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일 밤중에 허위적이며 오봉산 맞은 편의 나즈막한 곳을 찾아 오른다.
눈은 산길을 따라 이어져 있고,
가는 시간처럼 고개 아래의 차들
곡선의 불빛처럼 이어져 갔었지.
이윽고 도착한 평평한 곳에서
주변의 눈을 치우고 바닥에 비닐깔고
야영을 할 준비를 한다.
바람은 자고 밤하늘 별빛 가깝게 내려 앉고
버너에 불 붙이고 두런거리며 앉아서
따뜻한 국물 만들고 가져온 안주를 꺼내어
가는 세월 이야기하면서
한 잔 술 속으로 지난 것들을 털어 넣는다.
아침나절 두런거리는 일행의 소리에 눈을 뜬다.
주변의 마른 나무 가지를 주어서 불을 붙인다.
타오르는 불길 속의 메케한 솔내음 맡으며
저 산등성 너머로 해가 뜨기를 기다린다.
나무가지 사이로 해가 뜨면서 올 한 해도
마음 속의 평안을 기원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