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산>지 6월호에 실린 방태산 거목산행 기사를 보다가
문득 그 산에 가고 싶어졌지요.
홍천 내촌 와야리를 지나면서
저 멀리 흐려진 하늘에서 비가 내렸지요.
차를 되돌려 돌아가다 여름날 지나가는 비려니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지요.

 내린천변은 아카시아의 흰꽃들로 이어졌어요.
늦봄과 초여름이 공존하는 이곳의 계절을 보면서
흰색에 대한 봄의 이미지를 떠올렸지요.

 고기 굽는 냄새가 남아 있는 휴양림 건물을 지나면서
이단 폭포로 떨어지는 물의 양을 보고
적가리 골짜기로 흐르는  물소리를 가까이하며 오릅니다.
느릿하니 햇살은 기울어가는 오후의 시간이었어요.
역광으로 내리비친 햇살에 나뭇잎은 투명한 연두빛을 보이고
그 터널과도 같은 숲길을 느릿하니 걸었어요.

 삼거리 갈림길로 향하는 중턱에서 나는 보았지요.
그 해 봄날의 기억을 품고
다문다문 떨어져 있는 철쭉꽃을.
벌깨 덩굴 그리고 보랏빛 앵초 무리지어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지요.
삼거리 갈림길에서 구룡덕봉쪽으로 발길을 돌렸지요.
이곳에서 만난 몇몇 주목의 늠름한 자태.

 전망대가 만들어진 구룡덕봉 정상에 섰어요.
북쪽으로 보이는 귀때기청봉, 대청봉 그리고 점봉산
이어지는 오대산.
그 해 여름날 힘들게 산행했던 대간길을 생각하며
눈은 산마루금을 따라 갔지요.

 벨리니 오페라 <청교도>의 한 장면을 떠올렸어요.
결혼식이 준비가 된 가운데 기쁨에 충만한 아르투로가 부르는 아리아를.
사랑하는 엘비라를 찬양하며 부르는 이 사랑의 노래는
다른 등장인물들이 가세하여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하고 
과거 아름다웠던 날과 시간들을 떠올리게 되며 그것을 아우르게하지요.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 1악장.
밝고 경쾌한 느낌이 산 전체에 퍼지는 것 같았지요.

 차곡하니 포개진 추억들이 슬금거리며 고개를 들었어요.
산정 부근에는 아직도 철쭉꽃 피지 못하고 몽우리 져 있었어요.
계곡의 7개의 나무 다리를 지나 지난 일들 떠올리며
그리움을 산에 담아두고 내려왔지요.


<시간 기록> (16:00) 휴양림 내 들머리 - (16:34) 된비알 시작점 - (17:21) 삼거리 (구룡덕봉 1.4KM,  주억봉0.4KM) - (17:50) 구룡덕봉 - (18:30) 삼거리 - (19:34) 휴양림

      방태산 계곡 - 적가리골








      삼거리에서 구룡덕봉 사이에서 본 주목

      멀리 보이는 주억봉(1443M)


       구룡덕봉(1388M)에서 조망 - 미산 개인산방향

      오대산 방향

     
      구룡덕봉 정상 부근 헬기장


       점봉산 설악산 방향

      
       주억봉 방향


      설악 귀때기청 방향


      철쭉꽃 봉오리
Posted by 바람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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