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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03 160811 설악산 마등령–공룡능선–비선대 산행을 마치며.

1. 

 

 비선대를 거쳐 장군봉옆 등산로를 오른다.
아침부터 더위는 내려 누르고
가파른 돌길을 오르는 발걸음은 무겁다.

산행 중 바람이 불지 않으면 어떨까하고 걱정했는데...
생각은 사실이 되어 한 발 한 발 올리는 것조차 버겁다.
매미 제 짝을 찾아 열심히 울어대고
왼편으론 유선대를 등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장군봉 남서벽으로 울린다.

 

 두어 시간 지나니 조금 몸이 진정이 되지만
여름이라는 더위에 눌린 마음은 앞으로 나서질 못한다.

오가는 이 드문 한 여름의 능선길은 적막하다.
더위에 지친 마음은 배낭 속에 넣어둔 DSLR 카메라도 꺼내지 않고
이미 귀차니즘모드가 되어 건성건성으로 대상을 볼뿐이다.
바람 불지 않은 날의 능선 산행의 어려움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우둔한 몸은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어렵게 산행을 마친다.

 

 

2.

 

 마등령을 오르며 나는 후회를 한다.
바람마저도 불지 않는 날 이어지는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는 행위를.
발걸음은 지상의 중력으로 쉽게 떼지 못하고
그보다 더한 것은 내려누르는 더위.
유목적성의 행위가 더위라는 적을 만나
목적을 상실하고 급기야는 한 발 한 발 간신히 발걸음을 뗀다. 
 
 저 먼 능선길을 어찌갈꼬를 생각하다가
다시 이는 산행 포기에 대한 생각.
그래도 왔으니 천천히라도 움직여 보자는 생각에
느릿하니 몸을 움직인다. 
 
 장군봉 남서벽을 지나면서 나는 듣는다.
이런 날씨에 유선대를 등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그것에 비하면 나는 괜찮은 편이라고 위무를 하지만
역시나 발걸음은 쉽게 나가지 않는다. 
 
 더운 여름 날
산에서 만나는 사람 없어 적막하다.
지나간 길 뒤돌아 보지만 남은 길은 보이지 않고
녹음에 둘러싸인 산봉우리만이 나를 어서오라고 손짓을 한다.
가뿐 숨 고르며 떨어지는 땀 연실해서 안경을 적시고
봄, 가을, 겨울의 산행을 생각하다가
이 더운 여름날 장거리 산행은 무리라는 생각을 가진다. 
 
  여름날 10시간 30 여분의 산행.
더위가 몸 속으로 파고들어 힘이 들었던 기억.

 

 

기록 - 폰카

 

 

 

 

 

 

 

 

마등령에서 공룡능선 바라보기

 

 

세존봉

 

 

 

 

 

 

 

 

멀리 보이는 중청과 대청봉

 

 

 

 

범봉 그리고 뒤에 위치한 울산바위

 

 

 

 

 

 

 

 

 

 

신선대 조망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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