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 등반이라는 정기산행의 부픈 꿈을 안고 모인 우리들.
일기 예보는 이미 오래전부터 비내림을 예보하고 있었고
등반장비 싸면서 주섬거리며 한 쪽에 워킹장비를 넣었지요.
고개를 넘어 가기전까지만 해도 평탄했던 날씨는 미시령을 넘어서자마자
안개 비를 뿌리고 있었고 급기야는 야영지를 다른 곳으로 정했지요.
지난 밤의 빗소리를 자장가를 삼아 잠이 깬 아침 나절
댓바람부터 주룩하니 비는 내리고 등반의 가능성은 전무인 상태에서
산행에 참가를 못한 선배에게
" 우리들의 나아가고자 하는 꿈은 이곳에서 고립되었다."는 문자를 보냈어요.
미래에 고립됐나요/과거에고립됐나요/현재는어디있나요
아름다운것들은요/살가운친구들은요/오늘도말없는고독
날아오는 선문답의 문자.
으아, "요독송"이네요.
하여 내리는 비를 마다하고 길을 나섰지요.
혹시나 해서 내리는 비로 설악산 출입통제 되지는 않았나 했는데 통괍니다.
비 오는 날 맹렬하게 떨어지는 토왕폭의 물이 그리워 토왕폭쪽으로 향합니다.
보고 싶던 토왕폭.
내리는 비에 상단은 볼 수가 없고
더 나가고자해도 불어난 물로 계곡을 건널 수도 없었지요.
조금 기다리다가 발걸음을 돌렸지요.
그리하여 비룡폭포 앞에 섰어요.
이후 발걸음을 옮긴 신흥사.
철없는 중생무리들 둔탁한 머리로 사찰의 너른 땅을 보면서 돈 계산부터 합니다.
신흥사 담벼락 프로젝트
불법(佛法)을 지키는 사천왕상의 위엄을 모르는
무지랭이 중생들의 위험한 놀이.
비 오는 날.
설악의 발치에서 지낸 하루, 즐거우셨는지요?
언제나 즐거움은 마음에 있는 것.
느슨한 기억들 다시 촘촘히 세우는 비오는 날.
비 오는 날 설악자락에서 정기 산행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