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록>

설악동 - 비선대 - 마등령 - 1275봉 - 신선대

 

 

 흐린 날씨 때문에 밤하늘의 별을 노래할 수 없는 시간.

밤하늘의 별을 보고 길을 찾던 시대는 행복했다는 루카치의 글을 떠올리며

멀리 바다 위로 보이는 오징어잡이 배의 불빛을 별빛이라 생각하고

어깨를 누르던 배낭의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가라앉은 가을 산색을 생각하며

한 잔의 술을 입에 털어 넣는다.

 

 

마등령을 오르며 보이는  천화대, 중청, 대청

 

울산 바위

 

마등령에서 둘러 보기

 

 

 

공룡능선에서

 

범봉 및 천화대

 

 

 

 

 

신선대 오후

 

 

 

용아장성의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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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기억을 안고 오르는 귀때기청.

좌로는 가리봉 주걱봉의 능선이 불쑥하니 솟아 오르고

오른쪽으로는 공룡이 납작 엎드려 호위하는 서북능에 다시 오르는 날.

 

 

 멀리 단풍이 물든 산을 바라보며

나무 사이로 오르는 바람을 타고 금빛 상념에 취하는 날.

우리들의 꿈은 알락달락한 빛으로 채색된다.

 

 

 

 

 

 

 

 

 

 

 

 

 

 

 

 

 

 

 

 

 

 

 

 

 

 

 

 

 

                            대승폭포

 

  가리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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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9

 

 스마트폰 사용이 두 달 조금 넘은 지금.

삶의 편리성이 집중력을 해치고

흐린 사고의 흐름을 방해하며 경거망동한 행동을 하게 한다.

전달된 이미지는 내면의 사고 과정 없이

즉물적으로 반향될 뿐이다.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충족감이 정신적인 행복까지

아우를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을 재확인하고

결국 오늘 아침부터 전화기 뒤집어 놓는다.

 

 계절의 바뀜을 풀벌레의 울음 소리를 통해 듣는다.

향랑각시 바삐 발놀림을 하며 그늘진 곳으로 움직이는 아침

이전의 단순한 삶이 그립다.

 

 

# 160

 

 아침 추어탕을 먹다가

탕의 재료 전부 가 이 지역에서 난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한다.

 

 감흥과 감동이 잦아진 일상의 삶 속에서

상상력마저 사라진다면

몸은 한낱 육신을 둘러싼 가죽 껍데기에 불과한 것.

 

 다가오는 가을.

머리 숙여 주변의 사물들을 찬찬히 바라볼 일.

바라보는 시선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지난 글을 읽으며 둔해져 가는 감성을 탓한다.

 

 늦은 밤 마가목주를 마시며

귓가에서 들리는 그해 여름 바람소리.

 

 마침 FM에선 "가을의 전설 OST"가 흘러나오고

부드러운 빛으로 가득 찼던 가을의 풍광이 눈앞에 그려진다.

아름다움으로 인해 짧은 시간.

이 아침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곱씹는다.

 

 

# 161

 

 아침 머리를 감다가 세면기 위로

듬성듬성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면서 계절의 순환을 느낀다.

짐승들은 겨울 나기 위해 가는 털이 나는데(추호-秋毫)

이제는 계절이 바뀌어 감을 머리 털 빠지는 것으로 느낀다.

속 머리 휑한 머리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앎과 행동도 이렇게 속알머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춘천마라톤이 한 달 남은 시점.

불안함을 감지한 생각은 이른 아침부터 몸을 일으킨다.

전 번 마라톤 뛰고 20여 일 만에 다시 시작하는 뜀뛰기.

산행체력 검정용의 본 취지와는 무관하게 주객이 엉킨다.

 

 어둠 속 부딪치는 이른 아침의 한기는 손끝을 타고 오르고

가을걷이 이후 분주한 미곡건조장은 불야성으로

더운 열기를 토해 내며 농촌의 밤을 지키고 있다.

추수가 끝난 텅빈 들녘을 지나며 헛헛한 마음을 지니다가

물안개 피어 오르는 저수지로 발을 옮긴다.

개망초 하얗게 핀 풀섶사이로 헤치며 나가자

발 끝으로 전해지는 아침 이슬의 찬 기운

인기척에 놀란 오리들 퍼덕이며

저 멀리 붉게 동 트는 산으로 날아 오른다.

이어 동네 개들 무더기로 짖어대고

머리 위로 계속해서 끼룩거리며

무리를 지어 가는 쇠기러기 행렬을 보면서

이렇게 가까이 찾아온 계절에 무엇을 할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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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모여서 용화산을 간다.

전날 산행의 피로가 다들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은 산으로 가는 길에

송이버섯이라도 만나 입으로 쭉쭉 찢으며

가을의 향이라도 맡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더딘 발걸음을 움직인다.

 

 

 앞선 타이탄길을 오르는 한 무리의 등반객.

머리 들어 올려보며 여름날의 용화산 기억을 생각해 낸다.

직상으로 새로난 거인길 초입부터 끙끙대며 등반자 오르고 있다.

설렁설렁대며 등반하려는 생각을 다잡고

전 번 날 오른 "춘클2010"을 대상지로 삼는다.

