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피해 토요일 오른 대룡산.

 흐린 날 바람은 간혹 불면서 날씨의 오락가락함을 알린다.

터덕이며 산정에 올라 이리저리 보다가 발길을 옮긴다.

 

 명색이 작물을 심은 사람으로 한동안 내팽겨쳐 놓다가 비 온다하니 슬금 걱정되어 내려오다가 텃밭에 들른다.

고구마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잎들 여기저기 성기고 부실한 옥수수 가짓대 보니 그래도 수숫대 위로는 꽃이 피어 벌들 윙윙거리며 날고 있다.

무관심한 주인 탓으로 슬쩍 돌리며 비료를 주며 주변 정리를 한다.

 

 긴장이 풀어진 요새.

마음 다 잡기 위해 선택한 베토벤 후기 현악4중주.

현과 현들은 화답하고 이어지다 팽팽하게 맞선다.

 

 비 오는 흐릿한 날

현실은 옷가지 널부러진 눅눅한 방에 제습기 끌고와 켜면서 습한 장마 기간 우찌 보낼까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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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기록

 (07:20) 설악동 출발 - (10:54) 희운각 갈림길 - (11:20) 신선대 - (13:24) 1275봉 - (15:26) 마등령 - (17:08) 비선대 - (17:44) 설악동   10시간 24분 소요.

 

 지난 3월 중순 이후 허리 디스크로 한 달여 고생을 하다가

조금 나아진 것 같아 몸을 움직여 본다.

 

 오늘의 산행 대상지는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의 목적은 봄꽃 구경 특히 솜다리.

오랜만의 장거리 산행이라 조금은 긴장을 한다.

 

 보고 싶던 봄꽃.

금강봄맞이, 앵초, 각시붓꽃 그리고 많은 솜다리를 만나는 산중 안복을 누린다.

 

 

 

 비선대

 

 

 천불동 계곡

 

 

 

 

 여름 숲 속의 귀부인 - 함박꽃

 

 

 

 

 신선대 조망

 

 

 

 

 범봉

 

 앵초

 

 

 솜다리

 

 

 

 

 

 

 

 

 

 

 

 

 

 

 

 

 

 

 

 

 

 

 

 

 금강봄맞이

 

 

 

 

 

 

 

 

 

 

 

 세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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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악회 정기산행을 포기하고

홀로 나선 삼악산 종주.

 

이른 아침부터 부는 바람은 계절이 이미 바뀌었음을 알리고

계곡 물소리는 간간이 들려온다.

 

 종착지인 강촌교를 향해 내려가는 지리한 길.

반대로 이곳을 들머리로 하면 고된 오름길.

맨땅에선 먼지 폴폴 날리던 봄날을 기억하며

지금은 수북하게 쌓인 낙엽 위로 조신하게 몸을 움직인다.

 

 등선봉을 오르면서 마주오던 등산객을 본다.

5시간 반 걸린 산행길에서 마주친 한 사람.

노래 가사에서 처럼 "산에서 만나는 고독"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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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철 이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가을날 함께한 설악 석주길.

 

 염라, 흑범길이 가까이하고

오르면서 보이는 천화대

암릉길에서 워킹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긴 장마로 설악골의 바위들은 바닥까지 뒤짚어져

허연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단풍은 계곡 아래까지 내려와 지나는 사람의 발길을 잡는다.

 

 어디가 몇 피치인지를 모른 채 그렇게 올랐다.

가다가 녹색바위에 옛날 피톤을 보고

어렴푸시 이 지점이 몇 피치일거라는 생각을 하고

올려다 보니 지난 산행을 했던 천화대의 여러 봉우리들이 반갑게 맞는다.

 

                                                                      - 설악산 석주길에서.

 

 

 

시간의 흔적 - 솜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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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시: 20.09.19(토) 9월 정산

 2. 대상지: 북한산 백운대 신동엽길

 3. 참여인원: 9명

 4. 시간소요

     (04:00) 춘천 출발 - (06:00) 북한산성지원센터 - (07:50) 등반지 들머리 - (08:00) 등반 시작 -

    (16:33) 하강 및 등반 완료 - (18:45) 하산 완료, 춘천 출발 - (20:10) 춘천착




 태풍으로 인해 설악산 석주길이 10월로 미뤄지고

지난 산행 기록을 보며 신동엽길에 대한 묵은 기억을 세우는 산행 전날.

