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원산악연맹배 스포츠클라이밍대회 구경을 갔다.
예전보다는 많아진 선수들을 보면서
스포츠클라이밍 인구가 저변 확대되어
그들만의 잔치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했다.
아침나절 날을 쌀쌀하고
하는 일은 그저 등반자의 경기 모습이나 지켜보면서
우리팀원들 응원이나하다가
얼마만큼 더 해야지 나도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그 생각 자체가 부질없음을 깨닫고
몇 장의 사진을 찍고 돌아 왔다.
춘천마라톤을 알리는 안내장은
이미 온지 오래이고
지난 여름 연수이후 산에 몇 번 간 것외에는
운동한 것이 없음에 대해
다가오는 마라톤에 대한 불안이 가슴을 누르고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낳고
이제는 정신보다는 몸이
그 피곤함으로 인해 움직이지 않고 있다.
2.
이탈리아 안토니오니 감독의 영화 "정사".
제목을 보고 내용과의 관련성에 혹시나 해서 보았는데
영어 제목은 "The Adventure" (모험).
요트여행 중 어떤 외딴 섬에서 안나라는 여자가 실종되고
그녀의 친구인 클라우디아와 애인 산드로가 그녀를 찾아
나섰다가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는 간단한 내용의 이야기인데
2시간 20분에 걸친 화면은 구성의 인과관계도 없이 지리하다.
안나라는 여자는 "행잉록에서의 소풍"에서 처럼
끝내 실종되어 보이지 않는다.
모니터 앞 의자에 앉아서 보다가
드러누워 보다가 눈거풀이 스스르 감겨서
지나간 부분 다시 보았지만
일상의 순간들이 지리하게 전개되는 영상을 보면서
아둔한 머리로는 연결을 시키지 못하고
마지막 클라우디아의 산드로에 대한
용서와 연민의 손짓만 기억이 날 뿐이다.
과거에는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죽인 무법자였지만
두 아이와 함께 돼지를 기르며 살아 가고 있는 평범한 노인인
주인공이 천달러의 현상금 소식을 듣고 다시 총을 잡고
살인을 저지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용서받지 못한 자".
정의구현의 서부이야기가 아닌 비틀어진 세상으로
현실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과 비슷한 이미지의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를 생각해 보았다.
가정적이고 친절한 남자인 톰을 주인공으로 한
폭력에 대한 폭력을 주인공으로 한 "폭력의 역사"
평범함과 폭력성의 양면의 모습을 담아 낸 주인공의 모습은
"이스턴 프라미스"에서도 볼 수 있다.
얼(Earle)호텔에서 바톤핑크 옆 방에 투숙한 찰리.
그리고 이와는 좀 더 다르지만 코엔형제의 "파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살인마 바르뎀.
이들 모두는 속으로 잠재된 인간의 폭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