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간이 좀 있구, 장비도 몇가지 구입할 일이 있어서 종로 5가에 갔었습니다. 비는 가기 전부터 부슬부슬 내리고, 오랜 만에 서울 나들이라 감회도 새로웠지요. 아, 나는 언제나 대한민국의 수부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서울 시민이 되려는지요.
장비점에서 써미트 85리터 배낭에, 피츠로이 3 텐드 등을 구입했습니다. 이 정도면 이젠 집에서 집사람이 마음 놓고 나가라고 소리를 지르지 못하겠지 하면서 마음은 오히려 아이들 만큼이나 부풀어 오릅니다. 단지 시간 관계상 서둘러 장비점을 나왔지만 기차두 놓치고 해서 상봉동에서 버스를 타고 춘천엘 내려 왔지요. 집에 와서 거실에다 텐트를 펼쳐 놓으니 아이들이 좋아라하면서 어딜 가려고 하느니, 얼마 주고 샀느니,아예 오늘은 여기서 잔다는 등의 기쁜 몸짓을 보았습니다. 나도 안에 들어 가서 그 크기가 얼마나 되는가 확인해 보고,텐트 내의 휘발성 냄새로 정신은 혼미 해 집니다. 마음은 이 텐트 언제나 몇 번이나 써 먹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고 , 작은 상념 속에 빠져 봅니다.
최근 들어 지리산 지도를 보는 일이 잦아 졌습니다. 과거 성삼재를 거쳐 노고단에 까지 가 본 경험이 있지만, 그것은 결코 겉햝기 식이었고, 이런 나의 행동에 대해 아내는 자꾸만 의심스런 눈빛을 보이고, 갈 때는 자신을 꼭 데리고 가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목표가 있는 삶.
그 자체가 행복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눅눅한 날에. 그럼..... 총총.
97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