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들이킨 술은 목구멍을 타고 넘지 못하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아침에 길을 나선다.

 

 딴산 인공빙벽장에 걸려 있는 수많은 줄들.

오늘의 대상지를 바라보다가 밀려오는 숙취.

한 잔의 술로 달래보려 애를 쓰지만 간헐적인 두통이 찾아온다.

미리 설치한 텐트 안의 공기는 따사롭고

여기저기서 식솔을 거느리고 온 회원들간 나누는 인사소리가 정겹다.

 

 한 번의 오름 후 다시 밀려오는  두통.

후회는 언제나 뒤에 찾아 오는 것.

이런 날에는 오름을 포기하고 잠시 쉬는 것도 하나의 방편인 것.

남들 오르는 것 잠시 구경하다가

지친 육신 달래기 위해 선잠을 잔다.

 

 오후의 시간은 그렇게 지나가 버리고

주섬주섬 지난 시간을 주으려고 하지만 이미 지나가 버린 것.

다시 앞에 놓인 시간을 토닥이며 바라보는 딴산의 하늘.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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