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일교차로 인해 짙은 안개가 일상화되고
남이섬을 향하는 뱃전에 서서 강변을 응시한다.
변해가는 산색은 이제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 내려와
서로 다른 원색으로 부딪치며 지나는 사람의 시선을 잡는다.
가을 지나는 순간을 만나기 위해 찾은 남이섬.
간발의 차이로 놓쳐버린 배는
안개 속으로 그 모습을 감추어 버리고
온통 흐릿해진 지난 기억을 강변에서 세운다.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보면서
노랗게 혹은 벌겋게 물들어 가는 주변 속에
아름답게 채색된 지난 시간을 생각하며 대상을 바라본다.
가을날의 기억은
노란 혹은 붉은색으로
다시 일어서고
아침 안개 걷히지 않은 시간에
강변 서성인다.
지난 기억들은
낙엽되어 우수수 떨어진다.
ㅡ 남이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