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함께 하고 있었지.
앞이 보이지 않음으로 인해 오히려 근시안인 자신이
행복했었네.
옛 기억은 언제나 처럼
흐려지고 둔해져 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네.
떡갈나무 잎 안개 속 누워 있었지.
그 숲의 소나무들은 흐린 날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흐릿하게 서 있었네.
그리고
다시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을
뒤돌아 본다네.
---- 춘천 석사동 소재 안마산에서 아침 나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