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08:30) 딩보체 - 듀섬 - (15:00) 딩보체 고소적응일

 

 

 

 

 밤새 뒤척인 지난 밤.

더워서 옷을 벗을까 생각하다가 감기 걱정으로 그러하지 못한다.

몸을 뒤척이다 보니 허리 부분이 삐끗하여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운행 시 목에 건 DSLR 카메라의 무게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국내 산행 때에는 길어야 사흘인데 이미 사흘을 넘기고

매양 같은 위치에서 하중을 계속해서 받고 있으니 과부하가 걸린 것.

그래서 오늘은 무거운 카메라는 배낭에 넣고 똑딱이 카메라에 몸 가볍게 하고 주변 경관 구경할 일.

 

 고소 적응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임자체 쪽으로 방향을 잡고 계곡을 향하여 오른다.

간헐적인 두통이 찾아 와서 고산에서 흔히 있는 일반적인 증세라 생각을 하고 무시하려 했지만

올라갈수록 머리가 점점 더 아파서 다이막스 반 알에 진통제를 함께 먹는다.

 

 로부체는 점점 가까워지고 눈 덮인 흰 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마다블람 뒷 사면까지도 앞으로 다가 서는데

길은 멀기만 하고 정신을 차리고 걸어야한다고 다짐을 하지만 발걸음은 느릿느릿.

두통은 간헐적으로 길 위를 따라 오르고 길을 걷다가 순간 균형감각을 잃어버릴 뻔한다.

완만한 계곡길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몇 발자국 옮기다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가야할 곳을 본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의지마저도 나약해질 때 나타난 네팔리 숙소.

가야할 곳은 저 멀리지만 숨은 가빠오고 힘도 들고 해서 이곳(Dhusum)에서 돌아가자고 한다.

시계를 보니 12시가 넘어가 블랙티 한 잔에 점심 대신 갖고 온 삶은 계란을 나누어 먹으며 주변을 올려본다.

약물 때문인지 고소 때문인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공간 개념이 약간씩 흔들리고

게다가 말소리는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웅웅거리며 들린다.

 

 내려가면서 야크 똥이 보이길래 오늘 숙소에서 땔 것을 생각하고 몇 개를 줍는다.

그리고 지리한 내림길.

뒤돌아 보며 언제 이렇게 많이 올라 왔는가를 생각하다가

이 길은 내려오면서 다시 볼 수 있는 원점회귀의 길이 아니어서 가다가 멈춰 서서 다시금 뒤를 돌아본다.

 

 오후의 햇살이 따스하게 방 안으로 들어오는 시간.

고소 증세가 나아지기를 소망하면서 풋잠을 잔다.

 

 

 똑딱이

 

 

 

 

 

 임자체(아일랜드 피크 6,189M)

 

 

 

 

 

 

 

 

 

 

 

 

 

 

 

 

 

  DSLR

 

 

 

 딩보체 숙소에서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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