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억으로 오르는 산.
지난 날의 기억은 이미 수 십 년으로 연결되고
짧게 혹은 길게 이미지는 늘어진 시간 속
터벅이며 오르는 태백산.





 2.


 아침
어제 지나쳤던
봄꽃들과의 만남.


 계곡물 소리 분주하고
여기저기에 꽃을 피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ㅡ 태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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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길 걸으며 맞는 눈.
마음은 반가움이 앞서며
몸은 바람 속으로 나가고
흔들리는 기억에 움직임은 주저하고
눈길 밟는 소리에 지난 기억은 몰려 다닌다.

 

 늦은 가을의 시간을
내리는 눈은 이내 겨울로 돌려놓고
산길을 오르내리는 발걸음은 무거워지고
소양호 호수 가장자리 따라
여러 구비 넘어 지리하게 걷는다.

 

 첫 눈에 대한 기억은
온통 흰 색의 사물 속에 아른거려며
함께 산행했던 사람들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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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코스

    대가 - 내장산 신선봉 - 까치봉 갈림길 - 순창 새재 - 백암산 상왕봉 - 백양사 하산.

 

 

 내장산엘 갔었네.
앞선 시간의 흐름으로 단풍은 이미 사라지고
부드러운 산자락을 굽어 보며 발걸음을 움직였지.

 

 내장산 신선봉, 백암산 상왕봉 표지석 앞으로 등산객들은 주욱하니 늘어서

한국의 100명산 표지를 들고 증명사진을 찍는다.
미세먼지 탓으로 날은 흐려 산들은 흐릿하게 겹쳐 보이고
계곡을 타고 오르는 많은 등산객들의 행렬은 이어지고 아래
백양사 지나다 보니 오늘이 단풍축제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보았다.

등산로 낮은 곳에만 조금 보이는 단풍을 배경으로 철지난 시간을 기억하며 몇 장의 사진을 찍는다.

 

 

 

 

 

 

 

 

 

백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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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수리 건너편 깃대봉에 서식 중인 자작나무 숲이 문득 궁금하여 퇴근 후 발걸음을 옮긴다.
상강 절기에 늦가을 비는 추적이며 내렸고
들머리인 절을 지나 가파른 언덕에 이르러 깊은 숨을 들어 마신다.

 

 사각이는 발자국 소리, 바람의 자잘한 움직임
붉은 색 일변도인 단풍을 보며 시청각의 감각은 분주해진다.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자 자작나무 무리들이 보이고 잠시 쉬면서 주변을 돌아본다.
대부분 잎은 떨어져 길 위에 수북하고 마른 가지만이 어두워가는 하늘을 향해 서있다.

 

 총총걸음으로 내려오는 길에 고라니와
근처 숲에서 멧돼지의 거친 숨소리를 듣고 잠시 얼어붙었다가

바스락거리며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내리 달린다.

 

 휴, 살았다.
착한 일을 더 많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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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코스 : 강씨봉자연휴양림 입구 - 깊이봉 - 귀목봉 - 청계산(849M) - 상판리

 

 

 한북정맥에 위치한 청계산을 찾아 가는 가을 날.
임도를 따라 오르다 방향을 틀어 깊이봉으로 향한다.
인적 드문 등산로에는 잡풀이 자신의 자리를 잡고
한 켠에는 높이 솟은 잣나무의 군락 사이로 단풍나무는 가을 빛을 받아 붉은 색으로 빛난다.
왼편으로는 명지산에서 연인산으로 능선은 주욱하니
이어지고 지난 날의 산행기억은 다시 되살아 온다.
궁예부인 강씨의 이야기가 서린 강씨봉과 뽀족하니 솟은 청계산을 바라보며

저멀리 보이는 것이 북한산일 것이라 생각을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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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 더위를 먹은 나뭇잎은 진한 붉은 기운을 드러내지 못하고

작년 산 전체가 온통 진홍으로 다가왔을 때를 생각하며
작년의 기준점이 아닌 올해 지금 시간에서 대상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다.

 

 그래, 비교하지 말자.
지금도 가을산은 아름답게 다가온다.

