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는 추적이면서 내리고
아파트 베란다 창문 너머로 간 밤 떨어진 나뭇잎을 바라본다.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아이들은 내려와 있고 해서
비는 내리지만 가까운 가평 남이섬으로 발길을 옮긴다.
몇 년전의 가을 날
남이섬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밀리기 시작한 차량행렬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한 곳.
은행 잎의 노란색과 녹색이 뒤엉켜서 가을의 색감을 보았던 곳.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 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섬.
사람들의 움직임따라 길을 걷는다.
오가는 이들 가벼운 탄성으로 가을에 대해 노래하고
비에 젖은 우중충한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노란 가을 빛.
더듬는 지난 기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