 빛들
아직까지 숨어 있었지.
산정과  중턱의 산색은 변함이 없고
단지 군데군데 피어있는 진달래꽃만이
산의 봄빛을 알리고 있었고
조그마한 산새 우렁차게 울어댔었네.
기대가 큰 만큼의 실망을 접고
지난 가을 붉게 물들였던 산을 생각하며
곧 찾아 올 봄풍경 마음 속 생각하며 위안을 삼았네.

<시간기록>
(14:30) 매표소 - (14:58) 눈썹바위 - (16:24) 운악산 동봉(937.5M) - (17:17) 현등사 - (17:40) 주차장

      눈썹바위





      병풍바위

     미륵바위



       남근석

       코끼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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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우중충하고 산행 도중 비가 내렸다.
 오랜만에 찾은 대룡산.
우산을 쓰고 느릿하니 오르면서
주변의 자잘한 꽃들을 살핀다.

 푹신한 발의 감촉을 느끼면서 올랐던 산.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더 찾게 되지 않았던 대룡산.
몇 년만에 다시 오른다.

 날씨 탓으로 899미터 산정에서 한기를 느낀다.
멀리 산 중턱으로 구름이 넘어 간다.

       홀아비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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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에 간밤에 마신 술의 양을 생각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
눈을 떠서 몸을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
머리는 아파 오지만 오늘의 날씨를 알 겸해서
어제보다는 맑은 하늘 하늘 한 번 쳐다 보았지.

 일부는 동지길로  우리는 용문골 다시 올랐지요.
할머니 암자 신선암 시린 물을 마시며
어제 마신 술로 거친 숨을 몰아 내셨지요.

 오늘은 11피치의 구조대길.
첫 피치 오르면서 뒤돌아 본 용문골의
형형색색의 봄풍경에 안복을 누리는 호사.
봄빛은 알록달록 점점 홍, 황, 백 등등의
여러 색들이 어울려 지천으로 펼쳐지고 있었지요.
봄빛에 취한 자가 되어
그저 단내 나는 입만 벌리고 주변을 보았지요.

 오른쪽으로 새천년길을 등반하는 팀들이 함께하고
앞으로는 암릉 사이로 서식하는 소나무의 자태를 보면서
왼편으로는 암릉들이 병풍처럼 도열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 되었지요.

 석이들은 흔적이 없는 석이바위
칠성바위 위에서 본 천년솔 그리고 그 이름을 딴 천년솔바위
대둔의 옛이름 한둔바위
마지막의 심마니바위까지
아기자기한 이름들이 이어져 갔지요.

 뒤따르는 코오롱등산학교 팀때문에
칠성봉전망대쪽으로 우회를 하고
6P 지나 있는 티롤리안브리지 구간도 그냥 통과합니다.

 하늘 구름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면서
조금씩의 다른 산의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등반이 끝날 즈음
오르나리는 케이블카 문득 타고 싶어졌지요.

 <시간 기록>
(08:18) 구조대길 들머리 - (14:34) 11P 완료. (등반인원 6명)



      오른편의 새천년길

     새천년길



















      새천년길(코오롱등산학교팀)

      용문골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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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에 출발을 한다.
차창의 왼편으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키스자렛이 피아노 연주하며 내는 탄성을 들으며
네 시간에 걸쳐 도착한 대둔산.
몇 해 전 정기산행 왔다가
3월의 추운 날씨로 인해 손이 곱아
제대로 등반도 해 보지 못한 기억이 난다.

 용문골을 지나며 들리는 물소리 하늘을 쳐다 보니 흐리다.
계곡물을 사이에 두고 신선암 팀과 갈라졌다.

 계곡을 타고 오르다가 그 끝에 위치한
들머리에 서서 장비를 착용한다.
최고 난이도 5.10C의 12피치 동문길.
가야할 길은 지리하게 먼 12 피치.
첫 피치부터 만만치 않다.

 4피치에서 몇 번이나 홀드를 잡으려고
노력을 해 보았지만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슬링의 힘을 빌어 인공등반을 한다.
오르면서 언제나 위안을 주는 것은 
주변에 도열해 있는 암벽들.

 화강암의 거친 느낌과
주변의 경치를 함께 맛보며 오른 동문길.
12 피치 지점에서 본 케이블카의 움직이는 모습.
나른한 봄날을 꿈꾼다.

 바람 불지 않은 날.