 

 

 폰카가 더 사진이 잘 나온다?

 

 

 

 

 

 

 

 

 

 

 

 

 

 

 

 DSLR - 색이 칙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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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이 지나간 아침 산을 오른다.
운무에 쌓인 산정은 저멀리 보이고
한 발씩 옮기며 지난 여름날을 생각하다가
가는 여름 아쉬워 모노로 혹은 스테레오로
울고 있는 매미의 신세 한탄을 듣는다. 
 
 자잘한 꽃은 여기저기 피어
지나가는 자의 발길을 더디게하고
눈에 익은 길 따라 몸을 움직이는 아침 시간.

 

 

 

 

 

 

 

 

 

 

 

 

 

 

 

 

 

 

 

 춘천 내려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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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코스

 

 - 0811 진전사지 - 둔전저수지 - 둔전골

 - 0812 둔전골 - 매봉골 - 화채봉(1,328M) - 송암능선 - 송암산 - 진전사지

 

 

 1.

 

 여름날.
온통 덥다는 핑계로 산을 가지 못했다.
지난 지리산 산행 사진을 보며
이른 아침 산행 기억을 더듬다가
후배가 연락을 한다.

여름 가고 있으니 산에 가자고.

 

 

 2.

 

계곡따라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늘어난 물에 계곡의 길은 이어졌다가 끊기기를 여러 번 하고
계곡 옆 야트막한 산길로 올라가 풀섶을 헤치며 다시 물소리를 듣는다.
크고 묵직하게 들리는 것은 떨어지는 물의 높이 차이가 있을거라고 생각도 하면서

얼마만의 산행인가를 어림 셈해본다.

 

 날씨가 덥다는 이유로 꼼짝 안 했던 여름날의 시간은 흐르는 물처럼 지나가고

이어지는 바위 위에서 몸의 균형을 잡으며 불어난 몸을 본다.

그래도 산으로 이어지는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한다는 마음에 위안을 삼는다.

크고 자잘한 폭포를 여럿 만난다.

 물소리 귓가에 어지럽고 날 어두워지는 시간.
운행을 멈추고 너럭바위 위에서 한뎃잠을 잔다.

 

 

 

 180811 둔전저수지 주변 - 뒤를 따라오는 동네 강아지

 

 

 

둔전골

 

 

 

 

 

 

 

 

 

 

 

 

 

 

 

180812

 

 

 

 

 

 

 

 

 

 

 

 

 

 

 

 

 

 

 

 

 

 

 

 

 

 

 

 

 

 

 

 

 

 

 

 

 

 

 

 

 

 

 

 

 

 

 

 

 

 

 

 

 

 

 

 

 

 

 

진전사지 삼층석탑 (국보 122호, 통일신라 8세기 후반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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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코스

 (07:05) 매표소 - 눈썹바위 - 병풍바위 - 미륵바위 - 망경대 - (09:45) 운악산 비로봉(937M정상)

 - 절고개 - 코끼리바위 - 현등사 - (11:20) 매표소          4시간 15분 소요

 

 

 1.

 

 가는 가을이 아쉬워 길을 나선다.

아침 찬 바람이 간간이 불며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알리고

아쉬운 마음에 흐린 하늘 보며 해가 뜨기를 소망한다.

 

 

 2.

 

 나뭇은 이미 여기저기에 떨어져 길가에 가득하고

남아있는 잎들도 바람에 흔들린다.

오르며 마주하는 바위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바위 틈에 뿌리를 내려 질긴 삶을 사는 정상 부근의 소나무를 보며

몇 장의 사진을 찍으며  지속 그리고 반복되는 삶을 생각한다.

 

 운악산 비로봉이라는 정상석 주변 막걸리를 파는 아저씨 외에는 등산객들은 보이질 않고

잠깐 주변 둘러보고 절골 방향으로 내려간다.

단풍 가득한 아래 쪽에서 오르는 몇몇의 사람들을 보고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현등사를 지나 다시 사람 사는 곳으로 간다.

