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대리지 다녀 왔지요. (위치: 설악동 비선대 가는 쪽 무명용
사비서 하천 건너서 계곡으로 들어가 산 중턱 날등타고 올라가서
출발 마지막은 권금성 케블카 옆 산정)
토요일 날, 저녁에 출발하여 설악동에서 야영을 하고
아침 7시경에 출발을 했는데, 그만 초입을 찾지 못하고 다른 골
짜기로 들어가 버렸지요. 원래는 식은골로 들어가야 하는데 같이
간 일행 중 과거에 간 경험이 있다는 사람의 말만 믿고 가다가
우찌 지나쳐서 가는골로 들어 갔습니다.
그래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왼편으로 바위산이 보이길래
산 중턱을 향해 오르다 보니 앞에 막힌 등성이 너머로 비서대 앞
의 바위와 금강굴 계단이 보입디다.
늦게서야 지도를 제대로 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 왔지
요. 하긴 기경험자가 있어서 무작정 따라 간 것이 잘못이지요.
갸들은 어제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으니 아마도 아침 술김에
미처 길을 보지 못하고 지나친 것이지요. 아흐, 황당.
다시 계곡을 타고 내려 왔지요.
드디어 식은골 입구에 도착했지요.
다시 계곡을 오르다가 책에서 나온 2개의 돌탑을 찾아서 산 왼편
으로 오릅니다. 다시 계곡을 타고 내려 왔지요.
드디어 식은골 입구에 도착했지요.
다시 계곡을 오르다가 책에서 나온 2개의 돌탑을 찾아서 산 왼편
으로 오릅니다. 멀리 울산바위와 아래로는 신흥사 그리고 청동
불, 설악동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고 속초 시내가 앞으로 다가
섭니다.
< 식은골 봉화대리지 시작 오버행 크랙 앞>에 서고 장비 착용
하고 시간을 보니 12시30분. 무려 5시간을 허비한 것이지요.
그래도 가본 적이 없는 가는골에 들어가서 계곡 구경했고,
찬 물 밑으로 노니는 가재와 개구리를 구경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지요.
첫 피치 부터 만만하지 않네요.
하긴 세상에 뭐 쉬운 일이 있을라고요.
그냥 앞에 산과 바위가 있으니 오를 수 밖에.
선등자는 오랜 시간 함께 산에 다닌 동갑내기.
내가 그와 함께 다니면서 선등자 빌레이(확보)를 많이 했기 때문
에 서로간에 마음이 통합니다. 다른 사람이 확보를 보면 불안해
하지요.
그렇게 봉화대리지 첫 피치를 출발했지요.
크랙과 침니, 슬랩이 다양하게 있는 재미있는 구간이었지요.
마지막 7번째 피치에선 케블카 타고 온 사람들이 얼마나 야호를
외쳐대는지, 난 사람이 떨어져 내는 소린 줄 알 정도로 정신이
없었지요.
흐린 오후. 저 멀리로 보이는 것은 흐릿함 뿐.
맑은 하늘을 기대하고 사진기 들고 왔는데. 속으론 툴툴 댑니다.
하긴 뭐 산이 발 달려서 어디를 가나요.
핑계 많고 일상에 쫓긴 사람들이 나름의 이유를 붙여서 못 오는
것이지요.
<리지 중 본 설악동 풍경>
솜다리에다 바위 구절초, 초롱꽃, 마가목 열매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 늦여름 아쉬워 하는 매미들의
서러운 노래.
몸뚱어린 힘이 들어도 눈과 귀가 호강한 날이었지요.
< 멀리 보이는 울산바위>
하여 18시 30분에 마치고 서두르니 케블카 마지막 운행시간을 알
리고 있었지요.
아예 케블카 운행 시간이 지나 버렸다면 별 생각 없이 걸어 내려
갈텐데 케블카를 본 순간 사람의 마음은 한 순간에 바뀌었지요.
(5분과 1시간 30여분과의 비교)
우여곡절 끝에 타고 내려 와 마시는 찬 맥주 맛.
아흐, 리지길도 좋고 함께 한 사람들도 좋고 소슬한 바람 소리도
좋습니다.
설악아, 또 다시오마를 마음 속으로 약속을 하고.
눈은 다시 가을로 향해 가는 산등성이를 봅니다.
그해 늦여름이 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올랐던 봉화대리지 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