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샤모니 산악박물관 - 제네바공항 출국

 

 

 

 트레킹 일정은 오늘로 다하고 남은 일정을 파리에서 보내기로 한

두 사람과 이른 아침 작별인사를 나눈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일상의 일이지만 타국 땅에서의 이별은

사람의 마음을 아침부터 심란하게 한다.

어제 늦은 저녁 걱정이 되어 주절거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던 생각이 나고

숙소에 교통편까지 다 예약이 된 상태이니 별반 걱정을 안해도 좋으련만

책임을 맡고 있는 자리라는 것이 무겁게 다가온다.


 그려,

신문물 앞에서 경이를 보였던 그런 심정으로 파리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오라며

떠나는 이를 향해 손을 흔든다.

 

 

 

 

 

 

 

 

 이젠 각자의 짐을 정리해야 하는 시간.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프리머스 코펠이 안 보인다.

수소문 해 보았지만 코펠은 보이지 않고 공동취사장에 관리를 잘못한 내 탓으로 돌리며

줄어들지 않은 카고백을 누르며 지퍼를 닫는다.


 알피버스 픽업 시간은 오후 6시 10분.

아침나절 짐 싸다가 시간을 보내고 시내에 나와서 어디를 갈까 생각을 하다가

전 번에 몽탕베르 얼음동굴 구경 못한 것이 생각이 나서 역으로 향한다.

시간은 11시 경.

기차를 타려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어제 오후에 못 탔던 패러글라이딩 예약 시간이 오후 1시.

기차 타고 오가는 데만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 몽탕베르행을 포기하고

역 앞의 조그마한 공원 풀밭 그늘에 앉아 물을 끓여 커피를 마신다.

유목적성을 갖고 그간 열심히 움직였다면

이제는 무목적성으로 지나가는 사람들 보다가 피곤하면

한잠을 자는 이른바 노숙자 스타일로 모드를 변경한다.


 MUSEE ALPIN.

1924년 1회 동계올림픽이 열린 이곳 샤모니의 지형적인 특질과 등산 용구들

그리고 과거 올림픽 관련 홍보물들이 이곳 산악박물관에 있다.

몽블랑 지형도를 보면서 내가 올랐던 구테산장을 찾아 보기도 하면서

패러글라이딩 시간에 댄다.


 아침나절 하늘에 가득했던 패러글라이딩 무리는 오후되면서 점점 사라지고

아니나 다를까 약속한 시간에 가니 기류관계로 진행이 어렵다고 한다.

내가 어제 10시에 예약해 놓고 왜 1시로 미뤘냐고 물으니

앞서 예약한 사람들 명단을 보여주며 일기관계로 지연이 되었다고 말을 한다.


 마지막 날 가운데 시간에 패러가 아니었으면 하루 일정 좋게 짜서 움직일 수

있었는 데 라는 생각과 일의 우선 순위를 뒀으면 미룰 것이 아니라

그것부터 우선 해야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이젠 뭘 할까를 생각하다가 생산적인 일보다는 소비적인 일에 초점을 맞추어

노천 카페에서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맥주를 마시기로 한다.

트레킹 후 샤모니 시내를 계속해서 다녔더니 이젠 지나가는  사람들 마저 정겹다.


 오르지 못한 산봉우리.

패러에 대한 미련.

이것을 넘어서는 알프스의 눈 시린 풍광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잡설>

 - 페러글라이딩은 오후 기상이 변하여 가급적 이른 아침시간으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선진국 개들은 물도 에비앙 생수 이상 급을 먹는다.

 

 

 

 

산악박물관( MUSEE ALPIN )

 

 

 

 

 

 메르 드 글라스 소재 그림.

예전의 그림을 보면 빙하가 저 아래에 까지 내려와 있다.

지금은 점점 더 올라가고 있는 온난한 세상.

 

 

 

 

음, 내가 오른 곳이 어디여.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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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숙소 - (케이블카) 에귀 디 미디 - 그랑 노르 발콩 - 몽탕베르 메르 드 그라스 - (산악열차) 샤모니

 

 

 

1.

