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어제 본 < 라 트라비아타 >를 복기하기 위해 네트렙코, 비야손의 2005년 잘츠부르크 실황공연 디비디를 본다.
 이전에 여러 번 본 실황 디비디 덕에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미지는 굳어져 음악의 본령과는 거리가 먼 남주와 여주에 대한 외모부터 살피기 시작한다.
 
 1, 3막 막이 오르며 시작은 흡사 사진의 스틸컷처럼 정지된 상태여서 자세히 보니 눈을 꿈뻑이고 있다.
1막에서 알프레도의 음성이 다소 걱정이 되긴했으나 극이 진행되면서 걱정은 기우가 되었다.
어두운 뒷배경, 단순 색상의 의상, 좁은 무대에서 다수의 등장이 조금 눈에 거스리긴했지만 남주 여주의 열창이 이를 상쇄하고 남았다.
자기 가족만 생각하고 못난 자식을 타이르고 고향 프로방스로 돌아갈 것을 제안하는 제르몽의 아리아도 훌륭했다.
공연 관람 후 편의점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나누는 이런저런 얘기. 사랑이야기는 모든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고 그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가지고 이어지고 있음을 생각한다.
 와신소파하며 곁눈질로 본 디비디.
이제 네트렙코 무대위에 눕다.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춘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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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레오노레의 강인함과 현실극복의지를 힘차게 표현한 레오노레 서곡.
트럼펫 주자는 연주회장을 빠져나와 주변 대기실에서 승리를 알리는 연주를 한다.
 
 이어지는 배원희님의 협연.
작년도 교향악축제에서 춘천시향과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생상스와 쥘 마스네의 잘 알려진 두 곡을 연주한다.
곡의 전개상 바이올린의 다이나믹한 면은 부족하지만 여린 음, 음색, 톤의 변화를 생각하다가 뭔가 소리가 찐득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프로그램북을 보니 바이올린이 300년도 넘는 과르네리이다.
앵콜곡으로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타레가의 알함브라궁전의 추억을 들으며 지난 스페인여행을 떠올린다.
 
 귀가하여 유튜브에서 에르메콰르텟이 연주하는 <죽음과 소녀>를 보고 듣는다.
팽팽한 긴장감이 지속되면서 밤의 시간을 밀어낸다.
 
덧) 프로그램 북 작품소개에 최은규씨의 해설을 붙이고 뒷면에는 이어지는 연주회를 알리는 등 프로그램북 내용이 내실화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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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문화예술회관
 
 송유진지휘자의 작품에 대한 설명 후 이어지는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리네 나흐트무지크>.
바이올리니스트 김상균의 리더로 밤의 세레나데는
나직하고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현파트가 많은 관계로 때로는 독주자의 바이올린 소리가 묻힌다.
여름 가을 겨울 봄으로 이어지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계절마다 짧게 혹은 반복 변용되어 비발디의 사계는 등장하고 여름과 마지막의 봄 부분이 좋다.
 
 앵콜곡인 <망각>.
낮고 여린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봄날 내가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한다.
연주 후 바이올린의 섬세한 음색에 잠시 빠지다.
 
 오늘도 역시 흐맀했던 두 눈이 연주 마칠 때가 되니 조금 나아졌다.
다시 반성.
ㅡ 춘천시립예술단 정기회원 음악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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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안에 난독증이 왔나 보다.
춘천시향 160회 정기연주 프로그램 목록을 인터넷에서 건성으로 보고
하이든은 첼로협주곡을 슈베르트는 8번 미완성 교향곡을 예습한다.
오늘 다시 확인해 보니 하이든은 바협1번이고 (이건 할 말이 없다.)
슈베르트는 9번 교향곡이다.(안내 책자에 교향곡 8번이라고 인쇄되어 있으니 이건 이야기가 된다.)
미리 듣기 연습한 것은 말짱 꽝이 되고 말았다.
 
 
 2.
 
