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남체 - 팍딩 - 루크라
어느정도 내려왔다는 생각에 한 잔의 술을 나누며 서로에게 격려를 한 지난 밤.
그 전엔 3층 숙소에 올라가도 숨을 내몰아 쉬던 곳인데 높은 곳에서 내려오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같다.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추어 술 먹고 남은 패트병을 두드리며 놀았던 어제.
어제 밤을 같이 지냈던 네팔리는 나를 "굳 댄서"라고 이야기를 하고 한편 나는 이런 아침이 부끄럽다.
물건을 등짐에 지고 머리에 이고 혹은 좁교에 싣고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열리는 바자르(장)에 참가하기 위해 오른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
텡보체 고개 너머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여러 갈래의 길을 보며
길은 각자의 삶에 의미를 담고 그 속으로 이어진다.
그 고단한 삶의 길을 보면서 다시 길 위에 선다.
루크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가이드인 파상의 집에 들러 하산주를 마신다.
창을 마시며 이제는 산행이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시내를 내려올수록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크게 들리고 아쉬운 마음에 지난 시간을 생각하며
입구이자 출구인 에베레스트를 처음으로 등정한 네팔여성인 파상 라무 세르파를 기리는 문 앞에 서서
아쉬운 마음에 다시 산을 돌아보며 3년 전의 시각과 지금의 상태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얼마만큼 변했으며
시간의 흐름 이후 더욱 너른 시선으로 다시 바라볼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다시 그리움으로 일어서는 산.
이제는 높이에 대한 지향을 떠나서 요산(樂山)의 상태가 되어야 할텐데
아직도 높은 곳만을 추구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언제쯤 이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공항 바로 옆 숙소.
전날 비행기가 뜨지 않아서 예정보다 하루를 더 묵은 혜초여행사팀을 다시 만났다.
서로 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내일은 날씨가 좋아져서 비행기가 뜨기를 마음 속으로 기원한다.
똑딱이
DSL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