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삼악산 종주를 한다.
겨울로 향하는 주변의 풍경들은 밋밋하게 다가오고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풍경을 기대해 보지만
그 일상성에 싸여서 대상에 대한 새로운 눈을 지니지 못한다.
예전에 사진을 찍던 곳에서 다시 주변의 풍경을 찍고
이곳저곳을 두루 살펴 보지만
시선의 폭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일상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둔한 감성을 탓하며
바람 부는 날 오후
나무 등걸 뒤로 바람을 피하면서
전해지는 바람의 움직임과 늘어지는 오후 햇살을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