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기록>
(07:15) ABC(4,130m) - MBC(3,700m) - (11:07)데우랄리(3,200m) - (12:40) 히말라야(2,920m) -(13:30) 중식 후 출발 - (14:55) 도반(2,600m) - (16:04) 뱀부(2,310m) - 시누와(2,360m) - (22:00)촘롱(2,170m)  

 같은 숙소에 있던 후배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거린다.
급기야는 가지고 간 다이아막스와 비아그라를 먹는다.
잠을 못 이룬 후배의 모습은 초췌하고
다른 사람들 상태 확인해 보니
식욕 감퇴, 두통, 구토 등의 고소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7명 중 4명.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만 조금 부어 올랐다는 느낌을 받은 나.
갖고 간 너구리 끓여 달라하고
3명만이 식당에 앉아서 라면에 밥을 말아 먹는다.

 아침의 산은 청명하다.
오후의 산이 기류등의 이동으로 흐린 시야를 제공한다면
아침의 산은 밤새 감춰둔 속살까지 드러낸다.
어제, 그제 이틀에 걸쳐 올라 왔던 길을 오늘은 하루만에 내려가야 하는 길.
아침 나절부터 갈 길은 바쁘고 마음은 분주하다.
올라오면서 보지 못했던 산.
내려 가면서도 못볼 것 같다는 생각.
고소 증세 등으로 인해 서둘러 하산을 한다.

 뒤돌아 보는 산.
함께 했던 시간을 생각하며 벌써 아쉬움으로 뒤돌아 본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산.
산에 대한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면 다시 찾아 오리라
꼬리를 무는 상념들 속.
발걸음은 아래 쪽을 향해 움직인다.

 데우랄리를 지나면서 시간을 본다.
ABC에서 이곳까지 걸린 하산시간이 4시간.
몸의 컨디션이 안 좋은 관계로 하산이 더뎌지고 있다.
가야할 길은 멀고 먼 데
산 속에서의 오늘 일정에 대한 또 다른 걱정.
히말라야에서 중식을 먹으며 내리 쬐는 햇살 사이로 언뜻 보이는  
혜초여행사가 주관이 되서 온 22명의 한국인 트레커들을 만난다.

 뱀부 도반 가는 길.
왼편으론 마차푸차레의 설산이 함께 하고
모디 콜라의 계곡 물소리와 대 숲의 바람소리 어울워지며 
느릿하게 길을 걷는다.
오르면서 못 보았던 산들 보았을까를 자문한다.

 후배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하산길이 더디다.
내가 맨 뒤에 서고 후배가 그 앞에 선다.
급기야 일행은 무리져서 앞서 나가고
뒤에 남은 우리들은 어둠 속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며 하산을 한다.
그리고 시누와.
촘롱의 불빛은 같은 높이에서 보이는 데
아래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은 갑갑하다.
게다가 후배는 오름길에서 한 두 발자국 옮기고 가쁜 숨을 내쉰다.
이럴 땐 그저 아무 말 없이 후배의 동작에 따라 움직이는 수 밖에.
앞에서 쉬면 나도 멈추고
밤길 잘 못들어 산쪽으로 올라가다가
오를 때의 기억되살려 다시 내려오고
어둠 속 표지 판 확인하고
후배가 움직이면 따라 가기를 반복하다가 14시간만에 촘롱 숙소에 도착한다.

 <숙소> FISHTAIL 게스트하우스 & 레스토랑

      아침 ABC 롯지 주변

      내림길 - 데우랄리에서 뒤돌아 보기

     마차푸차레


      왼 편의 마차푸차레(6,997m)와 함께 하는 길










WITH G10

      아침 내려가며 ABC 주변 롯지 그리고 산.



      멀어지는 산.




       데우랄리 아랫 동네
      주변의 식물과 꽃들

      우리나라 앵초와 비슷한 꽃 - 그런데 목이 짧다.



      히말라야(2,920m) 주변

      이어지는 물고기 꼬리 모양의 마차푸차레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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