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비통한 어두운 분위기의 <오제의 죽음>.
사위어가는 생명처럼 오케스트라의 소리는 점점 약해지는데 이에 비례하여 들리는 천장의 온풍기 소음은 음악에의 몰입과 감상을 방해한다.
<페르귄트 모음곡> 연주를 들으며 좌충우돌의 극강 호기심을 가진 몽상가 페르귄트의 행적을 떠올린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가까이에 있음에도 아프리카나 산속 등 여기저기에서 보인 그의 행적은 바이킹의 후손이기에 가능할 것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탄의 사수> 혹은 송유진 지휘자의 말대로 <사탄의 마수 서곡>.
아름다운 호른의 연주로 표현되는 숲의 정경을 마음 속으로 그려본다.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에서의 호른 소리도 감정의 고양이라는 면에서 좋아하지만 전체의 내용을 압축하고 있는 서곡 중 <마탄의 사수>에서의 호른의 울림도 좋다.
 역시나 진중하고 엄숙함하면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오페라 <피델리오> 개작에 따른 작품번호는 3번.
송 지휘자는 대신의 등장을 알리는 나팔신호의 위치에 대해 설명을 한다. 음악은 극중의 주인공처럼 강인하고 휘몰아쳐 감정을 고조시킨다.
 지휘자의 곡에 대한 해설이 있는 <춘천시향 브런치 콘서트>.
해설이 있어 관심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페르귄트 모음곡1>은 4주차 목요일에 하는 2월 정기연주회의 연주곡목이다.
그런데 브런치콘서트 후 나눠주던 브런치가 없고 대신 2022 춘천시립예술단 공연일정안내 소책자를 받았다.
 춘천인형극장에서 본 <옥탑방 고양이>.
킬킬거리며 웃다가 나의 소울메이트는 누굴까 생각도 해보고 저렇게 여닫이가 가능한 옥탑방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세속적인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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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손정범의 손은 물가에 나온 자잘한 물고기 떼처럼
저 아래에서 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연주자를 바라보는 눈은 점점 흐려지다가
마지막 악장 끝날무렵 몰아치는 타건에 흘러내린 눈이 잠깐 정신을 차린다.
프로코피에프의 피협 1번 연주 후 앵콜곡으로 듣는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피협 1번이 빠르고 정신없는 느낌이었다면 앵콜곡은 느릿함 속에서
잔잔하게 이어져 곡이 주는 느낌을 마음 속으로 그린다.
 음악회가 끝나고 집에 들어와 백건우가 연주하는
프로코피에프의 피협 1번을 다시 듣는다. 역시나 어렵다.
 전체적으로 단정한 느낌의 연주 ㅡ 피가로의 결혼 서곡, 베토벤 교향곡 5번
 춘천시향 2022 신년음악회
송유진 상임지휘자 취임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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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성산 숙소 가는 길에 김영갑이 사랑했던 용눈이오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입구에 들어서니 통제를 알리는 문구가 보이고 해서 주변에 있는 다랑쉬오름을 택한다.
평지에서 불뚝 솟은 오름을 오르는 일은 쉽지 않아 가다서다 하며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 본다.
성산 일출봉과 우도가 눈앞으로 이어지고 위에 오르니 주변에 위치한 오름 여럿이 보인다.
 
 우도.
 이제는 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되어 해안도로 곳곳에 주정차가 되어있다.
한적했던 과거의 풍광을 떠올리지만 그것은 지난 기억일 뿐이라는 생각에 조금 서글퍼 진다.
변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세상의 순리일텐데 지난 것에 애착을 갖는 것이
안쓰러운 현실이 되어버렸음을 변한 풍경을 통해 읽는다.
 
 
 
 2.
 
 적설, 강풍 등으로 이틀간 통제가 되었던 한라산 등산이 부분적으로 풀렸다.
해서 선택한 것이 예약이 필요없는 어리목코스.
기상악화 등 이유로 통제가 풀린 후 설경을 구경하려는 많은 탐방객들이 몰려
어리목으로 향하는 차량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결국은 저 아래 쪽에다가 차를 대고 산행을 시작한다.
 
 발길에 전해지는 눈의 감각을 느끼며 온통 백색이미지의 눈은 눈을 시리게 한다.
상고대가 피어 주욱하니 이어지고 바람마저 잔잔한 날에 감각을 깨우며 오르는 설산의 기억.
퍽퍽한 두 다리는 눈길을 다시 기억하고 시선은 설산을 향한다.
 
