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110805 인천-울란바타르
        110806  울란바타르-바양운주르솜-바가 가즈링 촐로-에르덴 오하 캠프

1. 

 몽골로 떠나는 비행기는 예정 시간을 한 시간을 훌쩍 넘겨서 출발한다.

 여행에 앞서 준비한 “론니플래닛 몽골” 영문판을 펼쳐 놓고 이번 여행지인 고비 사막주변을 검색한다. 알 수 없는 영어들은 넘겨버리고 지역과 관련해서 큼직한 곳만 수박 햝기식으로 책을 넘긴다. 맥주 두 캔 마시고 에어컨의 바람이 센 관계로 담요를 요구했으나 없단다.

 현지시간 새벽 1시를 넘어서 도착한 칭기즈칸 공항.
외국인 입국 심사하는 곳에 국내인들이 서서 입국의 진행이 더디다.
한참을 걸려서 입국심사를 받고 내려가니 짐을 찾는 곳.
느리게만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내 배낭도 늦게 나오고 맨 마지막에 삼각대를 찾으니 주변에 사람이 없다.
 지리한 생각.
 짐을 찾는 곳에서만 한 시간 삼십분이 훌쩍 넘어가 버렸다.
나중에 공항을 나서니 먼저 온 일행 두 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 분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깊은 밤의 공기는 비가 온 탓으로 선선한 느낌이 든다.


2.

 울란바타르를 지나 시 외곽지역을 나서니 바로 비포장 지대로 이어 진다.
남쪽 고비지역으로 이번 여행은 약 3,000Km.
대부분 길이 비포장이어서 하루 종일가도 350Km 정도 가는 길이다.
외곽의 주유소에 차를 세우고 차를 좌우로 흔들면서 기름을 가득 넣는다.

전날 내린 비로 하늘은 푸른 구름이 모여 있고 저멀리 지평선이 보일락말락하니 이어진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위치한 어워.
나도 그네들의 풍습에 따라 돌을 던지며 마음 속으론 여행의 무탈을 기원하면서 주변을 세 번 돈다. 이어 지나가는 몽고인 가족들 모여서 어워를 돈다.

이어지는 오늘의 일정.

 인근의 게르를 지나칠 때 사나운 개가 으르렁이며 차를 쫓아 오고 그리고 일찍이 고비가 고향인 쌍봉낙타를 보았다.
호수 가에서 방목하는 말과 가축들.
이제는 말보다 오토바이로 말을 몰고 있다.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자 그 편리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법.

 보이지 않은 길.
길 아닌 곳에 길은 다시 이어지고 내가 가는 곳이 다시금 새로운 길이 되는 것.
정해진 길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별자리를 보고서 방향을 정하기도 하면서 가는 길.
가도 가도 이어지는 지평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간간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차량.
그리고 다시금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선 나.

 “메마른 땅”을 의미하는 고비.
여름의 메마른 땅은 군데군데 초지를 이루고 야생화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오른다.

 울란바타르 남쪽 300Km에 위치한 “돌이 많은 작은 산”의 의미인 바가 가즈링 촐로.
황무지 위에 바람이 몰려와 세워진 메마른 돌산 위를 오른다.
오보(ovoo; 기원을 빌며 쌓아 올린 돌무더기)에 어린 자연에 대한 숭배심.
흔히 볼 수 있는 푸른 색은 하늘을 상징하며 자연에 대한 경배 의식은 이곳 산정에서도 이어지는 것. 

 
바가 가즈링 촐로(Baga Gazryn Chuluu)
황무지 지대에서 본 푸른 나무들과 폐허 사찰의 흔적.
나무들은 하닥(푸른 색 천)을 친친 감으면서 하늘을 향해 커다란 손을 벌리며 감사하고 있다.

 오후 늦은 시간에 해는 떨어지고 해거름 무렵 떨어지는 해를 캠프 주변에서 바라 본다.
키스 자렛의 “퀼른 콘서트 파트 원”을 듣는다.
명징한 피아노 소리 밤하늘을 타고 오르고 두 눈은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한다.










우리의 운송 수단



어워를 도는 몽골인



바가 가즈링 촐로(Baga Gazryn Chuluu)


오보(ovoo; 기원을 빌며 쌓아 올린 돌무더기)


 





에르덴 오하(여행자 캠프)


캠프의 일몰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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