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산 가는 길.

말라붙은 청풍호반 옆으론 벚꽃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지.

언젠가서부터 이 땅의 봄 빛은 흰색 일색으로 되어 버렸는가를 생각하며

등반 대상지에 대한 긴 꿈을 꾸었네.

 

 아마 출발하기 전 아침나절 에 본 수많은 교회의 버스들이

오늘이 부활절임을 알려 주고 있었지.

부활절의 삶은 계란 대신 군계란을 먹으며

말러 교향곡 2번의 한 소절을 떠올렸지.

부활에 대한 긴 꿈을 꾸지만 그것은 한낱 꿈일 따름이라는

무너지는 생각에 하루의 경건함이 사라지고

멀리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들의 마음은 멀리 보이는 배바위의 중턱을 오르고 있었지.

 

 부활절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이 봄도 수많은 꽃들을 피우리라

생각하며 바위산을 찬찬히 바라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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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하는 일 없이 지내다가 춘클 릿지엘 갔었네.


 따사로운 햇빛을 쬐면서 그 해의 봄을 의심했었고,

서로 앞 다투어 피는 그 꽃들의 生理를 의아해 했었지.

시간과 순서가 있어야 하는  법인데.

그저 날 따스하다고해서 순서 안 가리는 그 꽃들 보며

인간과 다름 없다는 짧은 생각에 입가에는

그저, 쓴 웃음만 일었네.

 

 계절을 잃어 버린 시점에

다른 인간의 순서를 논하는 憂을 생각하는

치졸한 시간들을 나는 생각하고 있었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이미 견고해진 생각들이 스스로 풀리면서 맥을 놓게 될까를 생각하며

오름짓하면서  생각했었네. 

아마, 오늘같은 따슨 날 이었겠지.

 
 그렇게, 지친 몸 끌면서 흐릿하게 올랐었네.

저 편으로 보이는 가슴 속의 그 산들.

그렇게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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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제주는 벚꽃의 흰색과 흐드러진 노란 유채꽃
그리고 안드레이 보체리가 부른 "그 바다와 당신"을
떠올리게 하는 푸른 빛이 어울러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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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바위하러 갔다.
의암 암장 꿀벌새길 2피치짜리.
그늘진 곳에 위치해서 바람 불 때마다
가득이나 운동을 안 한 마음에 자신까지 없어져
몸이 사시나무 떨 듯한다.
 
 선등자의 확보에 몸을 의지한 채로 오른다.
녹색을 띤 신연강물.
오가는 차량들.
까칠한 바위의 감촉.
차디찬 바위에 손이 시림을 느낀다.

 올해의 첫바위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을 해 보니 2월달 어느 날
얼음하러 간다고 했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의암암장의 춘클리지에 올랐던 기억들이 머릿 속으로 떠오르고
그때에도 바람 불어 손이 곱아 쥬마로 올랐었다.

 거친 숨 몰아 쉬며 살아 있음을 느끼고
오랜만의 오름이라 몇 번씩이나 쉬고 올라갔다.
주변으로 보이는 삼악산
아직 산색은 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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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후 퍽퍽한 다리를 끌면서
그 좋다는 쌍계사에서 화개장터까지의 십여 리가 넘는 길을 걸었지요.
길가의 봄은 온통 흰색 뿐인지요.
이어져 늘어 선 나이 든 벚꽃나무를 보면서
해마다 꽃을 피워대는 자연의 오묘함에 그저 고개를 숙이며
묵묵히 걷는 수 밖에는 다른 일이 없겠지요.






 길에는 차량들의 움직임만이 분주하고
느릿하니 걷고 있는 사람들 몇몇이 보였지요.
역광을 받은 벚꽃은 투명한 빛이되어
저물어가는 오후 시간을 더욱 밝게 해주었지요.






 주변의 차밭을 둘러 보면서
울굿불긋한 차나무의 빛깔과 함께
느릿하니 몸을 움직이고 있는 촌노의 모습도 보았지요.
오후의 봄빛은 여기저기에 길게 내리고 있었지요.








  물 마른 화개천변으로 떼지어 다니는 은어떼들을
화개장터로 가는 다리 위에서 나는 보았지요.
마른 침 꿀꺽이며 입맛 다시는 속물임을 확인하고
화개장터 옥화네 식당에서
옛날 김동리가 "역마"에서 묘사했던 그 장면을 머릿 속으로 떠올리고
명승지가 유원지가 되어 버린 현실을 생각하며
빙어튀김에 소주를 한 잔을 털어 넣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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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기록
 (07:00) 산행시작 한산사 중턱 - (09:20) 신선대 그름다리 - (10:00) 성제봉 - (11:38) 중식 - (12:20) 중식 후 출발 - (13:25) 잡목 조리대 지역 통과 삼신봉 삼거리 - (15:25) 쌍계사








 1. 
  전 날 지리산 지도를 뒤적이며 마루금을 그었지.
가야할 곳은 저 지리산 자락의 아랫부분인 악양과 화개면 지역.
들머리인 한산가와 고소산성은 아예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았지.
보이지 않은 아래 지역을 마음 속으로 그리고 있었지.

 얼마만에 지리산 내음을 맡는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가볍게 가슴은 뛰고 있었지.

 고단한 육신에 비해
정신은 맑아 오고 있었고,
차 안에서 잠을 청하려 하지만 앞선 마음때문에
몇 번씩 시계를 쳐다 보았지.





 2.
 김용택의 나이보다 훌쩍 더 넘겨 버린 늙은 섬진강을 보았지.
아침의 한기가 밀려 다니고
아침 나절 고소산성에 올랐지.