 연두색 긴 드레스에서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송지원 바이올니스트.
연주 들어가기 전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좌우로 움직인다.
1악장 카덴차 부분에서 바이올린소리는 더욱 웅숭깊게 객석으로 흐른다.
나비 모양의 옷 장식도 따라 움직이며 반짝 빛나는 신발이 보인다.
 
 앵콜곡으로 들은 바이올린 솔로 곡.
무지렁이 입장에서 바흐 곡인가 아닌가를 생각하다가 주최측에서 앵콜곡에 대한 사전 안내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3.
 
 슈베르트 교향곡 9번.
그야말로 연주시간이 길고 그레이트한 곡이라 긴장모드로 듣다가 몸이 경직되어 눈앞이 어른거려 정신을 다 잡고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 일부가 생각이 난다.
52분의 긴 연주시간 동안 발가락도 꿈지락 거려 보고 하면서 오시는 졸음님을 어찌어찌하면서 막으려 했건만 역시나 참패.
 
 스산한 봄밤.
총총 발걸음을 옮겨 다시 뒤적거리며 씨디를 찾아 복습 모드로 전환.
하프시코드의 잔잔하게 찰랑이는 소리와 바이올린의 진득한 소리가 봄날의 밤을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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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발레공연을 보러가며 옛날에 봤던 공연을 떠올리지만 가물거리는 기억을 통해 <지젤> 이후 아주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는 작년에 <해적>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단원의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취소가 되어 올해 다시 공연을 하게 됐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총총걸음으로 공연장으로 간다.
 
 송정빈 안무가의 재안무 작품인 발레 <해적>.
시작부터 군무가 시선을 붙잡고 화려한 의상에 어울리는 힘찬 동작들이 마음을 들뜨게한다.
알리역의 김기완리노 고무공처럼 튀는 도약에 탄성을 내지르고 훤칠한 이재우리노도 물 만난 고기처럼 큰 동작도 우아하다. 메도라, 콘라드, 알리의 파드트루아 그리고 2막의 메도라와 친구들의 독무도 좋았다.
 