오전에 비 예보 알림을 보고 배낭 한 켠에 비닐 우비를 넣는다.


 이른 아침 북한산성 탐방센터를 지나며 오늘의 일정은 시작이 되고

아침나절의 삽상한 기운과 선선한 날씨는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리고

몸에서 재채기가 나면서 반응을 한다.


 원효봉 가는 길에 봄날 갑작스런 진눈깨비에 힘들게 올랐던 원효리지 생각이 나고

워킹으로 혹은 등반으로 인수봉을 찾은 때를 생각하니 머리 속은 혼돈의 상태가 된다.

다행이 비는 내리지 않고 다시 오름 길위에 서서 신동엽길을 올려다 본다.


 오르면서 본 산들은 나를 둘러싸고 어렵고 힘든 시기에 잘 살고 있는지 그간의 안부를 묻는다.

주욱하니 이어진 길은 하나도 허투르지 않고 내게 다가오고

거친 숨소리는 등반 무지렁이인 나에게 운동의 필요성을 알린다.

저멀리 보이는 백운대 깃발을 보며 오른 길을 다시 내려다본다.

두어 번 올랐던 옛 기억은 가물거리고 그땐 어떻게 올랐나를 생각하다가

노적봉 아래 낮게 뜬 헬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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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녹색으로 휘감는 여름산.

탐라계곡을 오르며 지난 겨울 관음사 쪽으로 내려오던 설산산행을 떠올린다.
삼각봉대피소와 목교 그리고 성판악 탐방로의 속밭대피소는 보수공사 중이다.

가쁜 숨을 몰아 오른 산정.
몇몇의 등산객들은 한가롭게 앉아 백록담을 바라보고 저멀리 동쪽을 바라보니 자잘한 오름들이 여기저기서 실루엣처럼 보인다.

해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하산길.
고개들어 좌우를 살피다가 성판악으로 향하는 지리한 긴 숲 터널에 든다. 내려오며 들른 사라오름.
진한 녹색이 가득한 여름날 다시 한라산정을 올려다 본다.

관음사 탐방로 -백록담 - 사라오름 - 성판악(7시간 소요)


관음사 탐방로로 오르며











사라오름에서 한라산 올려다보기



내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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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피치 크럭스 지점에서 여러 번 추락하는 선등자를 보며

속으로는 잘 올라 갈 수 있을까 생각하며 벌벌벌

그래도 자일에 쥬마가 있다는 생각에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오르는 길이 녹록하지 않아 또 다시 덜덜덜.


 4피치는 그럭저럭해서 올랐는 데 두둥실 하니 나타난 6피치.

40미터의 벽도 그렇지만 2번과 3번 볼트 사이가 조금 멀고 하여

남 오르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기로 한다.

두 세번의 오름 시도 후 이 때는 쥬마신공을 써야할 때임을 감지한다.

바위 길은 본능적인 감각을 일깨우고 이에 신공을 펼쳐 크럭스를 통과한다.


 뒤로 보이는 가리산의 위엄 속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의 능선은 여름 한 낮 길게 이어지고

이른 시간의 적막함 속에서 중턱 쯤 오른 이제는 왼편으로 다른 길을 오르는 등반자들이 보이고

몽유도원도 그  꿈 속 길을 걷는 사람의 모습도 아주 작게 보인다.


 마지막 8피치의 11대 길은 오름 정진이 부족한 자신을 생각하며 그저 바라만 본다.


 솰솰 부는 바람 소리 속

좌우 산이 둘러 싸고 묻는다.

하여 함께한 산행이 즐거웠는가를.




첫 피치 흐르는 홀드라서 선등자 여러 번 추락.









3 피치













멀리 보이는 가리능선 - 가리봉, 주걱봉



등반 중인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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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바람이 능선의 운무를 밀어내지 못 해 신선대에서 능선 전체를 조망하지 못 하고
지난 풍경을 기억하며 마음 속으로 그린다.

