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 기록 >

 (09:00) 설악동 - (11:10) 양폭 - (12:44) 희운각대피소 - (13:30) 중식 후 출발 - (15:02) 갈림길 - (15:37) 중청대피소 피한 - (16:00) 중청대피소 출발 - (16:22) 대청봉 - (18:16) 오색 하산

 

 여수를 떠나 춘천으로 가는 날 지인으로부터 산에 가자는 전화가 왔다.

눈 내린 설악의 겨울산이 궁금하여 대상지를 설악으로 정한다.

출발 전날 주섬주섬 필요한 짐들을 꾸리며 머리 속은 이미 산으로 가고 있다.

 

 며칠 간 포근했던 날씨는 다시 추워지고 설악동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말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눈을 들어 올려다 본 설악의 산자락.

우뚝하니 솟은 세존봉을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오늘의 길을 생각한다.

주변은 내린 눈으로 온통 흰색.

나무가지와 골짜기 그리고 산 전체에  내려 앉은 겨울.

두 발에 전해지는 겨울의 감촉.

비선대를 지나 천불동 계곡으로 발을 옮긴다.

 

 다시 계곡을 타고 오르는 바람.

그 바람은 지난 산행의 기억들을 불러 일으키고 입으론 가는 탄성을 내뱉게한다.

그리하여 설악의 겨울산은 언제나 정직하다.

고약한 바람으로 인해 손과 발의 끝의 무감각해지다가 아리고

얼굴의 노출된 부분을 할퀴고 지나가며 눈물마저 쏙 빠지게한다.

속살을 드러내지 않은 산은 겨울이라는 계절을 만나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고

그 매정한 산은 오를 때마다 바람을 풀어 놓아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지리산행 때 이미 겪었던 추위때문에 마음은 잠시 느긋했지만

설악골의 바람은 자연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초라하게 만든다.

 

 눈길따라 오르며 두리번거리며 바라보는 주변의 경치.

계곡 아랜 온통 단색의 침묵이 흐르고

멀게만 느껴지는 양폭을 지나 천당폭을 향해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계단의 울림은 들리지 않고 등산객마저 보이지 않는 날.

희운각대피소를 지나 소청을 오르는 깔닥고개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겨울 공룡능선을 찬찬히 바라다본다.

그리운 것들은 저멀리 있고 이렇게 발품이라도 팔아야 볼 수 있는 것.

 

 다시 능선엔 바람이 불고

지난 산행의 기억들이 어지럽게 날아드는 날.

 

  비선대 앞 삼형제봉(왼쪽부터 장군봉, 무명봉, 적벽)

 천불동계곡

 

 

 

 

 

 

 

  천당폭포 주변

 

  무너미고개

화채봉

 

 소청을 오르면서 본 공룡능선

 

 울산바위

 범봉과 울산바위

 소청에서 본 용아장성

 

  중청으로 가는 길

 

중청에서 본 서북능선(주봉인 귀때기청 뒤로 보이는 주걱봉과 가리봉)

 중청에서 다시 범봉과 울산바위 내려다보기

 중청대피소 그리고 대청봉(1,707M)

 

 

 대청을 지나 오색 하산길에서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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