 

 

 

 

 폰

 

 

 

 

 

 

 병풍바위(부분)

 

 

 

 

 

 

 

 

 현등사

 

 

 

DSLR

 

 

 

 

 

 

 

 

 

 

 병풍바위

 

 

 

 

 

 

 

 

 미륵바위

 

 

 

 병풍바위(부분)

 

 

 

 

 

 

 

 

 

 

 

 

 미륵바위 내려다 보기

 

 

 남근석

 

 

 

  코끼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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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기록 : 총 8시간 12분 소요.

 

  (07:30) 상원사 주차장 - (08:57) 비로봉 - (09:45) 상왕봉 - (10:57) 두로봉 - (12:17) 차돌백이 -

(12:30-13:08) 중식 - (13:58) 동대산 - (14:50) 동피골 입구 - (15:42) 상원사 주차장 

 

 

 

 1.

 

 전 주에 설악의 단풍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토요일로 계획했던 산행을 날씨 관계 등을 고려하여

일요일 아침 일찍 진부로 향한다.

흐린 날씨가 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를 놓치면 못 볼 것이라는 생각이 한 켠에 자리 잡는다.

산이 얼마만큼이나 가을 빛으로 물들었을까를 생각하며 밝아오는 차창 밖 주변을 살핀다.

 

 

 2.

 

 예보대로 날은 흐리고 가스도 잔뜩 끼여서 오르는 이의 시야를 방해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찾는 오대산의 단풍 구경에 대한 기대감이 몸 앞으로 나간다.

몇몇의 사람들이 오가고 눈으로 확연하게 들어오는 붉은 그리고 노란색의 기운.

가벼운 탄성을 지르며 가다가 걸음을 멈추며 산의 색감을 기억하며 사진을 찍는다.

 

 가스가 가득 찬 비로봉.

바람마저 불어 가을의 스산함이 정상석 주변을 맴돈다.

상왕봉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옛날 산행 때 보았던 고목들은 잘 있을까를 생각한다.

축축한 능선 길을 따라 걷다가 하나 둘씩 원시의 고목과 마주한다.

혹처럼 기이한 형태 혹은 뒤틀어진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모습의 고목을 보면서

대상을 주시하지 않고 건성으로 지나갔던 지난 산행이 겹쳐진다.

 

 바람 소리와 풀벌레 울음을 들으며 홀로 하는 산행.

멧돼지가 파헤쳐 놓은 자리를 보며 한편 멧돼지를 만나면 어찌할까를 기우하다가

울긋불긋한 단풍이 이어지고 산이 주는 호젓함에 스스로 위안을 하며 다시 걷는다.

두로봉에서 신선목이 쯤 가다가 백두대간산행을 하는 등산객 무리를 만난다.

 

 

 3.

 

 동대산에 오른다.

한쪽으로는 백두대간 길인 진고개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는 동피골.

진고개길을 보며 강원도 지역 백두대간 산행을 하던 지난 시간이 떠오른다.

햇살이 비쳐 단풍의 빛이 더 밝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그래도 원시의 시간 속에서 성장한 나무를 보고 걸었다는 생각에 마음은 여유롭다.

 

 지혜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문수보살의 성지인 오대산.

화엄경의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의 지혜를 시작하는 깨달음의 목적을 향해 나가는 것처럼

선재길을 걸으며 "참된 나"를 찾아 보기를 권하는 내용의 안내 글을 보며

계곡 주변으로 단풍 붉게 물든 상원사 주차장까지의 선재길을 다시 걷는다.

 

 가을은 산에 계곡 흐르는 물에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깊게 내려 앉았다.

 

 

 

 

 

 적멸보궁

 

 

 

 

 

 

 

 

 

 

 상왕봉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원시의 나무들과 만난다.

 

 

 

 

 

 

 

 

 

 

 

 

 

 

 

 

 

 

 

 

 

 

 

 

 

 

 

 

 

 

 

 

 

 

 

 

 

 

 

 

 

 

 

 

 

 

 

 

 

 

 

 

 

 

 

 

 

 

 

 

 

 

 

 

 

 

 동피골에서 나와 상원사 주차장 쪽 선재길을 걸으며 본 풍경

 

 

 

 

 

 

 

 

 

 

 

 

 오대산 - 원시의 나무에 대한 기억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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