 힘껏 박수를 치며 발레리노를 응원하는 저녁시간.
입가엔 가는 미소가 일며 마음 속 이는 행복감에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봄밤.
그리고 기억되는 아름다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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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향 정기연주회
 모음곡1번과 작품번호 1번, 그리고 교향곡 3번.
1번이 시작을 알리는 첫 순서라고 본다면 지휘자의 연주곡 선정에 대한 의미부여와 탐구는 시작된다.
 페르귄트 모음곡 1번은 브런치콘서트 때 들었고 오제의 죽음 연주 중 온풍기를 작동하지 않아 듣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하이든의 첼로협주곡. 잔잔하게 찰랑거리며 다가온다. 협연자 김호정교수님 갈 길이 바쁘신지 청중들의 힘찬 박수에 두 번 커튼콜 하더니 이내 발걸음을 돌린다.
 슈베르트의 젊은 기운이 들어가 있는 교향곡 3번.
오늘은 관람 중 깜빡 안했으니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고 춘천시향은 언제 앵콜에 응답을 할까 생각하다가 밖을 나오니 어둡고 바람 불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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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리고 비통한 어두운 분위기의 <오제의 죽음>.
사위어가는 생명처럼 오케스트라의 소리는 점점 약해지는데 이에 비례하여 들리는 천장의 온풍기 소음은 음악에의 몰입과 감상을 방해한다.
<페르귄트 모음곡> 연주를 들으며 좌충우돌의 극강 호기심을 가진 몽상가 페르귄트의 행적을 떠올린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가까이에 있음에도 아프리카나 산속 등 여기저기에서 보인 그의 행적은 바이킹의 후손이기에 가능할 것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탄의 사수> 혹은 송유진 지휘자의 말대로 <사탄의 마수 서곡>.
아름다운 호른의 연주로 표현되는 숲의 정경을 마음 속으로 그려본다.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에서의 호른 소리도 감정의 고양이라는 면에서 좋아하지만 전체의 내용을 압축하고 있는 서곡 중 <마탄의 사수>에서의 호른의 울림도 좋다.
 역시나 진중하고 엄숙함하면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오페라 <피델리오> 개작에 따른 작품번호는 3번.
송 지휘자는 대신의 등장을 알리는 나팔신호의 위치에 대해 설명을 한다. 음악은 극중의 주인공처럼 강인하고 휘몰아쳐 감정을 고조시킨다.
 지휘자의 곡에 대한 해설이 있는 <춘천시향 브런치 콘서트>.
해설이 있어 관심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페르귄트 모음곡1>은 4주차 목요일에 하는 2월 정기연주회의 연주곡목이다.
그런데 브런치콘서트 후 나눠주던 브런치가 없고 대신 2022 춘천시립예술단 공연일정안내 소책자를 받았다.
 춘천인형극장에서 본 <옥탑방 고양이>.
킬킬거리며 웃다가 나의 소울메이트는 누굴까 생각도 해보고 저렇게 여닫이가 가능한 옥탑방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세속적인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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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손정범의 손은 물가에 나온 자잘한 물고기 떼처럼
저 아래에서 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연주자를 바라보는 눈은 점점 흐려지다가
마지막 악장 끝날무렵 몰아치는 타건에 흘러내린 눈이 잠깐 정신을 차린다.
프로코피에프의 피협 1번 연주 후 앵콜곡으로 듣는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피협 1번이 빠르고 정신없는 느낌이었다면 앵콜곡은 느릿함 속에서
잔잔하게 이어져 곡이 주는 느낌을 마음 속으로 그린다.
 음악회가 끝나고 집에 들어와 백건우가 연주하는
프로코피에프의 피협 1번을 다시 듣는다. 역시나 어렵다.
 전체적으로 단정한 느낌의 연주 ㅡ 피가로의 결혼 서곡, 베토벤 교향곡 5번
 춘천시향 2022 신년음악회
송유진 상임지휘자 취임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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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오늘도 연주회 시간에 간신히 대다.
 멘델스존 교향곡2번 찬미의 노래.
무대 뒤로 춘천, 강릉시립합창단이 자리하고 독창자 세 분과 지휘자 입장하여 연주를 시작한다.
 1악장 조금 지나 바쁘게 온 탓인지 눈은 풀리고 정신 흐릿해져 자세를 고쳐 보지만
중심을 잃은 몸은 다소 긴 1악장을 지나 2악장 합창과 소프라노의 독창이 이어질 때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
자막을 통해 본 가사의 내용은 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절대자에 대한 찬미로 종교적 칸타타라 할 수 있다.
솔로와 합창 그리고 이중창이 이어지며 마지막엔 웅대한 합창으로 피날레를 맺는다.
베토벤 9번은 마지막 악장에 쉴러의 시에 합창곡을 붙였지만
멘델스존 2번은 1악장 신포니아 이후 2악장부터 성경이 소재가 되어 마지막 악장까지 종교적인 노래로 이어진다.
 2015년 춘천시향에 부임한 지휘자 이종진님.
그간 오케스트라 기량향상에 고생을 하셨고
앞날의 영광과 발전을 기원하며 박수를 보낸다.
집에 들어와 베토벤 탄생 251주년인 오늘 브렌델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며 음악가의 생애를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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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향 정기연주회.
 김태형 협연의 슈만 피협을 듣는다.
관현악과 피아노의 강렬한 서주이후 주제를 알리는 오보에와 클라리넷 선율을 들으며
상체를 가볍게 움직이는 젊은 피아니스트의 움직임을 본다.
슈만과 그리그의 피협이 하나의 씨디에 커플링되어 있어 조금 듣다보면 듣고 있는 피협이
슈만인지 그리그 인지를 몰라 씨디 트랙을 확인하곤 했던 옛 생각이 슬금 떠오른다.
피아노와 관현은 서로 호응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로망이 사라진 시대에 다시 로망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
 임기가 올해 끝나는 춘천시향 지휘자 이종진님
시향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의도했던 소리를 만들어 냈으리라 생각하며 그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김태형 피아니스트

 

 

  지휘자 이종진님과 춘천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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