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사를 개조하여 만든 오르세 미술관은 인상파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사진으로 된 오르세 미술관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오디오 설명서를 3000원에 빌려서 입장을 한다.
입구 초입에 걸려있는 오르페우스 그림을 본다.
아폴론의 아들이니 그의 사랑도 역시 제대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조화가 그리스문명의 본질이고,
그 둘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홀린 상태의 들림.
아폴론의 경우에서는 그것이 시, 음악으로 나타나는 예술의 법칙이며
정오의 밝음의 세계로 이성을 나타낸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사랑은 언제나 깨진다.
시대가 지나면서 철학의 득세와 함께 감성적인 본성을 뜻하는 디오니소스적인
힘의 쇠락으로 인해 비극이 탄생했다는 니체의 설.
오르페우스의 비극은 부전자전일 것.
하여,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언제나 슬픈 것.
옛날 이발소에서 수없이 보아 왔던 그림.
하루의 일과를 마친 농부들의 감사의 기도가 저녁무렵 평화롭다.
보편성을 통해서 얻어지는 공감성.
붓의 터치를 좀 보려고 가까이 가봤으나
유리막이로 인해 반사되어 제대로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모네. 아르장티유의 강가.
빛에 민감한 그들 화풍.
푸른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
그리고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
시시각각으로 빛에 의해 변하는 사물의 모습을
그들은 어떻게 표현을 하고자 했을까?
시슬레의 홍수 때의 나룻배에 나타난 흰 구름의 풍경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빛과 그림자.
인상파의 출발점을 알리는 작품.
회색 뒷배경의 단순화를 통하여 평면적 묘사를 통한
인물의 실제감을 살리고 있다.
아이의 커단한 눈이 다가 온다.
폴 고갱 황색그리스도가 있는 화가의 자화상
아를에서의 예술공동체를 이루려 했던 그들의 삶이
고갱과의 불화.
발작. 귀자름.
가난한 아를에서의 생활.
소품의 단순함을 통한 고흐의 외로움을 엿볼 수 있고,
명작품을 눈 앞에 그리고 붓 터치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동생 테오의 지속적인 보살핌.
아를에서의 고독.
살아 생전 그림 한 점 팔지 못했던 고흐의 비애를 생각하며
다시 그의 방을 찬찬히 살펴 본다.
르누아르의 줄리 마네를 본다.
따스한 색감과 고양이의 행복한표정.
약간 기운 듯한 줄리 마네의 얼굴.
그가 가까이 했던 인상파 화가들에 대한 훗날의 기록들은
그 가치를 발하게 되고.
고갱. 타히티 여인들.
두툼한 입술. 붉은 꽃무늬 치마.
조금은 무관심한 까무잡잠한 얼굴 표정.
그 외의 여러 작품들을 보면서,
봄날 따스함과 함께 행복감을 느꼈다.
여러작품을 두루 섭렵하는 것보다
한 두 작품 충분히 보라고 했는데,
나는 어떤 작품 앞에서 머무르고 더 많은 생각을 했는가를
스스로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