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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12 170618 경원대리지에서

 

 경원대리지에 대한 검색을 하다가 내가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본다.

2007. 9. 23. 이니 십 년이 지나니 갔다온 길도 잊어버리는 둔한 기억에 대해 슬퍼한다.


 때는 유월 중순의 연일 30 여도가 넘어가는 날.

지난 기억은 뒤로 하고 이른 새벽부터 설악산에 가기위해 몸을 움직인다.

우리 파티의 등반대상지는 솜다리의 추억.

두어 번 2피치까지만 가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발길을 돌려 늘상 아쉬움이 남았던 곳.

여름날 설악의 녹음은 얼마나 산을 감싸고 있으며 소토왕골의 자잘한 폭포들이 떨어지는

물소리와 솜다리봉은 잘 있는지가 궁금하여 밤잠을 뒤척인다.

 

 

 이후 유선대팀은 비선대 방향으로 4인의 우정길과 우리팀은 비룡교를 지나

줄다리를 건너 토왕골로 접어들며 산행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하다.

 

 솜다리의 추억 들머리를 지나쳐 별을 따는 소년들 초입까지 왔다.

가까이 인접한 토왕성폭포는 가뭄 탓으로 물줄기가 보이지 않고

별따 초입에서 다시 솜다리 길의 찾아 아래로 발길을 옮긴다.

마주보고 있는 4인의 우정길 팀원에게 솜다리길 들머리를 물어보지만

길눈이 둔한 우리들은 지나쳐버리고 어찌어찌하여 들머리에 섰지만

앞선 팀이 십여 명, 그리고 세 명 한 팀이 대기하여 아쉬운 마음을 안고 발걸음을 돌린다.


 4인의 우정길팀에서 경원대길 등반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곳으로 가라고 연락이 온다.

배움이 짧은 우리들은 학문을 더 넓히고자 토왕골 계곡에 위치한 경원대로 향한다.

 

 지난 시간과 일을 쉬 잊어야할텐데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바로 옆에 위치한 솜다리봉이 지천으로 다가오고 게다가 정상에 오른 등반자를 보았을 때

마음은 또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눈에 넣고 이젠 대학 첫장에서 말한 밝은 덕을 밝히는(明明德) 일에 주력해야지만

여름날의 밝은 태양이 천하를 비추고 있는데 뭘 더 밝히는 일을 할까에 대해 산중 고민과 사유를 한다.

 

  경원대길 첫 피치 등반 중 우리를 추월해 간 12명의 등반자.

우리는 넷이서 열심히 가봤지만 그들의 뒷모습은 보지 못하고

1봉인 6P에서 탈출 중 저 건너편에서 탈출 중인 그들을 보다.

등반 시스템이 익숙하여 진행이 빠른 것을 보고

때로는 양보가 미덕이라는 산중지식을 얻다.


 첫 봉우리에서 두번 째 봉우리 티롤리안 브릿지 구간이라는 데

날도 슬금거리며 더워지고 브릿지 도중 더위로 인해 인간 통닭이 될까

저어하여 서둘러 허공다리골로 탈출을 결정한다.

  

 녹음에 둘러싸인 유월의 설악산중에서의 하루.
그리고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를 기억하며 오르지 못한 솜다리봉을 쳐다보며

설악에서의 다음날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린다.

 

 

솜다리의 추억길 들머리(설악산 토왕골)

 

 

솜다리길에서 토왕성폭포 바라보기

 

 

경원대리지길에서 토왕폭 바라보기

 

 

 

탈출하는 앞팀

 

 

 또 솜다리봉으로 눈이 돌아간다.

잡념을 버리면 소인배를 벗어나 성인군자가 될 수 있을까.

 

 

허공다리골로 두번 째 산중 하강.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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