 멀리 보이는 "토지"의 주무대 평사리.
아침 햇살이 없는 관계로 일대의 평원들은 밋밋한 푸른 빛이었지.
이럴 땐 한 줄기의 햇살이라도 비추면 
감춰두었던 봄의 다양한 색들이 보이련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한 걸음씩 산성 위로 오르면서 
다시금 산을 따라 펼쳐진 마을 보았지.







 3.
 해가 뜨고 날이 따스해져 올 무렵
신선대 구름다리에 있었네.
마을을 감아 도는  산.

 월출산 하늘 가로지른 다리가 생각이 나서
그때 일들 떠올리며 다리 위에서 몸을 겅중이며 뛰었네.
약간의 출렁거림.

 전망 좋은 너른 바위 위에서 점심을 먹었지.
겹겹이 이어진 산봉우리들을 바라보고
어깨 위로 떨어지는 봄날의 빛들이
다사롭게 느껴지면서 지나 온 길들
눈을 돌려 다시금 보았지.






 4.
 키를 훌쩍 넘긴 조릿대 잡목 숲을 지나갔지.
손등으로 그리고 얼굴에 전해져 오는 느낌이 
내가 앞으로 가고 있다는 징표이리라.

 내려 가면서 들리는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부산한 움직임.

 가느단 물줄기를 흘리고 있는 불일폭포를 지나
두 개의 물길이 합쳐진 쌍계사에 이르렀지.
선남선녀들 무리지어 절 주변의 봄빛을 즐기고
과거 답사왔던 때를 생각하면서
변해 버린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의 봄날 잡생각에 빠져 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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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해  봄날 마라도엘 갔었네.
아침 포구에는 만선을 알리는 깃발들이
바람을 타고 흔들리고 있었지.

 바다에서 이루지 못한 우리들의 꿈,
그렇게 아침나절부터 흔들리고 있었지.








 2.
 바라던 갈매기 저만큼 뒤에서 날고 있었지.
가까이 다가설수록  그리움은 언제나 저 편인 것을
다시금 저멀리의 그리움을 부르고








 3.

 웅웅거리는 바람 속에서 섬에 섰다네.
차디찬 봄날의 바닷바람은
온 섬을 휩싸돌며 오르고

 바람 부는 날이면
언제나 기억의 자락 속으로
이 눈물 시린 섬들이 아스라니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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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아마라톤 대회는 다가 오는 데

연습은 하지 못하고 술잔이나 기울이며 1, 2월을 보냈다.

기껏해서 한 것이 3주 전에 두어시간 반 정도 혼자서 뛴 것과

3월 1일 강원일보 마라톤에 뻐꾸기(돈 안내고 참가하는 것)로 하프 뛴 것 외에는 없었다.

 

 전 날,

 번호표를 붙이며 과연 풀코스를 뛸 수 있늘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면서 마음은 나약해 진다.

 

 2.

 

 아침 나절.

날씨 쌀쌀하다.

강추위로 뛰는 사람 머리에 고드름 주렁주렁 달렸던

몇 해 전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수많은 사람 속에서 나도 몸을 움직인다.

소지품 보관하기 전에 지갑에서 만 원을 꺼내어 주머니에 넣는다.

경기 포기라는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는 끝이 났고

이제는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데 쉽지는 않다.

 

 드디어 출발.

군중 속에서 나를 발견하리란 쉽지는 않지만

그 속에 있는 내 자신이라는 존재를 확인하며

주변을 두루 살피면서 발길을 내딛는다.

 

 주인을 따라 나선 개.

등판에 주인 번호표를 달고 용하게도 주인을 따라서 뛴다.

저러다가 주인 잘 못 만나 개 죽는 것 아닌가를 생각하고,

고창 고인돌 마라톤 축제를 홍보하러 나온 어떤 사람은

원시인 복장으로 뛰고,

도라에몽 복장을 한 어떤 아주머니도 만나고

길가에서 뛰는 우리를 응원해 주는 지역 구민들

그리고 초등학생들의 강력한 응원.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

 

 

 

 공사 중인 숭례문을 지나 청계천변을 지나간다.

일요일 아침의 천변 풍경.

마라톤에 대한 사전 홍보 관계로 사람들의 움직임은 많지 않다.

반대편으로 보이는 선수들의 기민한 움직임.

그리고 그룹들.

3시간 이내(소위 SUB 3) 드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마치 깃발부대같이 빨리 그리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움직이고 있다.

세운상가를 지나서 새를 파는 곳에선 각종 새들이 많은 무리들의 움직임에 놀라

부산히 움직이고 있다.

 

 하여 하프는 지나고 30여 키로 지점 가다가

길거리에서 응원 중인 옛날 같이 근무했다가

타시도로 전근을 간 선생님을 만났다.   

이십 수 년을 뛰어 넘은 시간을  실감하면서 노상한담하다가 다시 뛴다.

 

 32키로를 넘어서면서 기다한 다리와 저 오른 쪽으로 골인지점인 종합운동장이 보이고

이제 남은 것은 7키로.

지나 간 시간이 모든 것을 보상해 주고,

목적지가 보이는 구불구불한 희망.

드디어는 마지막 4키로 남기고 오른쪽 위 다리에서 고통의 신호를 보낸다.

1키로씩 알리는 표지판을 거점을 삼아 굳어진 다리 스트레칭하며

결승점에 이르는 길은 언제나 쉽지않다.

훈련 부족을 느끼며 절둑이며 종합운동장 트랙을 돌며

지나간 겨울 날 음주가무의 나날들을 생각했다.

 

 달랑 메달 하나 더 늘었고,

한편으론 충분한 연습을 못했지만 완주했다는 사실에 대해

그저 주인 잘 못 만난 몸에게 감사를 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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