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지.
겨울- 계절이 주는 황량함과 친구가 되어서
그렇게 갔었네.
꾸불한 골목길 따라 이어진 흙벽 토담 속으로 들어가며
나는 옛날로 점차 들어가고 있었지.
골목길 굽이 돌아 한꺼풀씩 벗겨지는 옛집들.
그립고 정겨워라.
실제로 사람이 살아서 집 전체의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한편으론 아궁이에 군불때는 모습과
마을 입구 쪽으로 낮게 퍼지는 연기들.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네.
젊은이 다 떠난 허름한 집이지만 당신들의 집인 관계로
불편하지만 오늘까지 살고 있다고 하네.
현장학습을 나온 초등학생들의 재잘대는 소리에
어느덧 짧은 겨울의 해는 뉘엿지고
강변 둑을 따라 걸으면서 그려본 물동이 닮은 마을의 모습.
어두워지는 하늘 뒤로 하며 바라본 마을
멀리서도 보이는 교회 십자가.
하여 날 어두워 병산서원은 가 보지 못했다네.
입암 류중영의 고택 (한석봉의 글씨)
까치구멍집서 먹은 헛제사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