 
 
 다랑쉬 오름

 

 

 

 

 

 

 우도

 

 

 

 

 

 
 어리목 윗세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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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나절 한라산 탐방예약시스템에 접속했다가 빈 자리 두 개 보고 예약에 성공하다.
정신 없이 준비하다가 다시 인터넷 접속해 보니 기상관계로 모든 등산로 통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오늘은 제주시티 투어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사라봉을 오르다가 결국은 비를 만나 후퇴를 한다.
바람은 이어 불어오고 한껏 멋낸 붉은 면바지는 이내 축축하게 젖어들어
오늘의 일정을 포기할까 하다가 내려오면서 본 분리수거장에 놓인 우산 하나를 들고 마음을 다잡는다.
 김만덕객주와 기념관을 보면서 제주도민들의 고향에 대한 사랑을 느낀다.
동문시장을 향해 걸어가는 길에 진눈깨비를 동반한 바람은 앞으로 나가서는 것을 막고
몸마저 바람을 등지게 한다.
히드클리프의 바람이 이러했을까를 생각하다가 주변에 핀 꽃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한다.
바람을 피할 겸해서 산지로31갤러리 레미콘에 들어간다.
1962년 제주 최초의 현대식호텔이었던 명승호텔 부지의 폐가 공간에서
<시간과 공간의 기억>이라는 주제의 전시를 본다.
창 밖으로 들리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흘러간 시간과 지금의 공간이
오롯이 기억되기를 바라다가 다시 변화될 모습이 궁금하여 다시찾기를 설정하고 문을 나선다.
 호된 바람 속 눈물 찔끔이며 걷는다.
밀려오는 흰 파도의 바다는 오른쪽으로 이어지며 함께 한다.

 

 

 사라봉 오르며 본 산지등대

 

카페 진정성 종점 앞 풍경

 

 김만덕 객주

 

시간과 공간의 기억 산지로31
갤러리 레미콘
전시 작품

 

 

 

 산지로31 <갤러리 레미콘> 외관
1962년 제주 최초의 현대식호텔 명승호텔 부지.

 

 

 동백꽃
비올레타를 생각하다.

 

 파도
그리고
바위

 

 

 도두봉에서 본 도두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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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잔 숨 쉬기.
제주 하루.
은희네 해장국 ㅡ 노형슈퍼마켓 ㅡ 이호테우해변 ㅡ 서문시장 한아름 정육마트 + 전주식당

 

 

 

 은희네 해장국 - 노형점

 

 노형슈퍼마켓

 

 이호테우해변

 

 

 

 

 

 

 

 

 
 
 
 서문시장 한아름 정육마트 + 전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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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백산엘 갔었네.
갈림길을 지나 능선에 섰을 때 마주하는 원시의 바람
속을 걸으며 지난 날을 생각했었네.
 눈물 찔끔 흘리고 머리가 아파올 무렵 산정에 섰었지.
산그림자는 겹쳐서 다가오며 물었네.
 
 "그대, 잘있는가?"
 

                                    - 천동매표소, 원점 산행

 

  주목 군락지   

 

 

 비로봉 조망

 

 산중 홍탁

 

 

 

 증명사진 - 줄을 서시오

 

 급작스레 변하는 날씨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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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겨울철 날씨가 점점 따뜻해져서
빙벽 개장이 해마다 조금씩 늦어지더니
올 겨울 빙벽장 개장이 새해 첫날.
 판대 시빙제를 마치고 첫 얼음을 한다.
강가에 바람이 불지 않아 추위는 조금 덜 하고
시간 조금 지나 여기저기에 줄이 걸린다.
수월하게 오르기를 소망하지만 몸은 기억하지 못하고
동작은 꼬이고 엉킨다.
 춘천에 오니 오후 세시가 넘어가 점심을 먹으려고
여기저기 식당을 찾아 보지만 그나마 연 곳은 재료준비 시간이라 포기하고 집으로 간다.

 

2.
 선물받은 새 등산화를 신고 오르는 대룡산.
길은 흐릿하게 불빛에 비춰지고 중턱 즈음 뒤를 바라본다.
눈발 조금 보이더니 바람마저 불어 가져간 바람막이 옷을 더 입는다.
바람이 불면 언제나 춥다.
 산정.
조금 내리는 눈발 사이로 시야는 흐릿하고 저 아래 내가 성장한 도시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올해에도 산을 지속적으로 찾으리라 생각하며 동쪽 방향을 보며 한 해 무사고 안전 산행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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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쪽으론 달이 기울고
동쪽엔 붉은 기운이 오르는 아침
겨울나무로 부터.
ㅡ 대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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