지난 날 산행 중 나이 든 사람들만 보다가 다수의 젊은 사람 무리를 만난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등산 인구의 변화라 생각하고 가볍게 인사를 한다.
복장은 너나 없이 레깅스 혹은 반바지를 덧입은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

1,000 미터가 넘은 능선에 찾아온 봄.
때를 기다려 여기저기 피어 있는 봄꽃.
비록 운무로 설악의 전체 그림은 못 보았지만
금강봄맞이, 큰앵초, 설악솜다리.
모두가 바위에 의지해서 봄날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는 시간.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이어지는 돌길.
발바닥과 무릎으로 전해지는 돌의 울림.
아침에 본 포차 오징어회 생각에 아픈 다리를 잠시 잊고 서둘러 내려간다.


<시간 기록>

(09:05) 설악동 - (12:07) 희운각 삼거리 - (12:32) 신선대, 중식 - (12:51) 출발, 가스 낌 - (14:04) 1275봉 =
(15:28) 마등령 삼거리 - (16:55) 비선대 - (17:28) 설악동 하산 총 8시간 23분 소요.


천불동 계곡














 금강봄맞이(앵초과)









 설악솜다리















  큰앵초











 마등령에서 세존봉 방향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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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정기산행


 - 대상지: 선인봉 표범, 박쥐길

 - 전체 소요시간: 오전 5시 30분 춘천 출발 오후 8시 45분 춘천 도착

 - 참가자: 총 8명, 두 조로 나누어 운영



 

 1.


 선인봉 박쥐길 그리고 표범길을 오랜만에 다시 찾는다.

이틀 전부터 내린 비의 영향으로 흐리고 습한 오늘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산행지를 향해 아침부터 바쁘게 발길을 움직인다.


 석굴암 방향을 확인하고 오르는 길가엔 계곡의 물소리 이어지고

아카시아 꽃 한창 피고 멀리서 들리는 뻐꾸기 울음소리는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린다.

전날 우천 관계로 등반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박쥐, 표범길로 모여들고

박쥐길 순번을 알아보니 앞 대기 순번이 십여 명.

표범길과 박쥐길 두 팀으로 나누어 운영하기로 한다.


 거친 숨 몰아 쉬며 오르는 표범길 첫 피치.

들머리부터 오름이 쉽지 않고 오래 전의 등반기억은 현재의 어려움에 가려지고

땀방울은 안경 렌즈 위로 뚝뚝 떨어져 시야마저 흐려지고 호흡은 거칠어진다.

산중에서 바라보는 낯선 도시는 흐릿하게만 보이고

가야할 길을 잘못 들어 직상을 하다가 박쥐길과 잠시 만난다.




 2.


  도봉산 선인봉 지난 산행에 대한 기록을 다시 보며

나 자신은 그 때보다 얼마나 더 나아갔을까를 생각한다.

 

 

 둔한 몸을 탓하며 오르는 표범길.

나도 주변에 펼쳐진 자연을 노래하고

날렵한 표범의 동작처럼 오르고 싶었지만

미끄러지는 신발을 탓하며 서다 가다를 반복하고

석굴암을 타고 오르는 불경 소리 들으며 호흡을 가다듬다가

이렇게 낯선 도시까지 성큼 내려와 앉은 가을 빛을 본다. (12.10.14)




습기가 남아 있는 축축한 바위를 잡고 오른 선등자에게 경의를 표하며.




 표범길 1P




















 박쥐길

















 하산 등산로에서 본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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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비가 내려 오랜만에 청명한 하늘을 본다.

저 멀리 있는 낯선 도시가 가깝게만 보이고

삽상한 아침의 봄 기운은 따스하게 다가온다.


 9개 피치의 오름길.

길 위에서 나는 생각한다.

지난 날 올랐던 길과 함께 했던 사람들을.

생각은 또 다른 생각으로 꼬리를 물고

함께해서 역시나 즐거웠던 시간을 다시 기억하며

내려오며 다시 그 산을 돌아본다.






















 멀리 보이는 도봉산과 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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