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꽃구경을 갔지요.
강릉 경포의 푸른 물결이 어른거렸지만,
기차를 타고 느릿하게 하루를 시작했지요.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그렇게 걸었지요.
하늘 향한 꽃들의 끊임없는 움직임을 느끼며
흐려 가는 날에
저 멀리 봄꽃들이 무더기로 피어나고 있음을 보았지요.
어지럽게 피고 있었지요.
그리고 오후 바람 불고
비도 내리면서 발걸음을 재촉했지요.
흐린 날이었지요.
담장을 타고 오르는 연약한 가지의 움직임을 보면서
연한 색의 황홀함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지요.
하늘을 향해 그렇게만
교감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되어
여기저기에 떨어질 잎들 보면서
비와 바람이 함께 하는 것을 안타까워 했지요.
흰색과 붉은 빛.
그리고 여러 색들이 어울린
봄날 하루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