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기록>
(08:30) 촘롱(2,170m) - (10:00) 구르중 - (12:00) 중식 - 추일레 - (03:15) 타다파니(2,630m)

 촘롱 아침.
결국은 컨디션이 안 좋은 후배와 촘롱에서 작별을 고한다.
촘롱에서 하루 더 쉬고 천천히 포카라로 내려 오라하고 포터 한 명을 붙인다.
산중 이별로 인한 아쉬움이 밀려 오고.
갈 길 바쁜 자 서서히 몸을 움직이는 수 밖에.

 주욱하니 앞으로 이어져 있는 산길을 걷는다.
오늘은 얼마쯤에서 끝이 날까를 생각하다 보니
한 해의 마지막 날.
원래 계획대로 한다면 신년인 내일 아침에 푼힐에서 해맞이를 하는 것이었는데
여러 사정상 하루가 늦춰지고
조금 걷다 보니 농가 주변 밭에 노란색의 풀들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식 논에 군데군데 보이는 노란빛의 화사함.

 중식 이후 창 밖으로는 비가 내린다.
방수방풍의로 옷을 갈아 입고
나무 숲이 울찬한 곳으로 들어 간다.
추운 날씨로 인해 비는 눈으로 바뀌고
주변의 산들은 흰 색으로 옷을 갈아 입고
우리들은 터덕이며 산길을 걸어 간다.

 롯지 식당에서 만난 여행자.
사진가인 터키인 2명, 오스트레일리아 여대생 2명 그리고 일본인 청년 한 명.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오스트레일리아(처음엔 내가 간 적이 있는 오스트리아와 헷갈렸다.) 여대생에게
오페라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아버지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관련된 <리골레토>, 비올레타의 헌신적인 사랑이야기 <라 트라비아타> 등등을 이야기의 소재로 삼아 말을 나눈다.
그러다가 네트렙코가 열연한 벨리니의 <청교도>를 꼭 보라고 권한다.
한 해의 마지막 밤은 깊어 가고
그 탓인지 자그마한 산 동네도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고 술렁거린다.

 밤하늘을 올려다 보니 수많은 별들이 명멸한다.
한 때 나의 별은 북두칠성 중 가장 희미한 별.
왜 희미한 별을 선택했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가 없다.
다만 하늘을 보면서 아쉬웠던 것은 
미리 준비한 삼각대와 릴리즈를 갖고 가서
ABC에서 30여 분이나 한 시간의 장노출로 별들의 움직임을 찍고 싶었지만
영하 20여 도를 넘어 가는 추위에 밀려 실행조차 해 보지 못했다.
타다파니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니
가슴 속으로 반짝이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숙소> 히말라야 타워리스트 게스트하우스 & 레스토랑







WITH G10










      마을 운동장 - 배구장

      킴롱 콜라 내려 가면서 만난 양치기 소년    



     "SWEET"을 외치던 소녀

      밭 가는 농부

      음식 솜씨가 좋았던 점심을 먹었던 마운틴 디스커버리 롯지

      롯지 밖의 모녀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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