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놀토인 토요일.
울 학교는 춘천시고교연합 체육대회 관계로 응원연습 한다고
다음 주에 쉬고 일정대로 움직인단다.
보충 2시간하고 아이들은 응원연습에 체육대회 준비에
아이들은 저마다 바쁘다.
날은 화창하고 할 일 없는 난 카메라나 들고 교정 곳곳에
숨어있는 주변의 꽃들이나 찍고서 따슨 봄날을 완상한다.
오후엔 애덜 데리고 김유정백일장 인솔.
또 하릴 없어 주변의 야트막한 산 쪽으로 발길을
옮기고 금병산 자락에 위치한 산국농장엘 가니
배꽃이 군데군데 보인다.
날은 따스하고, 먼 곳의 산을 보니 시야는 흐리다.
점점이 제 옷을 입는 산.
산이 제 모습을 찾아 간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5월이 가까워 오고.
머리 속으로 연한 녹색의 잎들이 떠오른다.
2.
삼악산엘 갔었네. 대룡산을 갈까 하다가
대룡산은 밋밋하고 해서
늘상 가던 삼악산엘 또 갔었네.
날은 흐리고 며칠 전에 내린 비로 물소리 어지럽다.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서
주변의 꽃들을 보았네.
조그마한 현호색, 이름을 알 수 없는 노란꽃.
그리고 수확은 좀처럼 볼 수 없는 금낭화를 보고,
이리찍고 저리 찍으면서 붉은 꽃의 아름다움에 빠진다.
지천에 널려 있는 노란 꽃 무리들.
전 날의 음주로 인해 손은 떨려 오고,
숨들여 마시고 죽이고 하면서 사진능 찍지만
수전의 증세는 진정되지 않는다.
(나중에 보니 손떨림에 의해 정확한 촛점이 맞지 않는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손떨림 때 소주 한 잔 더 하면 나아지려나)
길없는 곳을 오르내리며 잎들의 새순을 본다.
동행한 사람은 잔대 싹, 산마늘, 엄나무 순, 드룹, 더덕 등을
캐지만 난 관심이 없다.
아직까지는 이르다고 말하며, 다음 주에 또 오자고 한다.
그려, 봄날의 변덕스런 날씨로 인해서 새잎들이 나오다가
놀라서 들어가 버린 것이 아닐까?
날 흐리고 구물거리더니 1시 넘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배낭 커버 씌우고 모자 쓰고 나니 빗줄기 제법 나린다.
1시간 반 여의 비 내리는 하산 길.
초입의 길바닥에 벚꽃들의 잔해가 어지럽다.
그 사이로 보이는 자동차 바퀴자국.
눈길을 연상하는 봄날 오후 한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