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기록>
(10:05) 설악동 - (10:53) 비선산장 짐 정리 후 출발 - (12:04) 양폭대피소 - (13:00) 공룡능선 입구 - (13:25) 신선대 - (13:50) 중식 후 신선대 출발 - (14:56) 1,275 봉 - (16:11) 마등령 - (17:50) 비선산장 - (16:30) 휴식 후 산장 출발 - (19:10) 신흥사 - (19:55) 울산바위 매점.
1.
직장을 그만 두려는 젊은이와 그를 만류하는 친구들.
이른 아침부터 털어 넣는 술.
다른 좌석은 젊은 남녀.
지난 과거의 일들을 소재로 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아침 해장국집 풍경.
출발 전 장비점검을 하다 보니
헤드랜턴을 빼먹었다.
그래도 출발 전에 생각나는 것이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으며 짐을 꾸린다.
2.
설악동으로 가는 버스 안
동명항쪽의 푸른 바다가 잠깐 눈에 들어 온다.
공룡능선을 갔던 때가 언제인가를 곰곰히 생각한다.
생각해 보니 작년 한 해는 네 번이나 갔으나
올해는 처음이 아닐까를 생각하다가
삶이 바쁜 것인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인지를 헤아리다가
더운 날 산바람이 불기를 기원한다.
3.
천불동 계곡을 따라 올랐지요.
훌쩍 커버린 나뭇잎으로 계곡은 가려지고
물소리만이 귀를 타고 올랐지요.
바람은 불지 않고 해서 고개 오르기 전
계곡에서 발을 담궜지요.
짜릿한 설악의 찬 기운이 다리를 타고 몸 전체로 올라왔지요.
신선대에 올랐지요.
늘어지는 오후의 햇살에 산행하는 사람들은 드물고
다시 이곳에 서서 옛일을 떠올렸지요.
운무가 가득했을 때
가을 날 햇빛을 받아 여러 색으로 펼쳐저 나갔던 빛들.
그것들이 고스란히 기억 속에 담겨져
다시 이곳에 오면 반추가 되었지요.
과거를 반추하는 자.
기억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저 물끄러미 바라 보면서 우리가 올랐던 산봉우리를 쳐다 보았지요.
팍팍한 공룡능선의 돌길을 지나 마등령에 왔지요.
흙길의 보드라운 감촉이 이내 다리로 전해졌어요.
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며
오른쪽으로 펼쳐진 공룡능선 자락을 보면서
지나온 길 다시금 보았지요.
4.
내려 가는 길의 수월함.
오름 길의 어려움.
과거 힘들게 올라 갔던 능선 길의 기억.
그리고 푹신했던 능선의 흙길.
둔한 다리에게 찬사를 보내며
마시는 맥주 한 캔.
그렇게 시간이 가고 있었나요?
비선 산장 앞 삼형제 바위
091025 천불동 계곡
귀면암
멀리 보이는 중청, 대청봉
신선대에서 공룡 능선 조망
공룡능선 상에서 본 울산바위
솜다리
용아장성
세존봉
천화대와 범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