산 속에서 힐링을 한다고 더러는 누웠다가

등반하고자하는 마음에 자세를 가다듬는다.

 

 

 2피치부터 볼트를 따면서 가는 길.

한 발로 일어서지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에서 몸을 휘적이다가

연휴 기간 동안 늘어난 뱃자락을 보며 변명거리를 삼는다.

다리로 서지 못하고 균형을 잡지 못하는

백치의 무지렁이가 되어 거친 호흡 속 바라보는 하늘.

산은 겹겹으로 늘어지고

지난 날 올랐던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오르는 바위길.

 

 

 길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마음 산만한 자 애써 먼 산을 보지만 가깝게 다가오지 않는다.

 

 

춘클 2010길 오르기

 

 

 

 

전설을 등반 중인 다른 팀

 

올려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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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날 가족들과 함께 구경을 간 조각전.

강바람은 솔솔 불고 아는 사람 몇몇을 만나다.

 

 전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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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설악의 풍광이 보고 싶어 길을 나선다.

20리터 배낭에 똑딱이 카메라 한 대를 목에 걸고 오르는 산.

배낭의 무게만큼이나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이곳저곳 두루 보면서 변해가는 산의 모습을 본다.

 

 마등령에서 설악동까지 한 시간 사십분.

빨리 내려온 만큼 보이지 않는 사물들.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다리 품 팔아 본 구월 중순의 공룡능선.

 

 

 

 

 

복구 공사 중인 양폭대피소

 

화채능선

 

 

신선대에서 조망

 

울산바위 당기기

 

범봉

 

용아장성

 

저 멀리 보이는 귀때기청

 

 

용아장성 뒤 서북능선

 

천화대

 

마등령에서 본 울산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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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는 동네를 돌아 다니다.

기록 - 똑딱이

 

130903 아침 - 학 저수지 주변

 

 

 

 

 

 

 

 

 

 

 

 

 

 

 130907 오후 - 직탕 주변

 

 

 

 

 

 도피안사

 

 130909 아침

 

130910 금학산

 

 

 

130912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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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학산 위에 올라 서서

누렇게 변해 가는 너른 철원의 들판을 보다.

 

 

 

 

 학 저수지 부근

 

 

 산정에서 보이는 지장산 자락

 

 

 

폰카 파노라마 기능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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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덩이가 곳곳에 파이고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돌무더기들을 보며 오르는 계곡.

지난 여름의 흔적은 물길을 따라 오르고

한 길 넘어 무성하던 산죽은 곳곳이 파헤쳐진 상태로 황량함을 드러내고 있다.

낯설게만 느껴지는 들머리 길을 오르며

변한 지형으로 지난 추억마저도 흐려지는 것 같아 마음 애잔하다.

 

 이어지는 가뭄으로 주변의 물소리는 잦아들고

예전에 가쁘게 올랐던 환영길을 보면서

다시 “환영”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계곡 물을 사이에 두고

앞으로는 신선벽 뒤로는 거대한 바위산인 미륵장군봉

앞서 오르는 이의 동작을 눈여겨 보다가 장비를 착용한다.

 

 오를수록 낮게만 보이는 세상

짙은 녹색으로 다가서는 숲.

뾰족한 주걱봉 그리고 가리봉 정상은 운무에 가려지고

환영길을 오르는 인접한 우리 팀의 말소리는 도란도란 산으로 오른다.

 

 간단한 요기를 하고 골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을 맞으며

처서 지난 절기 염(炎)과 량(凉)이 교차하며 계절의 순환을 이야기한다.

 

 기록- 똑딱이

 

 환영길팀 등반 준비

 

 

 하얀 마음길 표지판

 

 왼편은 환영길, 오른쪽은 하얀 마음길(같은 팀)

 

 

 

 

 

 

  환영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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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한 줄 글쓰기가 말 그대로 한 줄로 그쳐 버리고

헛헛하게 지나갔음에 대해 무상해하다가 맞는 8월.

그리하여 또 다시 시작이 되는 일상의 날.

  

 주변 사물을 바라보며 생각하기

그리고 표현하기.

 

 

 <예술, 상처를 말하다>

 한 권의 책을 열흘 넘게 읽다가 간신히 읽기를 마친다.

궁핍한 시대 저 밑바닥에서 힘들게 살며 창작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그들의 삶을 생각하며 물질의 풍요시대에 선 자신의 모습을 살핀다.

 

 계속되는 더위에 맥을 못 추었던 8월.

잊혀질 즈음이면 비는 끈덕지게 내리며 따라 다녔고

이어지는 더위에 어쩔 줄 모르다가 우물쭈물 가버린 시간 속

깊게 생각하기보다는 즉흥적인 생각으로 이어졌던 단순한 계절.

그 시간의 끝자락에 서서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마라톤대회 참가 때문에 운동을 하는 요즈음

주와 객이 뒤바뀌어 삶의 방향성이 혼란스럽다.

아침나절 들녘을 거닐며 마주 대하는 누런 벌판을 보며

자신의 생각도 짙게 영글어지기를 소망하면서

다시 밀린 일들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급할 것 없는 세상에 천천히 살자고 마음 잡는다.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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