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코스> 서면 툇골 - 북배산 - 계관산 - 석파령 - 덕두원

 

 밤의 흔적은 떨어진 잎들 위로 나려진 눈을 통해 지난 시간을 알린다.

무성하던 나뭇잎은 저마다의 풍성했던 기억을 보듬으며

추레한 모습으로 다시 오는 봄을 기대하고

골짜기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만이 가을산의 적막을 깬다.

 

 

 여기 바람부는 능선에 섰어요.

방화선따라 주욱하니 이어진 길들은 앞으로 나가고

웅웅웅거리며 귀전을 울리는 바람은

쌓여진 낙엽을 들어올리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기억 저 편에 있던 소백산에서 혹은 귀때청에서 눈물을 쏙 빼놓은

칼바람의 기억들이 슬금거려 몸을 떨었지요.

 

 

 아직 남아 있는 억새는 바람에 몸을 뒤척이며 늦은 가을을 노래하고

저멀리로 나아가 늦가을을 노래하고 싶은 날

바람에 몸을 싣는 만추의 시간을 기억하며

다시 길위에 섰지요.

 

 

 

  첫 눈의 기억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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