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기록>
(07:45) 한계령 휴게소 출발 - (09:00) 갈림길 - (10:44) 끝청 - (11:20) 갈림길 - (11:40) 소청산장 -
(12:04) 봉정암 - (12:43) 중식 후 봉정암 출발 - (14:16) 수렴동 대피소 - (15:40) 백담사 주차장
(8시간 소요)
출발하기 전 설악산 지도를 찾아 보았으나 보이지 않고
그 많던 지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를 생각하다가
이젠 하나씩 둘씩 잃어버리는 시기가 되었나하고 자문한다.
지난 날의 산행 기억이 축적되어 머릿 속을 떠다니고
한편으론 함께 산행하는 후배가 있어서 마음은 여유롭다.
한계령 휴게소.
산을 오르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휴게소 주차장으로의 차량진입은 통제가 되고
도로변 좌우로 길게 늘어선 주차의 행렬.
알락달락한 옷을 입은 등산객들 바삐 몸을 움직이고 있다.
봄 맞이 상춘객이 되어 오르는 산.
갈림길을 지나 서북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
저 멀리 귀때기청봉은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길 가에 숨어 있던 꽃들 여러 색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바야흐로 앵초가 활짝 피는 시절인 오월의 끝자락.
강렬한 붉은 색으로 기억되는 서북능선의 오월 산길.
길가에 핀 박쥐나물을 뜯어 입에 오물거리며 지난 기억을 더듬는다.
얼레지 꽃이 이미 져서 열매를 맺고 벌깨 덩굴 하나 둘 씩 하늘 향해 꽃을 피우고
늦게사 맞이하는 산중의 봄날을 느끼며 끝청 자락에 서서 내, 외설악을 아울러 본다.
저멀리 봉정암이 보이고 가야할 곳을 손으로 가리키며 점점 짙어가는 녹색을 탐한다.
나무들은 바람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
등이 굽고 키 작은 채로 정상 주변부에서 웅크리고 있고
더러는 구상나무와 같이 같은 종이 무리를 얽고 틀어 끼리끼리의 생존을 한다.
신축 중인 소청대피소에서 과거의 산장 흔적은 보이지 않고
소청 샘터로 가는 길 마저도 공사 관계로 막아 버려
몇 해 전 겨울 날의 추억은 떠오르지 못하고 그저 머릿 속에서만 맴돌 때
봉정암의 공양시간을 생각해 내고
산중에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속물 중생이 되어
지난 기억을 접고 몸을 바삐 움직인다.
구곡담 계곡.
이어지는 물길 따라 걸으며
백담사에서 구곡담계곡까지 몇 개의 담(못)이 있을까를 생각한다.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물길따라 터벅이며 내려 오면서
짙은 색의 잎으로 덮힌 산을 보며
나 자신은 얼마나 성장했을까를 묻는 시간.
물 소리 희미해질 때쯤
산행은 끝이 나고 있었다.
서북능선을 오르면서 본 앵초
끝청에서 본 귀때기청
외설악 조망 - 공룡능선, 울산바위
신축 중인 소청대피소
봉정암 주변 경치
수렴동 계곡
영시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