<시간기록>
(10:24) 동문길 들머리 - (13:55) 5P 종료 - (17:47) 12P 종료 - (19:07) 하산완료. 주차장.
(등반 인원 5명)
  



      선등자 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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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508 대둔산 동문길을 오르며










    100509  대둔산 구조대리지를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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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길 오르면서 보았지요.
밤새 술로 지친 몸에 흐릿한 눈으로 들어오는
다툼으로 피어 오르는 봄의 색깔을.

 천상의 화원이란 것이 이런 것이 아닌지요.
자신의 색을 드러내면서
산과 조화를 이루며 피어나는
계절이 주는 아름다움에 빠져 들었지요.
연록색만이 아닌
여러 색들이 모여
화려한 색동저고리를 입은 모습을 연상하게 되지요.

 그 아름다움 속
시간이 흐르면서 산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었지요.

 이런 날은 하루종일 신록이나 쳐다보면서
하루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지지요.

 눈과 마음에 가득 담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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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숲은 적막하다.

놀이동산으로 또는 공원으로 떠난 아이들은

기쁨만큼이나 커오는 오늘 하루의 행복을 기억하고 있겠지.

훗날, 성장한 뒤

5월의 그 때의 씨줄과 날줄을 맞추며

그날을 기억하겠지.

 

 오후 늦게 찾아 간 의암암장.

봄은 간다는 얘기도 없이 훌쩍하니

앞산의 푸른 녹음만 남겨 논 채로 떠나가 버렸다.

라일락 꽃 피고

흐릿하게 부는 바람사이

베어진 나무 위로 하늘소

더듬이 두리번 거리며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천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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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나절에 찾은 의암암장.
벚꽃은 바람에 날리어 흰 눈이 되어 내리고
기울어지는 햇살아래
울긋불긋 산들은 숨겨 놓은 색을 드러낸다.
군데군데 보이는 흰색과 연한 녹색이 어울려
봄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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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술관의 한 켠 구석에서
모딜리아니의 "푸른 눈"을 본다.
긴 목선과 비대칭의 푸른 눈.
검은 옷 그리고 어두운 배경.
한참동안이나 작품 앞에 서성거리며
잔 에뷔테른의 짧은 삶을 생각한다.

 아침 햇살이 나무가지 위로  다사로이 퍼지고
강변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도시.
따뜻한 봄날 강가에서 느끼는 서정을
3월에 느끼고 싶었다.
햇살가득 머금은 나무아래
강변으로 부는 봄바람.
흐릿하게 아침의 풍경이 다가 온다.

                                                      모네에서 피카소까지(필라델피나미술관 전시회에서)

                                                                                                   모네 - 앙티브의 아침

 

2.

 흐릿한 눈 비비면서 책을 읽는다.
예술가들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클래식 명곡을 낳은 사랑이야기>.

 나이 63세에 38세의 연하인 유부녀에게 사랑에 빠진 야나체크
이야기를 읽으면서 천사 미카엘이 알아 낸 것처럼
사람은 사랑으로 사는 것이라는 것과
그러한 열정이 삶의 동력이 되고
경이적인 창작력을 발휘한 힘이 되고 있음을 생각한다.

 말러와 관련된 내용을 읽다가 
오스카코코슈카의 <바람의 신부>라는
자신의 내면 심정을 나타낸 그림을 보게된다.
화가 옆에 누운 알마는 눈을 감고 깊고 평온한 잠을 청하지만
남자는 잠을 못이루고 쾡한 눈을 뜨고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정열적인 사랑이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질없는 것.
알마의 인형을 제작해서 곁에 두었던
그의 한 여자에 대한 집착과 편집증.
고질적인 집착에 대해 생각해 보다가
남녀간 서로의 생각과 사랑이 단절되어 있고
허무하다는 것을 보나르의 그림 <남과 여>를 통해서도 읽는다.

 

                                                                                       오스카코코슈카 - 바람의 신부


                                                                                    보나르 - 남과 여

3.

 전원경 <짧은 영광 그래서 더 슬픈 영혼>, 성석제 <농담하는 카메라>
노형석 <한국 근대사의 풍경>, 김용택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올리히 룰러(강혜경 외) <음악에 미쳐서>
니시하라 미노루 <클래식 명곡을 낳은 사랑이야기>, 포리스트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3월 흐릿한 날을 채워주었던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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