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2.03.10 - 3.11

산행 계획: 창암-마장터-대간령-마산봉-진부령(적설로 인해 러셀이 안된 관계로 대간령까지
               갔다가 원점 회귀함)

일정: 3.10 춘천-용대리-창암-야영

         3.11 야영지-마장터-대간령-마장터-창암(6시간 정도 소요)

참가자: 3명

 

 

 1.

 등잔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산행 신청인원이 저조하다고.

한편의 망설임 후 생각한다.

참여 인원 수가 많으면 좋겠지만 다들 나름의 바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기왕의 계획된 것이니 인원 수에 관계없이 산행에 참가하기로 결정한다.

늦게사 다른 후배의 합류 소식을 듣게 되고 반가움이 앞선다.

 

 2.

 오후 6시 30분이 넘은 시간에 박달나무 쉼터에 도착한다.

날은 흐릿해지고 흰 눈에 덮여 있는 산들을 둘러 본다.

개울물 건너 눈길로 들어가는 길.

창암의 바위 모양을 살펴보지만 흐릿한 날씨로 인해 그냥 지나친다.

 

 들머리 조금 지나 개울가에서 야영 준비를 한다.

물소리 가깝게 들리고 텐트 안의 불빛은 따사롭고 정겹다.

푸근한 느낌이 드는 겨울 밤이 적막.

때때로 바람 소리 속 오가는 술잔.

지난 얘기하며 입속으로 털어 넣는 추억들.

밀려 오는 밤의 기운들.

밤의 가스파르.

 

 3.

 아침 댓바람부터 바람이 불어댔지요.

경칩이 지난 지가 한 주 가까이 되건만

쌓인 눈에 바람에 하루의 산행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을 예고하고 있었어요.

물길 따라 몸을 움직였어요.

짙은 녹색의 나뭇잎따라 푸른 물 속을 가볍게 걸었던 지난 산행 추억은

흰 눈과 얼음 속에 갇혀있었지요.

바람은 구름을 밀어내고 간간이 비추는 햇살에 눈이 부셨어요.

하믈 향해 올곧게 뻗은 전나무 숲을 지나 더 오르니

발자국 하나 없는 백색의 세상이 나타나고

지난 일들을 기억삼아 한 발씩 앞으로 내딛었지요.

 

 대간령에 올랐지요.

야트막한 고개인 이곳에서 육지와 바다가 연결되어 이어졌지요.

바람이 지난 자리에는 가는 선을 그리면서 그 흔적을 남기고

가고자 하는 마산봉의 팻말 눈 속에 묻혀 있었지요.

가고 온 흔적은 바람 속에 사라지고

마산봉으로 오르려고 했던 계획은 계획에서 그쳐버렸지요.

아쉬움에 몇 발자국 옮겨 보지만

두 다리로 전해 지는 눈의 육중한 무게에

다음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렸어요.

 


등산로 입구 들머리


들머리 주변의 산



야영 준비




12.03.11.(일)





대간령을 향하여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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