 

 에귀 디 미디 가는 날

그 설원 그대로 있을까를 생각하며 가슴은 뛰었지.

플랑 드 레귀 가기 전 케이블카의 두 번 흔들림 속에

내뱉는 사람들의 가벼운 탄식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꼈지.


 바람 속 케이블카 운행은 잠시 중단되고

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 세상은 언제나 작아보이고

다시 에귀 디 미디 꼭대기 전망대에 선다.

약간의 고소증세와 눈 앞으로 전개되는 흰 설산(몽블랑).

 


 눈위로 그려진 선을 따라 시선은 움직였었네.

그러다가 코스믹산장 아래의 발레 블랑쉬 설원 그리고 타귈에서 잠시 멈추고

미친 듯이 불어대는 칼바람에 밤새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발레 블랑쉬 설원에서

지난 시간이 겹쳐지고 오르지 못한 산이 그리워 산정을 다시 보았네.

폭풍이 몰아치는 밤이었지.

 

 다시 바람부는 날.

이제는 설원이 아닌 전망대에 서서

관광객 모드가 되어 이렇게 그리던 흰 산을 바라본다.



 

2.

 

 플랑 드 레귀에서 몽탕베르까지 그랑 노르 발콩길.

빙하의 맑은 계곡물을 마시며 길을 걸었네.

오가는 사람들과 가벼운 인사도 하며

오른쪽으로 에귀 디 미디를 뒤로하고 M침봉들이 이어지고

왼쪽으로 보이는 에귀 루즈산군도 쳐다보며

바쁠 것없는 마음으로 타박이며 길을 걸었지.

 

 앞으로 마주하는 뾰족한 화강암 침봉인 드뤼가 보이는 돌탑 언덕에 서서

그랑드 조라스를 바라보며 메르 드 그라스를 본다.

과거 저 아래에까지 내려왔던 빙하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조금씩 위로 올라가고

수정동굴을 잠시 구경하고 얼음동굴은 시간이 지나 입장을 못했다.

 

 

<잡설>

 - 일행 중 한 명이 멀티패스를 잃어버려 몽탕베르 기차역에 사정을 이야기하니 3유로를 받고 재발급을 해 주었다.

 - 겨울철 스키시즌에는 발레블랑쉬에서 스키를 타고 몽탕베르까지 내려올 수 있다. (상급 숙련자 안내인 대동)

 - 8.1 부터는 성수기라서 에귀 디 미디행 케이블카는 아침 일찍 매표를 하는 것이 좋다. (성수기 매표 후 케이블 승차까지 2시간 소요)

 - 에귀 디 미디 방문객이 많은 경우 샤모니로 돌아가는 편에 대해 정상에서 승차권과 캐빈번호를 지정해준다. (다리 건너기 전 사무실)

 - 에귀 디 미디  정상 3842 테라스에서 기온차가 있으므로 따뜻한 옷과 모자, 장갑, 편한 신발, 선그라스, 선탠크림, 보온병 등을 미리 준비하면 좋다.

 - 몽탕베르 얼음동굴 입구가 등산로로 30분이 소요되니 폐관시간 등을 미리 고려하여 일정을 짜면 좋다.

 

 

 에귀 디 미디 유리전망대(3,842M) Step into the Void

 

 

 

 

발레 브랑쉬 설원 그리고 타귈(4,248M)

 

 

 

 

 

발레 브랑쉬 설원으로 내려가는 길

 

 

 

 

 

 

 당 뒤 제앙(오른쪽, 4,013M) 그리고 그랑드 조라스(맨 왼쪽)

 

 

 

설원으로 나가는 통로

 

 

 

그랑 노르 발콩

 

 

 

그랑 노르 발콩 - 뒤로 보이는 에귀 루즈 산군

 

 

 

 

 

 

 

 

 

 

드뤼를 향하여

 

 

메르 드 그라스(얼음의 바다)

 

 

몽탕베르 산악열차(빨간색 2량 연결)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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