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간 자율학습 시간.

 9시 넘은 시각에 아이들이 창쪽을 힐끔거리기 시작한다.

나도 바라보고, 창 밖으로 보이는 탐스런 흰 눈.

무리를 지어 떨어진다.

 손톱 끝 쳐다보면서 떨어지는 눈을 보았다.

참, 소담스럽게 나려온다.


 집에 돌아와 등산화 신고 장갑끼고

아파트 주변 눈 치우러 나간다.

11시를 넘어선 시간.

경비 아저씨 혼자서 눈 치우고 있다.

반달 빛에 반사된 눈이

느릿한 오후의 시간처럼 다가온다.


 2.

 아침.

주변의 동산을 배회한다.

사람들이 사는 곳은 눈이 쌓여있는데,

숲은 나무들의 서로간의 의지로 인해

모인 눈들이 한산하다.


 잠든 새들 인기척에 퍼덕이며 날갯짓하며 적막을 깨고

밤에 내린 첫눈에 첫발자국을 남기고 가는

기분은 속물만이 느낄 수 있으리라.


 흐릿한 시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밝아 오는 주변.

부끄럽다.



                                                     071120 학교 전경


071120 사무실서 내다 본 창밖 풍경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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